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 / 꽃은 눈을 헤치고 달려온다

마을이장 2018.03.21 18:57 조회 수 : 1119

 

 

눈은 예보되어 있었고 날이 밝으면 카메라를 잡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금년에는 예정에 없었던 산동으로 올랐으나 눈은 오히려 용방면과 광의면에 더 많았다.

다시 길을 내려섰다. 작업장으로 내려가는 길에 차를 세우고 주워 담듯이 사진을 찍었다.

신발은 젖었고 호흡은 거칠었다. 그것은 사진이 될 것이라는 예보이기도 하다.

밤 늦고 피곤하여 글은 짧다. 말은 사진이 대신할 것이다.

 

 

 

 

 

 

 

 

 

 

 

 

 

 

 

 

 

 

 

 

 

 

 

 

 

 

 

 

 

 

 

 

 

 

 

 

 

 

 

 

 

 

 

 

 

 

 

 

 

 

 

 

물기 많은 눈이다. 그치거나 오후가 되면 빠르게 사라질 것이다.

차라리 영하를 유지한다면 다음 날 아침이 최적이겠지만 내일이 없는 눈이다.

구만제 즈음에서 왼쪽 능선 소나무 숲이 심상찮은 기운이라 우발적으로 핸들을 산으로 꺽었다.

 

 

 

처음 오르는 길이다.

관청에서 새로 만든 길은 원래 의식적으로 향하지 않는 버릇이 있다.

 

 

 

 

 

 

 

지나치면 본 외제 소나무 숲은 별 매력이 없었다.

그러나 오늘은 다르다. 오늘은 그들의 '때'다.

 

 

 

 

 

 

 

포장도로는 끝이 났다. 산행을 할 상황은 아니다.

오르면 대략 어디로 이어질지는 알겠다. 그러나 돌아섰다.

확인해야 할 지점이 많다.

 

 

 

 

 

 

 

 

 

 

 

 

 

 

 

 

 

 

 

 

 

 

 

 

 

 

 

 

 

 

 

겸재 정선은 개인적으로 제일로 치는 조선의 화가다.

그의 '미점준법'은 탁월하다. 이 산을 오르는 순간부터 나는 겸재의 세상 속을 거닐었다.

 

 

 

 

 

 

 

 

 

 

 

 

그리고 불과 이틀 전에 ‘만약 눈이 온다면’ 이라고 중얼거렸던 그곳으로 향했다.

 

 

 

눈이 온 다음 날 맑은 아침이 내가 원하는 상황이지만 내일 아침 눈은 없을 것이다.

1년을 기다려야 하니 오늘 이 순간이 내가 전 생애를 기다린 그 아침이 맞다.

 

 

 

 

 

 

 

 

 

 

 

 

 

그는 오늘도 낚시를 하고 있었다.

그가 오늘도 나를 인지했는지 알 수 없다.

 

 

 

 

 

 

 

다시 기회는 올 것이다.

기다릴 것이다. 그의 낚싯대와 나의 카메라는 같다.

 

 

 

 

 

 

 

 

 

 

 

 

 

 

 

 

 

 

 

 

 

 

 

 

 

<꽃은 눈을 헤치고 달려온다>

내가 준 원고에서 출판사는 1권의 제목을 그리 뽑아내었다.

2010년에 어느 사진 아래 붙인 글이었다.

 

 

 

 

 

 

 

 

 

 

 

 

 

 

 

 

 

 

 

꽃은 봄의 시작이 아니라

겨울의 끝을 알리는 소식이라고 썼다.

 

 

 

 

 

 

 

 

 

 

 

 

 

가득 담는데 비워진 느낌 찍기를 좋아한다.

 

 

 

 

 

 

 

 

 

 

 

 

 

 

 

 

 

 

 

 

 

 

 

 

 

 

 

 

 

 

 

 

 

 

 

 

 

작업장에 도착했다.

오늘은 또 다른 표정이다.

 

 

 

 

 

 

 

 

 

 

 

 

 

나무 한 그루로 책 한 권을 만들어 볼까.

 

 

 

 

 

 

 

오후에 집으로 돌아왔다가 다시 해질 무렵 작업장으로 출근하는 길.

산은 시리고 짙었다. 좋아하는 색감이다.

 

 

요즘 평소보다 좀 열심히 사진 찍고 부지런히 올리는 이유는 다 책 팔자는 수작이다.

한 권이 아니라 두 권이라 부담스럽다. 지리산닷컴에서 초반 판매지수를 치고 나가야 한다.

2권 구매 시 세트 구성으로 케이스를 제작할 것인데 세트 제작부수가 예약판매에서 결정될 것이다.

아주 정확하지는 않은데 3월 26일부터 온라인 서점 예판을 이곳에서 알릴 것이다.

예약 후 책을 받는 시기는 4월 10일 경으로 예상된다.

SNS에서 저와 연결되어 계신 분들은 좋아요도 좋지만 '공유'가 더 좋다.

일천 세트 판매라는 다소 황당한 목표를 잡고 있기 때문이다. 전성기도 지난 주제에.

2권의 제목은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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