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터 / 2011 쌀밥에 고깃국 그리고 이야기

마을이장 2011.10.31 00:03 조회 수 : 6657 추천:26








어느 장 날.
축협 앞에 하나의 마네킹이 세워지고 있었다.
시골에서 마네킹을 보면 이상하게 기분이 싸늘하다.
매장의 마네킹은 모두 오래 되었다. 그것은 마네킹이라기보다는 옷걸이 보다
쓸쓸한 기이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한국적 풍경이다.
차분하게 그림을 만들면서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주변의 눈들이 나를 이상하게
보는 듯 하여 후다닥 누르고 자리를 떠났다.
마네킹은 옷을 팔기 위한 소품이다. 간혹 회의적이다.
우리는 옷을 사는 것일까, 아니면 마네킹을 구경한 값을 지불하는 것일까.











2011년은 모든 것이 늦다.
구례에 자리 잡은 지난 5년 중 금년 가을 들판이 가장 오래간다.
여느 때라면 운조루 논 정도 남아 있을 시기지만 오미동 들판은 마치
벼를 베지 않을 것 같은 태세로 그렇게 가을볕을 받고 서 있다.











점점 순영이 형님 얼굴 보기가 힘들다.
서로가 바쁘다보니 나 역시 광의로 올라가기 쉽지 않다.
어느 아침 전화를 드리니 마지막 벼를 벤단다. 이곳에 소식 전한지도 좀 되었으니
간만에 벼 베는 모습을 찍고 싶었는데 오미동만 바라보다가 형님 논 마지막 벤다는
소리를 듣고 화들짝 놀라서 오후에 광의로 올라갔다.

나는 오메가3가 뭐하는 것인지 모른다. 사람 몸에 좋다는 것, 요즘 제법 화제라는 것 정도.
순영이 형님 쌀에서 검사 결과 오메가3가 나왔다는 소리를 지난봄에 들었지만 뭐 무지한
영역인지라 그러려니 했다. 하지만 그것이 쉬운 일은 아니라는 소리 또한 들었다.











“형님 쌀 더 잘 팔리겠네요. 옴메 거시기도 나오고. ㅎ”
“하이고 권 선생(여전히 나에게 말씀을 편하게 하지 않으신다),
오메가3 검출된다고 소문나면 안되야.”
“왜요?”
“오메가3가 나오면 쌀이 아니고 의약품으로 분류되야 불고 팔도 못헌다네.”

그리고 허허허. 정말 허허로운 웃음.

“쌀 좋으면 뭣한가? 팔도 못한디.”

마지막 논을 베는데 콤바인에 몰려 계속 논 가운데로 들어가던 너구리가 튀어 나온다.
순영이 형은 여전히 형수님, 딸, 아들과 함께 들판에 서 있었다.
농부 홍순영 사이트 http://www.ecosoon.com











지난 2년 동안 이곳에서 쌀 판매는 신통치 않았다.
원래 뭘 파는 곳은 아니지만 간혹 이벤트 성격으로 전을 펼치면 목표량을 달성하곤 했다.
그런데 쌀은 힘들었다. 원인을 이리저리 생각해 봤다.
1. 유기농 쌀은 비싸다.
2. 쌀 소비가 확실히 줄긴 줄었다.
3. 이미 쌀을 대어 먹는 곳이 많다.
4. 이장이 싫은 것이다.











이 문제는 단기적으로 해결될 일은 아니다.
오미동에 가을 쌀밥축제라는 대략적인 일을 제안할 때도 주민들은 쌀을 판다기 보다는
민박이나 콩 등의 부수적인 약간의 판매가 가능할 것이란 짐작을 하시는 것 같았다.
늘상 손님이 많은 마을이니 ‘까이꺼 뭐 다껌이 하자는데 잔치 한 번 하면 되지 뭐’ 라는 분위기.
10월 중순이 넘어서 서서히 벼를 베기 시작했다. 대부분 ‘물나락’으로 모두 ‘매상’했다.
쌀밥 축제를 예고했지만 ‘그건 그거이고 매상은 매상이고’라는 생각들이신게다.
‘물나락 매상’이란 베어서 건조시키지 않고 바로 수매를 하는 것이다.
건조해서 수매시키는 것 보다 조금 더 싸다.

“금년에는 얼마나 준답니까?”
“몰러. 사만몇처넌이나 준다나 어쩐다냐. 아 그냥 받아줄 때 넘겨 삘고 잊어 불고…”

정자 앞에서 만난 지정댁은 금년부터 다른 사람에게 농사를 맡겨 버렸다.











어쩌면 두 곳 정도의 방송에서 보도 의사를 알려왔지만 완곡하게 거절했다.

“많이 와도 감당할 수 없습니다.
일단 한 번 해보구요. 가늠을 못합니다. 전망은 당연히 어둡고요.
이거 해 마다 할 생각입니다. 금년에는 가늠하고 내년에 제가 부탁드리겠습니다.”

사업 전망 밝지 않다는 쌀장사를 할 것이다.
관행농 쌀을 이곳에서 팔 수는 없는 일이다. 전체적으로 친환경 단지지만 최저 무농약이
기준선인데 그에 해당하는 농사는 거의 없었다. 마을을 설득할 힘이 아직은 없다.
2011년에는 그 설득의 근거를 마련할 생각이다.
“엄니, 저희들이 팔 것이니까 농약하지 마세요.”
조금씩 확대해 나갈 생각이다. 한 번의 이벤트로 이 일을 끝낼 생각은 없다.
작은 마을의 수매를 농협RPC가 아닌 지리산닷컴이 책임지는 날이 올 것이다.
시골은 마네킹들만 사는 곳이 아니다.
오늘 판매할 제품은 좀 복잡하다. 아래 제품 설명을 자세히 읽어보시기를.











금년에 판매할 쌀 가격 때문에 이리저리 검색을 하는데 4kg 단위 포장이 많다.
5kg 포장지를 준비할 계획이기에 4kg 단위가 얼핏 이해하기 힘들었는데,
유기농 쌀 가격을 보니 4kg 29,000원에서 24,000원을 오르내린다.
아! 쇼핑하기엔 30,000원이 심리적인 저항선인 모양이다. 지리산닷컴도 그런 거 의식해야 하나?
그러자. -,.- 잘 팔지도 못했는데. 그러나 2kg 포장은 힘들겠고… 사람들은 소포장을 원하는군.
그러나 대규모 판매도 아니고 그 모든 포장 단위를 준비할 수는 없다.


A. 쌀 판매
무농약 햅쌀은 2,000kg 정도 판매 가능합니다. 품종은 '황금누리' 입니다.
무농약 햅쌀(백미와 현미) 5kg – 19,000원(택배비 포함)
무농약 햅쌀(백미와 현미) 10kg - 34,000원(택배비 포함)
무농약 햅쌀(백미와 현미) 20kg – 60,000원(택배비 무료)

- 주문 하실 때 성함, 주소, 전화번호, 주문량, 제품명을 정확하게 보내주세요

유기농 햅쌀은 1,200kg 정도 판매 가능합니다. 품종은 '호평' 입니다.
유기농 햅쌀(백미와 현미) 5kg - 29,000원(택배비 포함)
유기농 햅쌀(백미와 현미) 10kg - 50,000원(택배비 무료)
유기농 햅쌀(백미와 현미) 20kg - 80,000원(택배비 무료)



B. ‘나도 타인능해他人能解’ - 쌀 5kg 선물하기
이미 고향에서건 지인이건 쌀을 대어 먹는 집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러나 선물은 가능할 것이다. 쌀도 선물이 될 수 있다. 또는 누군가는 굶고 있다.
‘타인능해他人能解’는 마을의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쌀을 나눈 운조루의 유명한 뒤주다.
무농약 햅쌀(백미와 현미) 5kg – 19,000원(택배비 포함)
유기농 햅쌀(백미와 현미) 5kg - 29,000원(택배비 포함)

- 주문하신 분과 받으실 분 모두의 주소, 연락처 등을 알려주셔야 합니다.
- 받으시는 분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계시다면 주문하실 때 같이 주세요.
  이곳에서 프린트해서 동봉하겠습니다.
- 5kg 이상도 가능합니다.

★ 주문 / http://www.unjoru.net/bbs/zboard.php?id=mall
           또는 / unjoru8@hanmail.net

- 2011년 11월 14일부터 운조루곳간(위 사이트)에서 주문 받습니다.











C. 2011 쌀밥에 고깃국 그리고 이야기
1. 일정변경(전체 1박 2일로 변경합니다)
- 2011년 11월 12일(토요일) pm 5:00~11월 13일(일요일) 11:00 까지.
- 이틀 째(화요일 밤을 기준) 접수를 받았지만 단 한 분도
  당일 참가 신청자가 없습니다. 모두 1박 2일 신청입니다.
- 하여, 토요일(11월 12일) 점심을 행사의 중심으로 두는 것이 별
  의미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 행사의 중심 끼니를 저녁밥으로 이동한 것입니다.
- 그래서 그냥 1박 2일 행사로 일원화합니다.
2. 내용변경
- 11월 12일 오후 5시까지 오미동 도착 → 6:00 저녁밥 →
  7:00~10:00 이야기 → 11:00 취침 → 11월 13일 7:00 기상 →
  7:00~9:00 아침 산책 → 9:30 아침밥 → 11:00 해산
- 1인당 참가비용 / 70,000원(가족참가자 중 초등학생 이하는 30,000원)
  참가비 내용은?
  * 저녁밥(쌀밥에 고깃국, 생김치)
  * 이야기 시간(막걸리와 손두부와 생김치)
  * 아침밥(떡국)
  * 참가자 기념품(백미, 현미, 홍미, 흑미 각 1kg 세트)
  * 숙박비용 / 1인당 15,000원(개별 방 신청자는 추가비용 산출 후 개별 통지)
3. 죄송합니다 & etc
- 진실로 죄송합니다.
- 최초 기획의 핵심은 ‘당일 행사’였습니다. 이 생각의 출발은 저희들의
  작업 하중을 줄이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실질적으로 마을에서 이번 행사를
  진행하고 저희들(지리산닷컴)은 ‘같이 어슬렁거리며 논다’는 것이었는데…
  완전한 오판이었습니다. 너무 과감한 결정이지만 위와 같이 행사 일정과
  내용을 변경합니다. 거듭 -,.-
- 나머지 쌀 주문과 쌀 선물하기는 그대로 진행합니다.

★ 신청메일 / 상황종료입니다 -,.-


이상입니다.
복잡하지요.
정리하자면 주문 또는 신청을 위한 네 가지 항목이었습니다. 위 A, B, C 입니다.
주문 또는 신청 시 A, B, C를 먼저 표기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1월 12일(토요일) 오미동에서 밥상을 함께하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우리끼리 조촐한 추수감사제를…
까이꺼 인생 뭐 별 것 있습니까.









4d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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