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 / 단지 꽃밭

마을이장 2018.05.23 21:58 조회 수 : 1007

 

 

지난 금요일부터 4일 정도 가시거리 엄청나게 좋은 날들이 있었다.

숙제가 있었지만 연휴라는 핑계와 일상의 핑계로 연 중 손에 꼽을 만한 하늘을 날렸다.

수요일 아침. 하루 전 예보에 의하면 최소한 흐리거나 비가 와야 했다. 그래서 잤다.

늦은 아침 세상으로 나가보니 나만 바보가 되었다. 9시면 해가 중천이라 또 날렸다.

각 잡고 찍는 사진은 대부분 이른 아침이나 해질 무렵이다. 하루 중 4시간 정도.

억울한 마음과 자책이 교차하지만 ‘받아들인다’는 그윽한 표현의 포기가 훨씬 빠르다.

받아들이긴 뭘 받아들여. 이외에는 수가 없는데.

꿩 대신 닭. 남아 있는 억울한 마음을 좀 풀어볼까 하는 생각에 서시천으로 나섰다.

퇴근길의 절반은 큰 도로를 이용하는데 도로 건너편 서시천에 조성된 꽃밭이 보인다.

지난 가을에는 코스모스가 500m 정도 조성되어 갓길 아닌 갓길이 주차장이었다.

지금은 양귀비와 유채꽃이 그 정도 조성되어 있다.

조성된 꽃밭을 거의 촬영하지 않는다. 따지고 보면 벚이고 매화고 산수유도 조성된 것이지만

‘최초의 의도’ 이후 가공이 쉽지 않다. 많은 지자체가 조성하고 있는 ‘꽃밭’은 통제 가능하다.

그것은 일종의 캐스팅이다. 봄이나 가을에 한 번 촬영해 보고 마음에 들지 않거나 관객이

들지 않으면 다른 배우를 캐스팅하거나 극장을 폐쇄하면 된다. 운동장이나 도로를 만드는

일보다는 싸기 때문이다. 그 조성 과정에서 공공근로를 통한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으니

이른바 ‘내수 경제’ 라도 가동시킬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조성된 꽃밭을 촬영하면 관청사진이 나온다.

빛과 시간이 적절해서 꽃밭으로 나갔고 연휴가 끝났으니 당연히 개인극장이고 사진의

결과는 역시 관청사진이다. 이건 뭐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오전 10시 촬영 결과 마음에 드는 사진이 없어 오후 6시에 다시 같은 곳으로 나갔다.

역시 마음에 드는 사진은 한 장도 건지지 못했다. 찍을 때 회의적이면 결과도 그렇다.

새아침이 오면 청명하건 미세먼지건 무조건 강으로 향하긴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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