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 / 여기저기 기웃기웃

마을이장 2018.11.06 21:59 조회 수 : 569

 

 

   

 

 

 

 

대숲을 보러 갔다.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몇 장 찍다가 돌아섰다.

무엇으로 가려서 아름다움을 뽐내는 경우와 전모를 드러내서 아름다움을 나타내는 경우 중

나는 당연히 전모를 볼 수 있는 경우를 선호한다.

 

 

 

 

 

 

 

목적한 바를 이루지 못한 카메라는 배고픔에 이리저리 뭔가를 잡아보려 수작을 걸지만

없는 것은 없는 것이다. 여기는 새벽 강 안개나 구름에 기대어 무엇을 만들어야 할 모양이다.

아니면 10년 후에나 보거나. 대숲은 너무 얇았다.

 

 

 

 

 

 

 

목적한 바 없이 돌아다니다가 만나는 풍경들 앞에서 차를 세우는 경우가 이전에는 많았다.

최근에는 많이 게으르다. 생각해보면 뒤에서 따라오던 차들이 욕 나올 상황을 많이 유발시켰다.

 

 

 

 

 

 

 

지금 세우지 않으면 다시 만날 수 없다는 생각이 그리했는데 요즘은 나를 그냥 놔둔다.

“다른 것을 만나겠지.”

 

 

 

 

 

 

 

11월 6일 화요일 현재 비는 오지 않았다. 대략 지금쯤은, 하는 생각으로 찾았으나

아침빛을 놓쳤고 이삼 일 후가 내가 원하는 그림일 듯하다. 그러나 그때 나는 이곳에 없다.

언젠가부터 원하는 상황을 기다리는 빈도가 높다. 억지로 만들고 싶지는 않다.

 

 

 

 

 

 

 

일어나야 할 일은 결국 일어나고 그 순간 내가 그 앞에 존재하느냐만 유효하다.

그래서 초범이 아름답다.

 

 

 

 

 

 

 

역시 어두운 것이 좋겠다. 빛이 너무 많다.

 

 

 

 

 

 

 

타이트하게 좁혀지면 전모가 마땅하지 않다는 소리다. 나에겐.

 

 

 

 

 

 

 

10년 이상 구상하던 촬영 프로젝트를 이번에도 안 하거나 못 할 모양이다. 내가.

구례 일백칠십 개 이상의 자연부락 대표나무를 촬영하는 구상이다. 일백칠십 그루 나무의

연 중 최상의 ‘그때’를 기다려 진행하는 것이 최선이니 이 조차 제대로 하려면 2년은 걸릴 것이다.

 

 

 

 

 

 

 

어떤 나무는 신록이 좋고 어떤 나무는 단풍이 좋고 어떤 나무는 마른 가지가 예쁘다.

무엇보다 모든 그 나무들은 전깃줄이 웬수일 것이다.

 

 

 

 

 

 

 

내가 경험했던 최선의 투명도가 잘 찾아지지 않는 날이다.

그러면 좁혀진다.

 

 

 

 

 

 

 

이번 주말도 이 길은 만만치 않은 인파가 걷겠구나.

 

 

 

 

 

 

 

숲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 좋다. 최근에 특히 그렇다.

 

 

 

 

 

 

 

무엇보다 약속된 경로를 조금씩 벗어난다.

뭔가 좀 다른 그림을 보고 싶다.

 

 

 

 

 

 

 

자주 만나는 주변 친구들에게는 대놓고 말한다.

“마음에 드는 곳은 알리지 말자.”

 

 

 

 

 

 

 

“같은 짓을 반복하면서 결과가 다르기를 기대한다.”

 

 

 

 

 

 

 

생각해보니 그러하다. 같은 짓을 반복하지 않을 도리가 없는 DNA의 한계여.

 

 

 

 

 

 

 

고사리처럼 생각하고 숭어처럼 행동하자.

 

 

 

 

 

 

 

오늘 방황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숲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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