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책이 나왔습니다. -,.- 죄송합니다.

한 권이 아니고 두 권입니다. -,.- 송구합니다.

뭘 팔때는 이상하게 문장이 높임말이 됩니다.

오늘은 일단 먼저 나 온 한 권을 소개합니다.

그러나 일주일 후 두 권 세트 구성 제품이 나올 것입니다.

그러니까, 1권 《꽃은 눈을 헤치고 달려온다》만 구입하실 수도 있고

2권 《여행, 집으로 가다》만 사실 수도 있습니다. 내용이 연결되는 책은 아닙니다.

그러나 1권과 2권은 몸과 마음 같은 관계라 아무래도 2권 세트 구성을 모두 읽는 것이

이번 책을 완독한 것이 맞습니다. 두 권 세트 구매가 정답이라는 다정한 설득이죠.

지금 이 순간 칼을 들고 있지는 않습니다.

 

 

 

 

 

포토에세이입니다. 잘 팔리지 않기로 유명한 장르입니다.

출판을 꺼리는 영역입니다. 그러나 출판사에서 먼저 접근했기에 저는 가해자가 아닙니다.

작년 6월이었나? 여하튼 그 무렵이었을 것입니다. 무려 ‘이제 막 창업하는 출판사’ 대표가

구례로 내려왔습니다. 2010년부터 알고 지냈습니다. 그때 그는 젊은 마케터였죠.

 

개인적으로 책을 내는 출판사 문제로 간혹 고민합니다.

큰 출판사, 중간 출판사, 겁나 작은 출판사, 유명한 출판사, 무명한 출판사와 작업 했습니다.

작업했던 출판사들과 여전히 인과관계에 놓여 있고 편집자들이 이곳을 보고 있기도 하지만

저는 사실 딱 한 곳 출판사, 한 명의 편집자와 계속 작업을 하고 싶습니다.

긍께 그냥 호흡이 맞는 것. 출판사의 유무명과 규모는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저에게 먼저 접근해 오는 것입니다.

그것은 아주 중요합니다. 제가 그들을 설득해서 내는 책을 그들이 애정을 가지고

제작하지는 않겠지요.

여하튼 지난 6월인가 그 언저리에 이제 막 창업하고 나름 그가 ‘염두에 두었던 필자’를

찾아 온 젊은 출판인이 원한 원고는 정해져 있었습니다.

 

 

 

 

 

오래된 주민들은 아시는 인쇄물 《구례를 걷다》를 다시 만들자는 아이템이었습니다.

 

《구례를 걷다》

2010년 12월 20일 찍음

펴낸곳 | 구례문화원

사진•글 | 지리산닷컴

편집 | 윤은주

디자인 | 4dr

 

저는 지난 8년 동안 《구례를 걷다》를 ‘책’이라 부르지 않고 ‘납품 인쇄물’로 불렀습니다.

당연히 제 프로필에 기록하지도 않았습니다.

구례군 예산으로 만든 ‘약간 특이한 구례홍보책자’가 이 책의 정체성입니다.

비매품이죠. 반상회보도 비매품입니다.

《구례를 걷다》에서 저는 ‘내 마음대로’ 내용을 구성할 수 없었습니다.

물론 당시 구례군청도 ‘지 마음대로 하려는 놈 때문에’ 약간의 스트레스가 있었다는 것은 압니다.

당시 제가 관철시킨 것은 ‘군수인사말을 넣지 않는다’ 는 정도였습니다.

최초 제 생각은 정상 출간하고 돈 받는 책으로 서점에서 판매하는 사례를 만들자였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죠. 어느 지역 여행 갔는데 관광안내책자 돈 받고 사야하면 이상하잖아요.

이상하니까 재미있는 것이고 말이 되는 것이죠.

우여곡절 끝에 결과물이 나오고 한 동안 ‘비매품’을 ‘구매’하기 위한 소동이 있었죠.

시간이 좀 지나고 어느 온라인 헌책방에서 ‘중고’로 돈 받고 파는 것을 보기도 했습니다.

현실적으로 더 이상 《구례를 걷다》를 구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저도 없어서 작년인가 이곳을 통해서 수소문을 했으니까요.

분명한 것은 사람들이 《구례를 걷다》를 좋아했다는 사실입니다.

몇 권 제 책 중에서 사람들이 제일 좋아했던 것이 비매품이었다는 아픈 사랑의 이야기죠.

 

 

 

 

 

2010년 《구례를 걷다》는 대략 280p 볼륨입니다.

178장의 사진이 사용되었습니다. 2006~2010 사이에 제가 촬영한 구례 모습.

새로 만드는 책은 2권으로 결정이 되었습니다. 단지 다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뭔가 새롭게 기획을 해야했습니다. 우선은 기존 《구례를 걷다》에서 무엇을 살리고

무엇을 죽일 것인지를 정해야 했습니다.

《꽃은 눈을 헤치고 달려온다》에는 《구례를 걷다》 사진 중 48장이 살아남았습니다.

다음 주에 나올 《여행, 집으로 돌아가다》에는 28장의 기존 사진이 들어갑니다.

그러니까 2018년 버전 《구례를 걷다》에 해당하는 두 권의 책에는 8년 전 책의 사진

178장 중에서 76장이 살아 남고 새로이 220컷 정도의 사진이 추가되었습니다.

작년 6월에 제가 가벼이 ‘뭐 쉽네’ 라고 생각했던 작업이 아니게 된 것이죠.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구례를 걷다》이후 7년 정도 더 구례를 기록했으니 당연한 일이지요.

5만 장 정도의 사진을 일별했는데 한 권으로 만들기는 좀 억울하기도 했습니다.

같은 책을 다시 만들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면 묻은 손에 어느 정도는 ‘구례 11년’을 시각적으로

정리하고 싶었습니다. 10년 지났으면 대략 그리 해도 큰 죄는 아니라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디자인을 직접 하라는 제안을 받았지만 간명하게 거절했습니다.

늙고 낡은 디자이너인 저보다는 새로운 사람이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었고

무엇보다 본인 사진, 본인 글, 본인 편집디자인은 아무런 객관적 검증 장치가 작동하지 않는

방식이라는 2010년의 깨달음이 있었습니다. 감독과 편집자는 분리하죠.

감독이 자기 필름 자르기가 쉽지 않습니다.

2010년에 저는 펼침면 사진을 비교적 많이 넣었습니다. 제 스스로 넓게 보고 싶었으니까요.

이번에는 최종원고를 넘길 때 120% 분량을 넘긴다 생각했고 결과적으로는 35% 정도를

포기해야 했습니다. 제 생각대로 하자면 한 권이 400페이지가 되었겠죠.

책값이 2만 원을 훨씬 넘게 되는 것이죠. 그럼 시장에서 많이 힘들어집니다.

 

 

 

 

 

시작할 때부터 이번 책은 2010년 《구례를 걷다》 보다 글 비중을 높이겠다고 구상했습니다.

《구례를 걷다》에서 글 비중이 25% 정도였다면 이번 책에서는 40% 정도까지 올리고 싶었습니다.

2010년의 글을 그대로 살린 사진도 있고 글들을 이동시키고 새로 쓴 대목도 있고 완전히

새로 쓴 대목도 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그동안 지리산닷컴에서 주절거린 글들 중에서

책으로 출간하지 않은 짧은 글감을 주로 사냥했습니다. 글 양이 증가하니 사진은 아무래도

면적을 줄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2010년 《구례를 걷다》에서는 구례군의 1읍 7면에 대한 ‘안배’가 필요했습니다.

그래도 특정 장소로 사진이 집중되는 현상은 필연적이었지만 ‘지역 안배’는 일정하게

페이지를 잠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내 마음대로 할 수 없었다’는 하소연의 절반에 해당합니다.

이번에는 최초 선택에서 당연히 제 마음대로 사진을 정할 수 있었습니다.

사진을 보정하고 글을 쓰는 시간 보다 300%에서 100%로 줄여나가는 과정이 더 길었습니다.

선택한 사진에 기반 해서 글을 쓰게 될 것인데 화사한 풍경 사진이 주를 이루는 여행서에서

다소 무거운 에세이로 변하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포커스 나간 사진들도 몇 장 선택했습니다.

‘잘 찍은 사진’ 보다 ‘마음에 남는 사진’을 택했습니다. 그냥 그리 되었습니다.

 

 

 

 

 

있는 재료 다듬는 작업이라 쉽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작업에 돌입하자 생각하고 달랐습니다.

과거의 사진에 지금의 감정을 이입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결국 사진을 찍었던 당시의 상태로 감정을 이입해야 하는 일이었는데 힘들었어요.

저는 역시 너무 현재형의 인간인 듯합니다.

위 페이지 같은 경우도 처음에는 연곡분교 찬서 졸업식 단체 사진을 선택했으나

많은 실명과 많은 초상권들이 계속 부담이었습니다.

내 안에 자기 검열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어쩌면 그것이 제일 힘들었던.

여행자가 아니라 사는 놈이라 그런 것이 힘듭니다.

 

 

 

 

 

1권《꽃은 눈을 헤치고 달려온다》는 철저하게 계절의 흐름을 목차로 잡았습니다.

농사 절기가 중심 축입니다. 그래서 2010년의 《구례를 걷다》와 흡사해 보입니다.

2권《여행, 집으로 가다》는 이를테면 주제 별로 목차를 잡았습니다.

숲이라거나 나무라거나 마을이라거나 그녀들이라거나. 1권에 비해 텍스트 비중이

보다 더 높은 편입니다. 1권보다 무겁고요. 분해하고 재조립하는 과정이 좀 고통스러웠습니다.

초상권 문제로 마지막 까지 탈락과 수록 사이에서 제 마음 변덕이 심했습니다.

 

 

 

 

2006년 5월 31일에 서울에서 구례읍으로 이사 한 이후 지금 이 순간까지 저는 구례를 사랑합니다.

전생에 무슨 인연이 있었던 것인지 부산 출신 남자는 전라도 동쪽 끝의 어떤 마을을 정말 사랑합니다.

2018년 기준으로 12년째 접어듭니다. ‘내 사는 곳에 대한 애정’을 과감 없이 드러내었습니다.

그것을 불편해 하는 분들도 계시고 좋아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러나 정말 짙은 이야기는 하지 못합니다.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니가 뭔데?’ 라고 하건 말건 구례에 대한 제 시각적 단심은 이 책 이후로는 없을 것 같습니다.

 

 

 

 

 

1권 《꽃은 눈을 헤치고 달려온다》의 에필로그 마지막 부분 내려둡니다.

 

2010년 8월 21일 사진 폴더를 두고 몇 번의 갈등을 했다.

잠을 자는 마을 노인들의 경로잔치가 있었던 날이었고 칠불사 연못가에서 찍은 단체 사진이 있었다.

서른한 분의 어르신들이 사진 속에 존재했다.

서른한 분을 일일이 찾아뵙고 초상권에 관한 허락을 구할 것인가? 헤아렸다.

그중 열한 분이 지금 이 세상에 없다.

이 책 작업에서 가장 힘든 대목은 이런 장면을 마주할 때였다.

내 사진 속에는 존재하는데 지금 당신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내가 여행자였다면 당신의 부재를 알지 못했을 것이다. 결국 마지막 순간에 목차에서 제외했다.

2006년 5월 30일에 서울을 떠나 전남 구례로 거처를 옮겨 십일 년째 살고 있거나 여행 중이다.

여전히 재산세를 내지 않는 나는, 이곳 사람들에게 ‘언젠가는 떠날 놈’으로 분류되어 있고

그 생각은 맞을 것이다. 최근, 십 년을 머물렀던 오미동을 떠나 다른 마을에 작업장을 마련했다.

나는 여전히 바람이 전하는 오미동 엄니들의 소식에 촉각을 세우고 안부를 묻는다.

그러나 몇 개월 동안 찾아뵙지 않았다. 그 마을에서의 십 년은 지나치게 아름다웠지만

다시 그 마을로 돌아갈 가능성은 거의 없다. 단지, 구례에 머무는 것에 족하다.

그래서 나는 나쁜 놈이고 무엇보다 구례에 감사하다.

결국 떠날 것을 알면서 머물게 해주셔서 감사하고 구례라는 마을 자체가 존재해서 감사하다.

이 책은 구례에 바치는 나의 절절한 연애편지다. 수작하지 말라 타박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2017년 12월, 구례에서 쓰다.

 

 

 

 

 

그러니까… 책 사세요. -,.-

일단은 예약 판매입니다. 지금 주문하시면 4월 8일이나 9일 경에 발송한다고 합니다.

왜 예판을 하느냐? 물었습니다. 출판사에.

그래야 세트 박스 제작 양을 가늠하고 판매순위에 반영되니 노출 확률이 높다는 대답.

박스세트는 예판에서만 가능하다. 일종의 굿즈 같은 의미. 라고 하네요.

박스 세트 1,000권 가즈아!

1권, 2권 따로 구매는 4월 9일경부터 해 주시고 일단은 무리한 세트 구매!

오프라인 서점에서 구입은 역시 4월 9일경부터 가능하다고 합니다.

 

★ 알라딘에서 주문하기

 

★ 예스24에서 주문하기

 

★ 교보문고에서 주문하기

 

★ 인터파크에서 주문하기

 

오후에 온라인 서점 세팅 중이라 나머지 온라인서점들은 추가되는 대로 올리겠습니다.

 

글 · 사진 권산

서울에서 몇 년 밥벌이하면서 가족을 건사하다가

2006년에 아내와 함께 전라남도 구례로 이사했다.

구례로 옮겨 온 이후 김장을 담그기 위해 작은 텃밭에서 배추를 키우는 것 외엔,

컴퓨터로 디자인하는 일을 밥벌이 수단으로 삼았다. 쓴 책으로

«시골에서 농사짓지 않고 사는 법»(2010),

«아버지의 집»(2012),

«맨땅에 펀드»(2013),

«한 번뿐인 삶 YOLO»(2015),

 

그러나 제 것을 판매하니 죄송합니다. 솔직히.

 

 

 

 

 

 

fourd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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