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 아니 땐 굴뚝

마을이장 2018.11.16 17:41 조회 수 : 1166

 

 

   

 

 

 

 

시골에서는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난다.

며칠 전에 짧은 글 끝에 이사 갈 것이라고 흘린 탓인지 이런저런 인사를 듣고 있다.

그 인사 속에는 몇 가지 잘 못된 정보들이 혼재되어 있었다.

물론 이미 상사마을 이장님과 집주인 어르신에게 이사 간다고 통보했다.

빈 집이 나오니 채우라는 통보다. 나는 보증금 없이 최종 월세 25만 원에 살았다.

그대로 받을 생각이시라 하니 참고하실 분은 하시고. 흔한 샌드위치패널 집이다.

낡았다. 몇 가지 손 보고 들어가야 할 것이다. 관심 계시면 메일로. 4dr@naver.com

시골에서는 들고나는 문제가 중요하다. 이른바 ‘말 나오는’ 것 피할 수 없으나 가급이면

좋지 않은 말은 듣지 않는 게 좋다. 시골은 작아서 내 결심보다 나의 미래가 먼저 소문나기도 한다.

많이 겪었다. 누구나. 오늘 주절거려서 더 귀찮아질 수 있으나 그래도 잘못된 소문들을 수정은 해야겠다.

아, 물론 소문은 순식간이나 수정은 절대 불가능하다. 그러나 알리바이라도 확보해야겠다.

이러나저러나 내 삶에 변화나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인데 이렇게 주절거리면 꼭 후회한다.

젠장.

 

 

 

 

 

이사를 갈 것이다. 11년을 같은 마을 같은 집에서 살았다.

15평정도 될까? 자세히 모르겠다. 방 2개 주방 겸 마루 1개의 흔한 구조다.

꾸준하게 월세살이였다. 마을에서 최장 월세 기록일 것이다.

부채가 증가한 것 말고는 참 징하게도 재산상의 변화가 없었다.

옮기는 곳은? 밝히기 싫다. 이전까지 연관된 두 마을과 달리 나는 마을과 담을 쌓고 지내고 싶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변에서는 이미 많이 알고 있다. 작업공간과 살림공간을 합체할 것이다.

지난 13년 동안 처음으로 하나의 공간으로 정리하는 일이다. 많이 버리고 정리해야 하는데

그래도 어차피 폭탄 맞은 꼴을 많이 면하기는 힘들 것이다. 옮겨서 살면서 점점 버리고 나누는

작업을 지속해야 할 것이다. 세 곳의 짐을 한 곳으로 몰아넣으면 고물상 분위기를 피하기는 힘들다.

 

 

 

 

 

지난 13년 동안 나는 ‘돈 많다’와 ‘돈 없다’ 라는 소문을 모두 들었다.

후자가 정답이자 진실인데 이 진실은 자주 밥 먹은 사람들은 알고 있다.

그런데 구례에서 약속하고 자주 밥 먹는 사람의 수가 그렇게 많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

그래서 ‘나를 얼핏 아는’ 사람들의 어설픈 정보가 와전되어 ‘의외로 자산가說’을 우스개나

안주꺼리 이야기로 전해 듣는 경우가 더 많았다.

이런 혼선은 모두 내 집이 없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다. 시골은 주택보유율이 높다.

면 단위에서 거주 형식이 전월세인 경우도 많지 않지만 그런 사람이 있다면 경제적으로 힘든

경우일 확률이 높다. 그런데 나의 경우는 딱 봐서 열심히 노가다 다니는 분위기도 아니고

밥벌이에 찌든 얼굴도 아니고 불규칙한 일상 패튼 등으로 인해 특정한 직업이 없어 보인다.

‘웹디자이너’, ‘포토그래퍼’, ‘작가’, ‘컴퓨터로 머를 한다더라’는 따위의, 노인들에게 설명하기

힘든 종목 종사자인지라 ‘뭐를 팔아?’를 기준으로 경제력을 가늠하는 동네 관념 상 재산상태

파악에 약간의 신비감 조장이(의도하지 않은) 가능했던 것이다.

무엇보다 집과 작업실, 오미동의 카페&게스트하우스 <산에사네>, 짧은 기간이지만

화개 <호모루덴스> 등의 공간이 중첩되면서 ‘많은 부동산을 소유한 사람’ 이라는 빌미를

제공한 것은 맞다. 더구나 작년 가을 이후로는 ‘한옥카페 보유설’도 들었다.

곧 떠날 상사마을 몇몇 엄니들은 여전히 내가 오미동에 두 채의 한옥을 가진 것으로 되어 있다.

“나쁜 소문은 아니네.” 가 내 반응의 대부분이었다. 굉장히 흥미로웠던 전언은,

3류가 읍내 식당에서 사람들과 밥을 먹는데 뒤 테이블 남자들이 하는 이야기를 전한 것이다.

나에 대한 악의는 전혀 없는 칭찬에 가까운 분위기였다고 한다. 최대한 기억을 되살려 재현하면 이렇다.

 

그 사람이 보기는 카메라나 매고 한들한들 사진이나 찍는 사람으로 보이지만

보기 보단 야문 사람이다. 헌집을 매입해서 직접 수리해서 웃돈 받고 되파는 재주가 있다.

그렇게 해서 생활하고 간전면에도 집이 한 채 더 있다고 하더라.

 

 

 

 

 

몇 번 직접 수리를 한 것은 지리산닷컴을 보는 분들은 이미 알고 있다.

직접 수리를 하는 이유는 훨씬 적은 돈으로 끝낼 수 있기 때문이다.

위와 같은 이야기들은 이곳을 보지 않는 사람들이 전해 듣고 전하면서 악의 없이,

상식적인 상상력으로 가공된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왜냐면 제 집도 아닌데

그렇게 수리를 하는 일은 떠날 때 아무런 보상 없는데 미친 짓이긴 하기 때문이다.

상식으로 판단하면 ‘당연히 지 집이니까’ 그러는 것이다.

우리 부부가 남해로 갔다는 소리를 세 번째 직접 들었을 때는 나도 궁금해서,

“저도 그 소문은 들었는데요, 도대체 누구에게 들었습니까?

다른 이야기는 와전된 이유가 짐작은 되는데 남해 이주說은 저도 근거가 궁금해요?”

 

이사를 간다.

내 소유의 집이 아니다.

연세 집이다.

재산증식을 위한 되팔기 용도의 일시적 이사가 아니다.

다른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지 않다.

마누라가 빵집해서 돈 마이 벌지 않았다.

월인정원은 빵을 팔지 않는다.

 

그러니까…

‘그 새끼는’ 정말 부동산과 동산이 없다. 오히려 사채와 제2금융권으로 몇 천만 원의 부채만 있다.

‘그 새끼는’ 책 수입만으로 먹고 살지 않는다. 책은 거의 팔리지 않았다.

6권의 책을 합해서 1만 권이나 팔렸을까. 매 월 말이면 돈 빌리러 다닌다. 그것이 진실이다.

그러니까 내 말은…

다시 공간 이동 시기를 맞이해서 제발 내 말을 좀 믿어달라는 것이다.

왜냐면 당신이 알고 있는 사실을 확인하듯 질문하는 사람들에게,

“아뇻! 제 집이 아닙니다!” 라는 비명을 지르기도 지겹고 즐겁지 않기 때문이다.

 

끝.

 

<뱀발>

그리고 조현덕 들어라. 여기까지 말했는데 ‘산이 형은 벌 수 있는데 안 버는 거야’ 라는

우스개 소리 다시 하믄 니 아로니아 나무 전부 염산 뿌려 불고 니 밀밭에 풀씨 뿌린다이.

니 우스개 소리를 어떤 이들은 진실로 받아들인다.

 

 

 

fourd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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