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 / 들판을 따라 걷다 1

마을이장 2018.06.01 10:04 조회 수 : 790

 

 

 

 

 

 

 

이제 악양 들판을 라운딩 할 것이다.

소설 <토지>에 평사리로 등장하니 가상의 들판으로 알고 계신 분도 있을 것이나

평사리는 악약면의 작은 마을이다. 이삼 일 정도 일정으로 진행을 할 계획이었는데

인생사 돌발 상황이 발생하면서 최대 이틀로 조정했다. 일정이 몰려오고 마음이 빠듯하다.

이장은 돈 받고 걷는 중이고 걸은 결과물 납품 일자가 다가오고 있다.

 

 

 

 

 

5월 31일 새벽. 기특하게 새벽 4:40 알람에 일어났고 커피 내리고 좀 담아서 집을 나섰다.

카메라 셔터 시간이 좀 이상한데, 내 기억으로는 6시 이전인데 사진정보에서는 06:22로 나온다.

 

 

 

 

 

‘토지길’은 1코스와 2코스가 있는데 2코스는 화개서 섬진강까지의 지난 길과 대칭의 땅길이라

별 의미 없다는 판단을 했고 그래서 악양들만 라운딩을 하는 것이다.

만들어야 할 결과물은, 산에서 계곡을 따라 내려와서 화개에 도착하는 ‘꽃길’과 화개서 하동읍

까지의 ‘강길’과 악양들을 라운딩 하는 ‘들길’로 구성할 것이다. 그것이 하동의 대표적인 길이다.

우선 한산사 아래 전망대로 올라가서 이번 미션 구역을 일별하기로 했다.

이 사진의 촬영 지점은 경남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길 한산사로 정하면 된다.

주말에 오시면 카메라 100대 정도가 서 있을 것이다.

 

 

 

 

 

생각보다 좋지 않다. 긍께… 밀을 일찍 베어버린 탓에 물 받은 논이 많았는 소리다.

모심기라도 끝이 나고 좀 지났다면 들판 연두를 건지겠지만 이런 들판이면 전질 컬러가 빈약하다.

그러니 농사나 사진이나 제 때를 놓치면 1년 기다리기는 같은 일이다.

이미 찍어 둔 가을 들판 사진의 비중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왼편으로 시선을 돌려 악양들 깊숙한 곳을 바라본다.

시야에 보이는 들판 가장자리로 전부 걸어야 한다. 젠장.

일단 출발점으로 삼은 동정호로 다시 내려가자.

 

 

 

 

 

岳陽(악양), 洞庭湖(동정호) 따위는 알다시피 모두 중국 짝퉁이다.

두보의 시 ‘등악양루’ 라는 시를 알 것이다. 평사리라는 지명 자체도 중국의 소상팔경(瀟湘八景)에서

유례된 것이니 이래저래 악양은 출발에서 최근까지 무슨 의지인지 그런 지명과 조경을 만들었다.

여하튼 악양 초입의 이른바 동정호는 농수를 공급하는 저수지 사이즈다.

그런데 그 주변으로 습지가 서서히 형성되는 듯하다. 나는 동정호는 관심이 없고 이 습지를

좀 볼 생각이다. 납품 미션이기도 하다.

 

 

 

 

 

대략적 지형은 이러하다.

인공과 원래 지형이 어찌어찌 부비다보니 어찌어찌 화학적이고 물리적인 반응을 일으킨 모양이다.

 

 

 

 

 

습지로서는 아직 어리다. 20년 정도 지나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그때는 내가 습지가 되어 있겠지만.

빛이 예상보다 올라오지 않는다. 하늘은 넓게 퍼진 구름이 점령하고 있다.

이러면 사진은 힘들어진다. 습지에서는 차라리 적절하나 곧 위로 올라서면 난감한 촬영조건이다.

다시 촬영할 여유가 없기에 별 수 없이 촬영을 진행했다. 습지 주변을 두 바퀴 돌았다.

아래로 몇 장 내려둔다.

 

 

 

 

 

 

 

 

 

 

 

 

 

 

 

 

 

 

 

 

 

 

 

 

 

 

 

 

 

 

 

 

 

 

 

 

 

 

 

드라마 세트장으로 올라왔다. 주차장에 차를 넣었다.

이제 걸어야 한다.

 

 

 

 

 

몇 년 만에 오지? 입구에는 사람 만나러 몇 번 왔는데 들어서는 일은 드물다.

썩지 않는 볏짚은 여전히 세트장을 지키고 있다.

 

 

 

 

 

농부는 출근을 하고 빛은 점점 사진을 찍지 말라고 한다.

 

 

 

 

 

여전히 공부하시네요.

항상 느끼는 점이지만 좀 서구적 이미지여요.

 

 

 

 

 

그래요. 언젠가는 자신을 찾길 바래요.

 

 

 

 

 

하늘은 열리지 않을 모양이다. 갑갑하네. 이러면 사진을 쥐어 짜 내어야 한다.

 

 

 

 

 

셔터를 몇 번 눌렀지만 딱히 마음을 당기는 장면은 없어서 이 사진으로 사용해야겠다.

굉장히 의도적인 구도의 전형이다.

 

 

 

 

 

최 참판 집 아래 골목을 째고 나와 다음 목적지로 향한다.

약 4km로 거리를 예고한다. 아…

 

 

 

 

 

오늘 마늘 뽑으시네요. 저 대략 십리 걸어야한데요.

여보세요, 대답을 좀 해 보세요.

 

 

 

 

 

다시 주차장으로 가서 차를 몰았다. 빛이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4km를 걸어도

성과는 미미할 것이라 판단했다. 다음 포인트로 바로 이동해서 주차하고 700m 정도

도보로 후진해서 3km 정도 걸은 사람의 표정으로 다시 트레일을 시작했다.

 

 

 

 

 

들판과 산허리 마을 모두 노동이다.

논에 모판 나가기 시작하면 한 달은 1년 중 가장 빡센 시절이 된다.

 

 

 

 

 

매실 소문 흉흉하던데. 수확 전에 열매가 쏟아져 내린다.

농사라는 업종 참 걱정스럽다.

 

 

 

 

 

소설 <토지>의 실제 모델이라는 고택이다. 물론 그 진실은 박경리 선생님이 아시겠지만.

얼핏 들었는데 보는 것은 처음이다. 한옥 촬영하기는 좋은 날이다.

 

 

 

 

 

선택 여지 없이 이 컷을 사용할 것이다.

집은 아우라가 있는데 조경이 전혀 언어가 맞지 않아서 다른 포커스는 사용하기 힘들겠다.

 

 

 

 

 

며칠 전에 누군가 나에게 동해시의 어느 고택에서 살아 보는 것이 어떠하겠냐는 소리를 해서,

“니가 가라 한옥.” 이라고 말해주었다.

사진으로 본 그 고택과 비슷한 사이즈다. 나는 아파트와 공구리가 좋다.

 

 

 

 

 

문전(옥)답이네.

이제 어디로 가냐. 취간림? 십일청송?

 

 

 

 

 

취간림 표지를 따라 비틀비틀 길을 빠져나왔다. 취간림? 거긴가?

대략 1.5km.

 

 

 

 

 

나는 차가 아니라 걷고 있는 것이다. 걷고 있는 것이다. 걷고 있는 것이다.

 

 

 

 

 

내려서니 부계리다. 지리산닷컴 오래 보신 분들은 아시는 곳이다. 부계 방앗간.

방앗간은 사라졌다. 도로가 확장되었다. 그렇다.

 

 

 

 

 

악양 입구에서부터 어디까지 확장하려는 것인지 계획은 모르겠다.

인간의 성장 방식이다.

 

 

 

 

 

아래로 도로가 생기니 기존 면 상권은 2년 정도 후에 변화를 겪을 것이다.

장사가 힘들어지고 수용이 실시될 것이다. 아니면 다행이고.

 

 

 

 

 

여기가 취간림인 모양이다. 대략 거기 맞았네. 늘상 지나치기만 했는데 오늘은 한 번 들어가보자.

 

 

 

 

 

앞으로도 그냥 지나치면 되겠다.

 

 

 

 

 

이제 어디로?

지도상으로는 악양천 뚝방을 따라 계에~ 속 걸어내려가면 되는 것인가.

 

 

 

 

 

그러나 대축마을 꼭대기 <문암송>으로 올라왔다.

마을입구에서 오르막으로 1km다. 젠장. 바람 없고 해도 어정쩡한 조건에서

그 길을 걸어 올라온다고 죽을 똥을 쌌다. 라고 써야 맞는데 차로 올라왔다.

600백 년 되었다는 소나무를 두고 사진을 제법 찍었다. 좋아서 찍은 것이 아니고

각이 나오지 않아서 이리저리 해 본다고 많이 찍었다.

그러나 돌아와서 다시 찬찬히 보니 <문암송>은 ‘토지길’이 아니라 ‘둘레길’ 이다.

젠장 괜히 40분 정도 날렸잖아! 원래 트레일로 내려가자. ㅅㅂ

 

 

 

 

 

쩌어~기 소실점이 취간림이다. 원래는 저 소실점에서 여기까지 걸어와야 한다.

이건 잠시 후 이 글 만들고 5시 이후로 해가 서쪽에 위치할 때 실행할 생각이다.

이 구간 사진이 2~3장은 필요하다.

 

 

 

 

 

이 시기 들판은 노동이다.

하나의 점들이 이 너른 들을 채워 나간다.

 

 

 

 

 

곳곳에서 빈자리 모를 채우는 아주머니들과 할머니들을 많이 봤다.

사진도 몇 컷 찍었지만 사용할지 여부는 모르겠다.

 

 

 

 

 

오전 10시가 넘어버렸고 빛이 이제야 나온다.

해가 중천이니 작업은 더 진행할 수 없다.

한 번 더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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