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 / 강을 따라 내려가다 2

마을이장 2018.05.11 20:15 조회 수 : 1207

 

 

 

 

 

 

 

5월 10일 목요일 아침 7시에 집을 나섰다.

무얼까?에게 검두마을 버스정류장에 나를 던져달라고 부탁했다.

 

 

 

 

 

역시 예정보다 늦어졌다. 1주일은 지연된 것이다. 뭔가 약속이 많았다.

신록 시즌에 1주일은 치명적이다. 신록을 놓쳤다.

그러나 더 짙어지기 전에, 아카시아라도 남아 있을 때 걸어야 한다.

 

 

 

 

 

지난번에는 이 대숲 길 앞에서 강으로 내려섰다.

오늘은 이 터널을 들어서면서 시작한다.

 

 

 

 

 

7시 30분경에 걸음을 시작했다.

대숲은 이 트레일에서 제일 자주 만나는 아이템이다. 그러나 이 구간이 가장 안정적이었다.

조성된 길이 아닌 스스로 형성된 숲이라는 뜻이다.

 

 

 

 

 

터널을 벗어나니 다시 녹차밭이다.

 

 

 

 

 

이 순간 아침 햇살이 맑았다.

강에서 산으로 이어진 녹차밭을 가로지른 것은 도로였다.

 

 

 

 

 

화개를 완전히 벗어난 모양이다.

악양(岳陽). 원래는 하동의 옛 이름이다.

 

 

 

 

 

섬진강 트레일에는 대략 열두 곳 정도의 쉼터가 있는데 나는 그 장소를 사진으로

남기거나 기록하지 않았다. 안내서에 모두 나온다. 무엇보다 기록을 포기한 것은 그런

쉼터에는 어처구니없는 조형물들이 ‘발명’ 되어서 나를 맞이하기 때문이다.

 

<팽나무심터>에서 <전망쉼터> 구간이 인상적이었다.

대략 2km 정도 구간인데 뭐랄까, 비교적 손을 적게 댄 구간이다.

<평사리 공원>에 당도하기 전까지의 모습인데 아래로 몇 장 내려둔다.

 

 

 

 

 

 

 

 

 

 

 

 

 

 

 

 

 

 

 

 

 

 

 

 

 

 

 

 

 

 

 

 

 

 

 

 

 

 

 

 

 

 

 

 

 

 

 

 

 

 

 

 

 

 

 

 

 

 

그리고 이런 분위기는 평사리 입구에 다다르면 끝이 난다.

 

 

악양에서 화개까지 4차선으로 만드는 공사다.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고 논쟁도 길었고 반대도 격렬했지만 하동읍에서 악양까지는

완료된 상태다. 악양-하동읍 구간을 경험한 사람들은 알겠지만 19번국도의 아름다움은 끝났다.

그 종말을 화개까지 연장하는 공사다.

 

 

 

 

 

강을 따라 내러가며 고개를 왼쪽으로 돌리지 않으면 이런 풍경이다.

 

 

 

 

 

그래서 사진에서 이런 포커스는 일종의 말하지 않은 거짓말 같은 것이다.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완전한 전경을 볼 수 있다.

 

 

 

 

 

물론 공사 중인 풍경이 따듯할 가능성은 없다.

악양 초입의 이 바위산을 깨뜨려 편도 2차선을 내려는 작업 중이다.

여러 개의 바위가 아니라 커다란 바위 덩어리 산으로 보인다. 인왕산 같은.

 

 

 

 

 

이 확장 공사는 하동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윗동네인 구례 또한 19번국도 확장 공사 예산을 신청한 상태다.

하동이 했는데 ‘우리만 낙후할 수 있나’는 발상일 것이다.

1년에 2주일 밀리는 도로는 그렇게 확장되고 넓어진 도로는 ‘경로 상의 상인들’을

말려 죽일 것이다. 도착지점만 활성화 될 것이다.

 

 

 

 

 

그렇게 슬로시티는 시속 100km로 달려가고 있다.

 

 

 

 

 

평사리공원이 흘깃 보인다. 강변이 아니라 바닷가 모래사장 같은 곳이다.

 

 

 

 

 

중문 같은 급 조성된 대숲 길을 지나면…

 

 

 

 

 

이 뭐야?

 

 

 

 

 

아니 정말 상상력이 이렇게 밖에…

 

 

 

 

 

그래. 700m 도로로 걸어가란 소리지. 공사 중이니 그런 정도는 이해해야지.

 

 

 

 

 

그래. 갓길 없어도 알아서 생존하란 말이지.

 

 

 

 

 

약간 어리버리 하다가 어찌어찌 다시 트레일 이정표를 찾아서 탈출했다.

 

 

 

 

 

두 시간 정도 경과했나. 생각보다 해가 빨리 중천으로 이동 중이다.

오른편 기슭으로 카메라를 조준하면 전면광 상태다.

 

 

 

 

 

사실 이 강은 해 질 무렵 거슬러 올라오는 것이 개인적 취향으로는 더 아름답다.

 

 

 

 

 

강을 거슬러 올라 올 것인지, 내려 설 것인지에 대한 판단은 결국 빛과 대상의 관계에서

내가 집중해야 하는 지리적 포인터가 하동이라는 점이 결정한 것이다.

아름다운 오후 석양빛에 강을 거슬러 올라오면 강 건너편 광양 풍경이 집중적으로

포착될 것이다. 하동에서 바라보는 광양이 주인공이 되는 것이다.

 

 

 

 

 

강은 더 이상 범람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시간 동안 강은 물이 부적하다. 사람이 수량을 조절한다.

 

 

 

 

 

죽순을 꺾을까 생각했지만 귀찮았다.

대밭을 쳐 내고 남은 흔적인 모양이다.

 

 

 

 

 

4월 초 이 길 꽃비가 장하겠구나.

 

 

 

 

 

그런가. 그렇다면 슬슬 오늘 일정은 접을 준비를 해야 한다.

내일도 걸을 것이고 무엇보다 빛이 더 이상 아니다.

 

 

 

 

 

 

배밭과 매실이 트레일 중간에 종종 보인다.

지금까지 단 한 사람도 이 길을 '걷는 자'를 만나지는 못했다.

현재 이 트레일은 실패 중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둘레길보다 훨씬 경쟁력이 있다.

만약 이 길에 사람이 넘쳐나는 상황이 오면 이 농장들은 유지하기 힘들 것 같다.

 

 

 

 

 

여기까지다.

남은 길을 가늠해 보니 젠장이다. 그늘이 보이지 않는다.

 

 

 

 

 

내일 아침은 여기서 다시 시작이다.

무얼까? 델러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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