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 / 중얼거리다

마을이장 2018.03.19 16:45 조회 수 : 1065

 

 

 

3월 19일 월요일.

지난 밤 9시부터 오늘 저녁 9시까지 비가 예보되어 있다.

금년에는 비 오는 날 사진을 찍고 싶다.

비 오는 날은 색이 짙고 깊다.

 

 

 

 

 

 

 

단지 출근길을 따라가다가 마음 닿는 곳에 차를 세운다.

 

 

 

 

 

 

 

당신은 사진 찍고 글 쓰는 것이 제일 좋아?

글쎄… 꼭 하고 싶은 일은 없어. 뭔가를 해야 하니 하는 것이지.

그래도 하기 싫은데 할 수는 없지 않나?

그렇지… 그거 할 때 스트레스가 제일 없긴 해.

 

 

 

 

 

 

 

아무리 생각해도 미래라는 모듈이 없는 것 같아.

억지로라도 어떤 목표를 만들어야 할까봐.

하다못해 컴퓨터나 카메라를 바꿔야겠다거나 뭐 그런 거.

꼭 집을 사야겠다거나. 근데 마음이 일어서질 않아.

지금 내 카메라 팔면 삼십만 원도 못 받아. 그런데 곧 두 권 사진집이 나와.

투자 대비 효율이 어처구니 없는 것이지. 단지 그냥 뭔가를 하는 거야.

나는 목표가 없어 마음이 헛헛한데 일부는 내가 뭔가를 목적해서 결과를 만든다고 생각 해.

이런 것을 아이러니 라고 해야겠지.

 

 

 

 

 

 

 

마누라 서울 가고 혼자 카메라 들고 돌아다닌다.

지난밤에도 오래간만에 혼자 집에 있었다.

1년에 몇 번 혼자 있는 경우 잠이 늦다. 괜히 그렇다.

업적도 없이 잠만 늦다. 막 살아도 될 것 같아서 마누라 스피커

내 컴으로 연결해 두고 티빙이건 유튜버건 틀어두고 눈만 아프다.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없었다면 자유로웠을 것이라고 생각한 의무와 책임.

애당초 나에게 그것이 없었다면 진작에 폐인이 되었을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때문에’는 ‘덕분에’다.

 

 

 

 

 

 

 

여전히 새로 자리 한 작업장 또는 사무실이 있는 마을을 살펴보지 않고 있다.

구례 12년째이니 새로울 것은 없지만 그래도 사는 곳 파악은 나의 버릇인데

그것을 하지 않고 있다. 어쩌면 길에서 마주할 그 지겨운 질문들이 귀찮은 것이다.

그렇게 되면 사는 곳에서 피상적으로 살게 될 것이다.

 

 

 

산수유 시즌이 시작되었지만 이른바 대표적인 사진 뽀인뜨로 갈 생각은 전혀 없다.

그냥 오며가며 눈에 밟히는 것들만 찍을 것이다. 아마도.

 

 

 

 

 

 

 

사는 곳에서 나에게 뭔가 의뢰하는 일들이 있을 때 내 입이 좀 거칠거나 간명해졌다.

 

“돈 주면 하께.”

 

선거는 진즉 시작된 탓에 이 방식의 대답은 실용적이거나 차단에 효과가 좋다.

물론 그에 따른 세평은 정해져 있다. 그러나 이전보다 편해진 것은 분명하다.

 

 

 

 

 

 

 

출근길이 길어지고 있다. 오늘은 약간 즐겼다.

카메라 내리고 잠시 바라보거나 그랬다.

 

 

 

 

 

 

 

순영이 형 집 지나서 광의면의 펼쳐진 들판을 굽어본다.

이래 보면 완만하게 올라서서 그렇지 제법 높은 편이다.

부지런한 농부가 감나무 박피를 했네.

 

 

 

 

 

 

 

봄이 되니 마을 나무들의 본색이 드러난다.

이 마을도 컬러가 제법 다양할 모양이다. 다음 주 중반 지나서 한 번 걸어 볼 일이다.

 

 

 

 

 

 

 

괜히 작업장 지나서 마을 위로 한 번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길.

기대했던 뷰는 나오지 않았다. 비는 그칠 듯 그치지 않을 모양이다.

 

 

 

 

 

 

 

음… 돌아다닐 필요 없이 작업장 앞 컬러가 제일 다양하겠다.

몇 걸음만 내려가 볼까.

 

 

 

 

 

 

 

아, 거의 와불이네.

기회가 되면 스토리를 한 번 들어봐야겠군.

조만간 한 번 찍어야겠군. 아냐, 어차피 1년 동안 찍겠지.

 

 

 

 

 

 

 

이곳을 염두에 두고 출근길 방향을 서쪽에서 동쪽으로 잡았다.

이곳에서 물에 비친 마을을 보고 싶었다.

 

 

 

 

 

 

 

24시간 카메라 세워 놓고 시간 별로 촬영해도 재밌겠다.

모드와 조리개 놀이하면서 찍으면 여러 가지 상황이 나올 자리다.

 

 

 

 

 

 

 

반영(反映)은 구름 많은 날이 좋다.

여하튼 뭔가 물 위로 비칠 요소들이 많을수록 좋다.

물론 수면은 고요할수록 좋다.

 

 

 

 

 

 

 

산벚과 마을 매화가 피고 산수유가 만개 상황인 3월 마지막 날,

그때 기온이 내려가고 지난 밤 대설이 내렸다면,

이 장소는 구례에서 반영사진의 대표적 장소가 될 요소가 충분하다.

우리만 아는 것이 좋겠다.

 

 

 

 

 

 

 

그러하니 이곳을 본 구례 사람들은 댓글에서 “어! 어디네.” 라는

말씀 하시지 않는 것이 좋겠다.

 

 

 

★ 근데 진짜 CD 안 팔리네...

 

 

 

 

 

 

fourd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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