사로잡히다

날아보자 2016.07.21 10:15 조회 수 : 360

지난 화요일 지인들과의 기분 좋은 만남을 뒤로하고 - 물론 그날도 푹푹 찐 더위 탓에

얇은 샐러드피자 한 판과 함께 아주 션한 거품 가득 생맥주를 두 잔 들이켰다죠. -

사당역에서 2호선 전철을 타기위해 버스를 내려 3번 출입구를 향해 뚜벅뚜벅 직진했더랬죠.

가는 길 잠깐 새 중간 부지불식간에 주먹 쥔 손이 앞으로 나와 화들짝 촛점을 맞추니

땅콩 파는 아져씨가 국산 땅콩이라며 3알 건네주더군요.

요즘은 뭐든지 누가 주는 것들을 함부로 받으면 안된다는 자잘한 경고와 귀차니즈미들이 많은지라

지나면서 살피자니 전단지든 뭐든 못 본척 휙휙 지나가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더군요.

저는 그저 내민 손이 어색할까 저어하는 마음에 일단은 받고 보자지요. 

대제로 전단지류가 많아 일별 후 걸으며 바로 쪽지 접기를 하고는 다음번 보이는 휴지통으로, 가방 속으로.

그래도 사탕류라든지 십자가류는 아직은 안 받는 것으로...

뭐 그리하여 땅콩 3알을 받아들어보니 큼지막한 것이 아주 잘 볶아져 있기에 한 알을 쥐고 살짝 비트니

호로록 껍질이 튕겨지곤 노릇고소함을 보이는가 하더니 어느새 그 한 알은 이 사이로 낑겨들어가 있더군요.

오독오독 땅콩을 씹자니 왠지 인정할 수 없는 중늙은이임을 자인하는 느낌이 화악 몰려오며

피식 별~~하다 아녀 아직은 아니되어 하며 내 모습을 재정비하려 고개를 들고 자세를 바로 잡는 그 순간

저 앞 사당역 3번 출입구 앞에서 오로지 나만을 기다리는 그윽한 눈 빛을 발견하였다지요.

순간 정말 너무도 자연스럽게 눈은 그를 향해 한 손은 가방 속 지갑을 향해 ... 

땅콩 두 알을 쥔 다른 손은 검지와 엄지가 절로 펴지며 지갑에서 신속 정확하게 5000냥을 꺼냈죠.

빨간 조끼 아저씨 앞에 타닥 서서는 환한 미소와 함께 돈과 땅콩까지 건내며 교환작업을 했는데

그 순간의 제 모습은 아마도 무아지경의 순전함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ㅎㅎㅎ

음주탓은 절대 안합니다.  저의 유전정보 상 까짓 맥주 두 잔에 이성을 놔버릴 정도는 노노노 이지요.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러할 것이라 생각하는데 혹은 저만의 생각일 수도 있으려나.

사람들의 눈 빛이 그 사람을 말해주는 것 아닐까라고.

나이가 드니 여기저기 실핏줄이 자리해서 에잉 하지만 어쨌든 맑거나 형형하거나 혹은 순하거나하는

눈 빛들은 바라보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위로, 격려, 용기 혹은 사랑까지도 생각하게합니다.

그리하여 그런 눈 빛을 가지고 있는 그 사람에 대한 좋은 마음이 좋은 관계를 유지하게도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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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를 손에 쥐고 포장된 비닐을 뜯으며 에스컬레이터에 발을 디밀고 천천히 그의 눈, 얼굴과 희끗희끗

올라온 흰 머리카락을 살펴보며 일순간 한눈이 팔려 이렇게 기쁨 가득한 마음이 되다니 싶더군요.

얼마 전 jtbc에서 손석희 앵커와의 인터뷰를 보면서 혼자 좋아좋아하면서 즐거웠는데

잡지 전면에 선한 모습을 하고 짜잔 나타난 것이 또 저 혼자 무척 좋았나봅니다.

그를 '영화에선 구조자 / 현실에선 구원자 / 맷 데이먼' 이라는 카피로 묘사해놓았네요.

그 카피처럼 좋은 모습을 견지하며 스타의 자리에서 계속 위치하기를,

그래서 저의 사람 보는 관점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시켜주기를 마음으로 지지해봅니다.

 

p.s 사진은 휴대폰으로 세로로도 가로로도 찍어서 올려봤는데도 모두 옆으로만 장착되네요.

     우클릭해도 뭐가 찾아지질 않으니 ... 무식하면 용감해진다는데 저는 무식한데다 

     좋아하는 마음까지 더해져  '옆으로라도 누워계세요' 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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