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 / 이 길 저 길

마을이장 2018.10.29 18:08 조회 수 : 793

 

 

   

 

 

 

 

10월 29일 월요일. 평일이 나의 시간이다.

무엇보다 일기불순하고 비라도 뿌릴 것 같았다. 사진 찍기 좋은 날이다.

 

 

 

 

 

 

 

일단 연기암까지 차로 올라가서 주차하고 주변을 이리저리 어찌할까 생각했는데,

한 마디로 동선에 대한 시나리오가 없는 상태다. 최근 나의 증상인데 전문용어로 ‘방황’이라고 한다.

 

 

 

 

 

 

 

빛의 방향을 감안한 이동과 도착, 경로, 식당 등에 대한 로드맵을 확정하지 않고 움직이는 일은

가출 할 경우를 제외하면 의외성이라는 변수에 기대지 않는 나로서는 드문 일이다.

 

 

 

 

 

 

 

연기암에 주차하고 위아래를 오갔으나 때로 비가 제법 내리기도 해서 피해야 했다.

그냥 차로 움직이면서 찍자.

 

 

 

 

 

 

 

통상 이런 그림 아래 스님의 뒷모습은 뭔가 좀 폴폴 풍겨야 하는데…

직장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복장과 직업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인 모양이다.

뒤태 보고 혼자 궁시렁 거리면서 비 오면 차 안에 들어가고 멈추면 몇 장 찍고 천천히 내려섰다.

 

 

 

 

 

 

 

 

 

 

 

 

 

 

 

 

 

 

 

 

 

 

 

 

 

 

 

 

 

 

 

 

 

 

 

 

 

 

 

 

 

 

 

화엄사에 뭔 행사 있나. 멀리서도 마이크 소리가 들린다.

 

 

 

 

 

 

 

밥 먹으란 소린가. 정오군.

 

 

 

 

 

 

 

날씨가 오락가락한다.

 

 

 

 

 

 

 

화엄사 주차장에 주차하고 걸어올라 가다가 일주문 가기 전 산으로 이어진 길로 들어섰다.

처음 가는 길이다. 경사가 가파르다. 화엄사 경내 가로지르기 괜히 싫은 것이 이유다.

 

 

 

 

 

 

 

아, 어쩌면 화엄사 서편에서 내려설 수도 있겠다.

 

 

 

 

 

 

 

이쪽 뷰는 처음이군.

 

 

 

 

 

 

 

헛소리 하지 않고 상태만 주절거리니 할 말이 없네.

 

 

 

 

 

 

 

오산 아래로 휘감아 도는 섬강이 보이고 높이는 대략 이 정도군.

용도를 알 수 없는 새 기와집 마당을 가로 질러 화엄사로 내려설 것으로 예상되는 내리막으로 갔다.

 

 

 

 

 

 

 

이 길은… 사사자석탑 오르는 길인데. 이렇게 연결되나.

사사자석탑 위로 요사채 짓는 것이 가능하나? 통상 절집의 논리상.

어찌되었건 나는 지금 공사 중이라는 이유로 오랜 시간 막아 둔 사사자석탑 오르는 길에서

내려서는 중이니 의도하지 않았는데 가지 말란 길을 가고 있는 꼴이다.

 

 

 

 

 

 

 

오래간만이다. 이 자리에서 각황전 기와.

 

 

 

 

 

 

 

게으른 비에 젖은 각황전은 역시 아름답다.

 

 

 

 

 

 

 

월터의 상상은 거시기가 된다는 영화에서 노숙자 숀 펜이 그랬지.

“아름다운 것들은 관심을 바라지 않지.”

 

 

 

 

 

 

 

왜 나는 여전히 각황전 뒤태를 보면 요다를 비롯한 제다이들이 광선검을 들고

날아오를 것 같은 그림이 보일까.

 

 

 

 

 

 

 

말을 하지 않으면 말을 잃듯이

글을 쓰지 않으면 글을 잃는 것 같다.

몇 개 월 동안 ‘글을 쓴다’는 느낌의 타이핑을 하지 않은 것 같다.

 

 

 

 

 

 

 

화엄사 부도탑은 왜 매력이 없을까.

부도탑 위로 조금 걸어 올라갔다. 역시 길이 아니다.

 

 

 

 

 

 

 

좋겠다. 관심을 바라지 않아서.

배가 고프군. 오후 한 시가 훨씬 넘었다.

 

 

 

 

 

 

 

좋은 시간이다.

약간의 공복감과 등을 기댈 수 있는 나무.

 

 

 

 

 

 

 

일주일 후에 다시 보자.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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