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판 감사합니다!

아직 입금하지 않으신 분들까지 가능합니다.

다음 주 월요일에 다른 농산물 들고 한 번 더 뵙겠습니다.

 

 

 

일종의 굿즈? / 이장의 <#하동의 길>

 

이곳에서 직접 이야기도 했었고, 지난 5월에 집중적으로 하동을 걸었던 결과물이 사진집으로 나왔다.

정확하게는 뭐라고 해야 할까? 포토에세이형 노트?

내지 104페이지이니 2010년에 만든 <구례를 걷다>에 비하면 40%가 되지 않는 볼륨이다.

그냥 설명 쉬운 말이 “하동판 구례를 걷다야!” 라고 불친절하게 설명을 한다.

 

 

 

 

 

볼륨이 약소한 것은 물론 예산 문제다. 수의계약 한계선이 있다.

하동군은 나에게 작업을 맡기고 싶어 했다. 그러다보니 수의계약 한계 금액 이내에서

작업 제안을 할 수밖에 없고 내가 만들어 줄 수 있는 볼륨도 예산이 강제한다.

작업 시간이 충분하지 않아서 1년 작업은 어차피 불가능했고 그럴 액수도 아니었다.

‘모든 업자’가 할 수 있는 일을 나에게 의뢰한 것은 아니니 이후로 좀 더 확실한 버전을

원한다고 해도 입찰에 응하지 않을 나로서는 ‘다음에 제대로’ 라는 표현은 구라다.

지자체는 나에게 일을 맡기고 싶어도 이천만 원 이상 액수에서는 ‘임의로 지정할 수 없다.’

무주에서 건축가 정기용 선생은 ‘무주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법정에 여러 번 섰다.

 

 

 

 

 

접촉이 있었고 내가 먹을 것이 있는지 확인하고 기획안을 제출해야 했다.

어차피 하동 구석구석을 촬영할 계절을 거칠 수 없는 제작 기간이었다.

세 가지 길을 제시했다. 꽃길, 들길, 강길. 딱 여기만 집중하자. 받아들였다.

의외로 내 마음대로 진행했다고 할 정도로 간섭이 없었다. 책의 마지막 사진만 빼고.

 

 

 

 

 

그러나 완전히 생각대로 진행하지는 않았다. 못한 것이 아니라 않았다.

내 마음 속에서 최초 하동군의 요청 아이템을 충분히 타협한다는 원칙이 서 있었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충분히 말을 할 정도로 나는 하동에 대해 알지 못한다.

책이 나오고 몇 가지 오기가 발견되었지만 클레임은 없었다. 만족해 했다.

가장 불만족 한 사람은 나였다. 여행노트 기능을 요구했는데 내가 선택한 종이는 꽝이었다.

사진 인쇄 욕심에 노트에 적합한 종이를 포기했다. 그래서 누가봐도 이 책은 노트라고

보기는 힘들다. 그리고 시작 글 말고는 모든 텍스트를 제외했어야 옳았다.

인쇄는 만족스럽다.

 

 

 

 

 

세 가지 길을 끝내는 마지막 페이지에는 내가 걸었던 길의 스케치맵을 만들었다.

오래간만에, 아니 <구례를 걷다> 이후 처음으로 책의 편집디자인까지 내가 했다.

이런 방식의 작업은 매우 사람을 지치게 만들지만 디자인 스트레스가 높아 보이지 않아서

그리 진행했다.

 

 

 

 

 

이 책은 하동군의 문화관광과 홍보 예산 안에서 책정된 것이니 물론 비매품이다.

기획안에서부터 나는 이 책의 배포에 관한 이야기를 몇 자 강조했었다.

관광안내도 배포하듯이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하동군민이 나누어 가지는 것도 의미 없다.

간단명료하게 정의하자면, 하동으로 여행을 올 사람들 손에 이 책이 도착해야 한다.

그래서 이 책을 보고 이 책의 경로를 따라하게 만들 수 있다면 최선이다.

그래서 책의 배포에 관해서도 도움을 요청받았다. 무작위로 뿌릴 수는 없는 노릇이고

이렇듯 지리산닷컴 같은 사이트를 보고 혹여 이곳으로 여행을 생각하는 사람들 손에

들어가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다. (따라서 하동, 구례, 남원, 산청 주민들은 이곳 말고

각자의 방법으로 수단껏 이 책을 구하시기 바랍니다.)

보리차에 더하기 과도한 굿즈 개념으로 이 사진집이다.

 

 

 

 

제품 하나 / 무얼까?의 보리차 <무얼茶>

 

 

5월 19일에 보리밭 사진을 찍고 이후 다시 촬영하지 못했다.

완전히 황금색이 되었을 때 한 번 더 생각했는데 보리 베던 오후와 나의 하동 촬영이 겹쳤다.

농부 홍순영의 ‘클라스콤바인’ 시운전을 겸해서 갑자기 결정되었다.

보리는 ‘약간 덜 익었을 때 베는 거이여.’ 라는 순영이 형의 말씀.

그렇게 무얼까?의 보리밭은 베어졌다. 300평 남짓 한 작은 밭이라 30분도 걸리지 않았을 것이다.

사실 콤바인이 들어 설 면적은 아니다. 그러나 낫으로 베는 일이 문제가 아니라 콤바인을 거치지

않으면 ‘탈곡’에서부터 심각한 노동과 직면하게 된다. 옛 사람들은 그리 했지만 요즘 사람들은 힘들다.

 

 

 

 

 

나는 사실 내 주변이 농사를 짓지 않았으면 좋겠다.

여기서 내 주변이란 ‘외지것들’이다. 도시에서 시골로 이사 와서 통과의례처럼

‘감당하기 힘든’ 면적의 농사를 짓는 것을 보는 일이 그렇게 즐겁지 않다.

마당 텃밭 정도는 뭐 식자재 마련 개념으로 권할 수도 있는 일이다.

그 한계는 대략 서른 평 정도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서른 평 텃밭 관리는 안 해 본

사람들에게는 매우 힘든 일이다. 부지런해야 하고 자리를 비우지 않아야 관리할 수 있는 면적이다.

무얼까?는 특정한 농법을 염두에 두고 있는 사람이고 그가 농사에 전념한다는 전제에서 관리 가능한

면적은 300평 정도다. 그 면적은 수익형 농사가 아니라 한 가구 먹거리 마련이 목적이다.

그러나 무얼까?는 일상적으로 열일 하는 스타일이고 그 범주는 종합설비에서 프로그래밍까지다.

무얼까? 역시 자신의 농사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항상 묻는다. 물론 농사를 짓지 않았으면 하는 부정적 의사가 강력한 질문이다.

 

“왜 심었냐? 팔꺼냐?”

 

대부분 팔지 않는다는 대답이 돌아오고 이번에는 엿기름 내는 보리다. 밥에 넣어 먹는 보리도 아니다.

누가 요즘 보리 발아해서 뭐를 만드나? 동네 엄니들 몇 분이 소문 듣고 몇 되 사가셨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보리차’ 다. 내가 좀 강요한 면이 있다.

 

 

 

 

 

무얼까?는 이러나저러나 말을 잘 듣지 않으니 그 마누라 일탈을 닦달해서,

‘보리차 좋아!’ 라고 주장하며 진행하고 사진을 달라고 다시 닦달해서 며칠 전에 사진을 받았다.

그러나 장마네. 차일피일 미루어진다.

왜냐면 위 사진에 있는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해가 나와야 한다.

뻥이야! 할아버지께 가기 전에 한 번 더 씻고 말려야 한다.

왜 ‘외지것들’ 농사를 내가 말리고 보느냐면 이런 갈무리 장면에서 먹는 사람은 모르는

과정의 노가다가 있다는 점이다. 일 해보지 않은 사람들이 이런 일을 하면 비효율적이다.

어쩌다 한 번 하는 일은 그런 일을 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무엇이건 하려면 시스템을 완비해야 한다. <맨땅에 펀드>가 지속되지 못하는 이유다.

 

 

 

 

 

재료 갈무리 끝나면 장으로 들고 나가야 한다.

참기름 로스터 기계에 넣는 것이 편하다. 가공비도 싸다.

그러나 뭔놈에 아날로그적 감성이 이유가 아니라 순전히 맛 문제로 장터 뻥이야! 할아버지의

뻥튀기 기계에서 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임상실험 결과 이 방식이 더 고소하고 구수하다.

문제는 이 기계에 들어갈 수 있는 양이 약소해서 영감할매가 하루 종일 돌려야 한다.

아직 볶지 않았다. 선주문 받고 비가 그치고 해가 나오는 수요일부터 움직일 것이다.

 

 

 

 

 

2017년 10월 파종.

2018년 6월 수확.

 

2017년 10월 메주콩을 수확하고 난 후 파종한 겉보리로 만든 보리차.

겨울에 싹을 틔우고 초여름이 될 때까지 천천히 자라는 보리는 밥을 해먹는 쌀보리와

알맹이가 껍질과 분리되지 않는 겉보리가 있다. 겉보리는 주로 싹을 틔워 식혜나 고추장

만들 때 재료로 쓰이는 엿기름을 만드는데 쓰이지만, 밥으로 해먹는 쌀보리보다 보리알이

굵고 커서, 보리차용으로 볶아 물을 끓이면 더욱 구수한 맛과 향이 나는 보리차가 만들어진다.

 

 

 

 

 

★ 6개월 이내에 먹을 것을 권장(씻어 말려 고열로 볶았으므로 장기 보관 가능).

★ 개봉한 후에는 밀폐용기에 넣어 직사광선을 피하고 서늘하고 건조한 곳에 보관.

- 동봉하는 설명서 중에서 –

 

그러나 내 생각은 냉동 보관하면 2년까지 보관해도 무방하다.

 

 

 

 

 

나는 어린 시절에 보리차를 주로 먹었다.

그러다가 어느 날부터 옥수수차가 등장했었다. 그 시절에는 보리를 많이 심었다.

개인적으로 보리차는 아주 익숙한 음료다. 겨울에는 후후 불면서 마시고 여름에는

차갑게 보관해 두었다가 벌컥벌컥 마시는 맛. 요즘은 우리집도 생수를 마신다.

오래간만에 보리차를 끓였다. 찬물에 그냥 바로 한 주먹 던져 넣고 끓고 나서 색깔 보면서 불을 끈다.

확실히 티백과는 다르다. 내 취향으로는 조금 더 태웠으면 좋겠는데.

 

 

 

 

 

가끔 먹고 싶은 것이 이 메뉴다.

보리 절반 섞인 밥을 차가운 보리차 부어서 말아 먹는.

일탈이 보리냉차 사진을 보내왔을 때 나는 냉보리차에 말아 먹는 식은 보리밥을 생각했다.

나로서는 잘 하지 않는 연출한 밥상이다. 내가 생각하는 아름다운 밥상은 이런 것이다.

마른 멸치 고추장에 찍고 풋고추 몇 개 된장에 찍어 먹는 이 밥상이

내가 생각하는 여름 밥상의 모범답안 중 하나다.

7월 3일, 태풍이 제법 먼 바다를 지나던 날 점심을 이렇게 먹었다.

이 여름 나는 이런 밥상으로 점심을 해결할 생각이다. 오이지를 좀 담을까.

물론 음식은 문화고 경험이다.

 

보리차 1kg 100개에 이 책 한정 100권이다.

그러니까 세상에나 무얼까?와 이장의 콜라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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