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해 볼랍니다.

월간 <노력老力>

 

아래 사진들은 가상의 책 표지다.

아직은 세상에 없는 책들이다.

노인들의 살아오신 이야기를 그대로 받아 적는 구술 자서전 프로젝트인 월간 <노력老力>은

사실 기획안에서 특별한 내용은 없다. 구술자서전 작업이라는 표현 속에 작업 내용은 이미

그대로 나타나 있다. 하면 되는 일이다. 쉽지는 않을 것이다.

 

 

 

 

 

월간 <노력老力>.

제호 또는 타이틀에 대해서 간혹 생각을 했다. 고민을 한 것은 아니다.

한두 가지 외국말과 한두 가지 우리말을 두고 생각하다가 언제나처럼 불현 듯

‘老力’ 이라는 단어가 머리에 날아들었고 그냥 쉽게 그 이름을 받아들였다.

 

 

 

 

 

 

월간月刊.

월간지라 월간이라 붙인 것은 아니다. 나를 채찍질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서 월간이다.

매 월 한 분의 노인 生에 관한 이야기를 만들겠다는 스스로의 숙제다.

취재, 인터뷰, 관찰, 구술을 기반으로 한 사람의 인생을 드라마적 각색 없이 있는 그대로

전달할 것이다. 글 구성 상의 각색은 있을 것이다. 이른바 ‘편집’으로 이해하면 된다.

그러나 구라를 치지는 않을 것이다.

 

 

 

 

 

이전에 「뿌리깊은나무」에서 민중자서전 시리즈를 발간했었다. 나도 몇 권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책을 버렸지만 이 책은 가지고 있다. 구술 그대로 서술된 책인데 물론 귀하다.

그리고 나는 이 책을 완독하지 못했다. 읽다보면 지루했고 독해력을 필요로 했다.

책을 그렇게 구성한 이유는 이해하지만 이번 구술자서전 작업 <노력老力>은 좀 읽기

편한 방식으로 구성할 생각이다.

 

 

 

 

 

일단 책은 편당 200자 원고지 200매 정도의 텍스트와 5~6장 정도의 큰 사진으로 구성할 것이다.

도합 200자 원고지 250매 정도의 글과 사진이 될 것이다.

내지 48페이지 분량이다. 표지와 간지까지 하면 대략 전체 60페이지 볼륨이다.

판형은 확정을 하지 않았으나 일단 내셔널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 판형 기준으로

글과 사진 분량을 산출했다.

 

나를 향한 채찍질로서의 ‘월간’ 개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 종이 잡지 월간지 형식으로 발간을 할 생각이거나 희망이다.

문제는 종이 잡지를 발행할 자금력이기에 아직은 생각이거나 희망이다.

무엇보다 '감당'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혼자서 월간지를 만들겠다는 소리이기 때문이다.

기획에서 취재, 촬영, 글, 편집디자인, 인쇄 진행, 납품, 발송까지 전부 다.

혼자서.

나는 이제 제법 나이를 먹었고 지쳤기에 '감당'이라는 단어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나를 한 번 더 혹사시키고 싶다. 오래전부터 하고 싶었던 프로젝트다.

지금 하지 않으면 나는 이 프로젝트를 다시 돌아보지 못할 것이다.

이제 농사를 뛰어 넘어 농업에 방점을 찍는 큰 프로젝트 같은 것을 진행할 여력이 나에겐 없다.

 

 

 

 

 

이렇게 진행할 생각이다.

 

01. 열 분 이상의 노인을 선정한다.

02. 노인 당사자와 그 자손들의 동의를 얻는다.

03. 4~5회 정도 인터뷰와 촬영을 진행한다.

04. 7일 정도 원고를 작성한다.

05. 7일 정도 편집디자인을 한다.

06. 10일 정도 인쇄 제작을 한다.

07. 구술 당사자에게 납품한다.

 

이런 사이클을 열 번 정도 진행하면 1년 정도의 시간이 경과할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이 이야기를 소진할 것인가?

 

01. 노인과 그 집안에 50권의 자서전을 전달한다.

02. 150권 이상의 월간 <노력老力>을 지리산닷컴에서 선 판매한다.

    그 판매대금으로 월간지를 제작한다.

03. 월간지 가격은 시장 가격으로 보면 두 배 정도 비싼 일만 원으로 책정한다.

04. 제작비용 이상의 판매대금은 취재경비와 노인에게 지불한다.

    이미 받아 둔 견적서에 따르면 그 잉여자금은 월 50만 원을 넘기기 힘들 것이다.

05. 발행 전월에 차기 구술자서전 대상자 소개를 하고 선 판매에 들어갈 것이다.

06. 지리산닷컴에서는 이 프로젝트의 진행 과정을 주 1회 정도 올릴 것이다.

    그러나 원고 본문을 올리지는 않을 것이다. 잡지를 팔아먹기 위한 꼼수다.

07. 판매는 원시적이지만 펀드 팔 듯이 이장 메일로만 선주문 받겠다.

 

 

 

 

 

2015년에 오미동에서 두 분의 노인이 세상을 떠났다.

무엇보다 2014년부터 오미동 노인들의 기력이 집단적으로 기울어간다는 것을 느꼈다.

물리적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는 예감을 한다.

이것은 해야 하는 일이다.

작업 완료 후 이 프로젝트는 수정 보완 후 두 권의 책으로 출간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팔리지 않더라도 한 권의 두꺼운 영인본 형식을 원하지만 결과는 모르겠다.

이번에도 내 인건비는 2018년으로 예상되는 출간될 책의 인세다.

지독하게 팔리지 않는 책을 쓰는 작가지만 책을 만들자는 출판사는 아직은 여전한 편이라

출판사와 계약을 완료했다.

 

화개 <호모루덴스> 내 작업 공간 모습이다.

별 이변이 없다면 나는 이 자리에서 2017년 12월 31일까지 스테이크와 커피와 글을 팔 것이다.

카페를 북카페 또는 북레스토랑(?)으로 바꾸는 공사를 하면서 나는 월간 <노력老力>의

작업보드로 흰벽을 이미 확정해 두었다. 먹을 것 파는 공간에서 이 뭐하는 짓이냐건 말건

나의 이후 18개월 정도는 이렇게 예정되어 있다.

책표지를 예정한 A1 사이즈의 출력물은 일부러 만들어서 붙였다. 이 역시 나를 향한 채찍질이다.

사람들에게 이미 ‘이런 작업을 한다’는 구라를 날렸기 때문이다.

가급이면 <호모루덴스>에서 매 월 노인들의 자서전 출판기념회를 빙자한 토크와 밥상을

기획할 생각이다. 그때는 주인공 어르신들의 소울푸드(Soul Food)가 주제 밥상이 될 것이다.

취재는 가급이면 오미동의 노인 열 분 정도로 압축할 것이다.

그곳은 내가 잘 아는 마을이고 내가 이미 가진 정보는 이 프로젝트를 원활하게 진행하는데

강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무엇보다…

한 마을에는 필연적으로 몬태규와 캐플릿家가 존재한다. 그 접점은 여순과 전쟁이 될 것이고

한 마을 한 개인의 이야기는 결국,

사람의 흔적으로 점철된 지리산과 분단이라는 부인할 수 없는,

지금 우리 삶을 강제하는 시스템의 도그마, 그 뿌리에 닿게 될 것이다.

따라서, 전체 작업이 끝나면 오미동 생태지도는 완성될 것이고

그것이 바로 통일이다.

조만간 통일 과업에 참여하시라.

7월이 가기 전에 첫 인터뷰를 시작할 것이다.

 

끝.

 

 

 

 

 

 물론 밀가루는 계속 판매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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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risan@jiri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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