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 시골에서 집을 구하고 싶다고?

마을이장 2011.05.17 23:35 조회 수 : 24127 추천:102





개인적으로 가장 싫어하는 메일은 ‘혹시 빈 집을 알아봐 주실 수 있나요?’ 라는 메일이다.
물론 일면식 없는 사람들이 이런 메일을 보내오는 경우가 열에 열이다. 주로 답변을 하지 않는다.
답변을 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장구하거나 집요한 경우는 간혹 답변을 하기도 하는데
나의 답장을 받은 사람들은 대부분 불쾌해진다.
‘뭐 이런 사람이 다 있어’ 라는 답장을 보내오는 사람도 있고 미안하다는 답장을 보내오는 사람도 있고
리턴 메일이 없는 사람도 있는데 공통점은 나의 답장으로 인해 기분이 나빠졌다는 사실이다.
나의 답변 중 최악은 아래와 같은 경우다. 시골에 사는 사람은 그런 정도 알아봐 주는 것이 당연하다는
뉘앙스의 메일을 보내 오는 경우,
1. 저를 아세요?
2. 내가 서울에 집 알아봐 달라고 하면 당신이 알아볼래?

알고 지내는 놈들이 물어오면? 간단하다. 아는 사이니까 더 간단하다.
1. 얌마! 니 인생 니가 알아서 해!
2. 읍내 여관 잡고 3일만 니 발로 돌아다녀 봐라. 그걸 내가 하리? 맞을래?
(* 하물며, 민박이나 숙소 예약해 달라는 일면식 없는 사람들의 메일에 대해서는 어찌 쌍욕이 나가지
않을 수 있겠는가. 나는 나긋하고 싶지만 세상이 협조를 안 한다.)

그러나 나는 평균 2주일에 한 번 정도는 집을 알아봐 달라는 메일을 받는다. 두 가지 성격이다.
1. 요양할 장소를 찾는 경우.
2. 귀농이나 귀촌 할 집을 구하는 경우.
첫째, 요양할 장소를 구하는 경우, 빈 집이나 장사 안 되는 민박집에서 거의 집을 대여해 주지 않는다.
집주인을 설득해야 한다. 이런 경우 시간을 가지고 설득하거나 돈으로 해결하는 방법 이외에는 없다.
마을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는다. 님비nimby의 맹아적 모습이다.
둘째, 귀농·귀촌의 경우는 보다 더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전환의 문제인데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 성의를
가지고 움직일 것이라고 생각하나? 지리산닷컴 이장은 그렇게 해 줄 것 같은가?
정말 이곳 이장이 봄나물처럼 나긋한 성격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단 말인가?
군 단위 지자체에는 대부분 부동산중개소가 없다. 거래가 드문데 그런 사업하는 바보는 없다.
있어도 별 의미는 없다. 읍내라면 몰라도 인근 면 단위 마을에서 뭐 하러 읍내 부동산에 집이나 땅을
내어 놓겠는가. 돈 드는데. 결국 지리산닷컴 이장 역시 집을 알아볼 수 있는 수단은 아는 인간들
몇 명에게 ‘그 마을에 빈 집 있나?’ 라는 전화 몇 통 하는 방법 이외에는 없다.
내 전화를 받은 사람들은 어떻게 할 것 같나? 그 마을에 빈 집이 있어도 움직이지 않는다.
‘빈 집’이란 사람이 살지 않는 집이다. 그 자손들이 도시에 있을 것이다. 내 형님이나 내 동생이 집을
구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또는 나에게 어떤 이익을 줄 수 있는 인력을 끌어들이는 경우가 아니라면
‘남의 일에 끼어드는 일’을 하지 않는 것이 시골의 특성이다.
오늘 시골에서 집을 구하고 싶다고? 편은 반복되는 질문을 방지하는 효과는 전혀 없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텍스트를 자세히 읽지 않는다) 나에게 보내오는 메일에 대한 자동 답장으로
요긴하긴 할 것이다.











A - 읍내 아파트, 연립 또는 빌라에서 당분간 살아보라

- 특히 시골 생활 경험 없이 귀농·귀촌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권한다.
- 3억 이내의 자산을 가지고 시골로 옮기려는 사람들에게 권한다.
- 5년 이상 귀농귀촌카페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귀농은 나의 운명이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에게 권한다.
- 마누라는 반대하는데 남자 혼자 ‘자연으로!’를 고집하는 경우의 부부들에게 권한다.
- 지리산닷컴 같은 사이트 보고 완전 착각해서 단순히 풍경 좋은 곳에 살고 싶은 사람들에게 권한다.

귀농귀촌 관련해서 믿을만한 사이트에서 소개하는 땅과 집을 1년 정도 노려보다가 현장을 몇 번
방문하거나 귀농 선배들의 집을 열 번 정도 방문하고 그 집 텃밭의 상추로 삼겹살을 열 번 정도 구워먹었는데
정말 좋았다는 식의 경험으로 섣불리 땅과 집을 결정하지 말라는 것이 첫 번째 권고의 핵심이다.

위 사진은 구례읍 전경이다. 이렇게 보니 구례읍도 메트로폴리스네.
그러나 사진 왼쪽에서 오른편으로 걷는데 25분 정도면 끝이 난다.
군 단위 지자체 읍내에는 대부분 아파트가 있다. 아파트에서 평생 살았는데, 자연으로 돌아가겠다는 거사를
결행하겠다는데 아파트에 살라고? 간명하게 그렇다. 시골살이 인큐베이터를 권하는 것이다.
왜? 귀농귀촌했다고 무조건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니까.
땅 사고 3개월 동안 집 짓는 중에 시골 업자들하고 전쟁 하느라 기분 완전 잡치고 그래도 마음잡고
집 고쳐가며 3개월 살다보니 ‘이런 지옥이 없네!’ 라는 상황에 직면할 때 당신의 대책은 무엇인가?
도시의 편리를 어느 정도 닮은 읍내의 아파트, 낡은 연립, 빌라에 살면서 1년 정도 그 지역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람을 사귀어야 땅과 집 관련 정보를 얻는다.
무엇보다 다양한 실패 사례를 접하는 소중한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월세 30만 원 이내의 읍내 아파트라면
수업료로 비싼 편은 아니다. 서른 평 정도는 될 것이다. 구례의 경우 읍내 건물의 대부분은 3층 이하다.
그 이상은 몇 안 되는 아파트 또는 연립, 드물지만 상가형 오피스텔이다.
전체 전세의 경우 전세금을 안정적으로 되돌려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 확보가 우선이다.
시골아파트는 ‘래미안’이나 ‘더 샵’이 없다. 그래서 안정적인 아파트는 빈집이 없어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
비어 있는 집이 많은 아파트는 빠져 나올 때 피곤할 가능성이 높다. 소유주가 부동산 회사인 경우가 많다.
분양 실패한 업자들의 공사대금 대신으로 ‘아파트를 잡은’ 채권자인 경우다. 이런 경우 ‘들어 올 사람이
정해지면’ 전세금을 받는 경우가 많다. 위 사진의 A, B 아파트, 오피스텔, 연립 등은 언급한 장점과 단점을
보유한 곳들이다. ‘없어질 돈’이라도 월세를 권한다. 당신은 그 와중에도 서울의 집을 유지할 수 있다.
돈이 아깝다면 열심히 수업하라. 그것은 당사자의 몫이다. 완전 완벽한 조건이란 원래 없다.











지나갈 때마다 나를 미소 짓게 만드는 이름을 가진 빌라를 마산면에 짓고 있다. 리치빌라트.
이 빌라를 어떻게 하시라는 것이 아니라 이런 식의 다가구 주택을 짓기도 한다는 것이다.
실내와 실외가 사각 반듯하고 벌레들은 주변 풀밭을 더 좋아하고 방충망 등의 시설이 확실하니
상대적으로 ‘불결함과 불편함’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
‘시골은 좋은데 벌레는 싫다’는 이야기는 주로 여성들의 입에서 나온다. 전원은 동경하는데 전원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전원 가까운 곳에 거처를 마련하고 전원으로 놀러 가시라.
블로그에 꼭 시골집에서 사는 모습을 올려야 할 의무조항이 없다면, 농사를 짓는 시골행이 아니라면,
농사를 짓더라도 농지와 주택이 꼭 붙어 있어야 할 이유도 없으니 도시형 주거형식을 ‘불완전한 귀농귀촌’으로
인식할 필요는 없다. 만약 그렇게 생각한다면 정말 촌스러운 일이다.
나도 읍내에 딱 만 2년을 살았다. 읍내살이는 그 나름으로 전혀 다른 풍경을 볼 수 있는 기회다.
그리고 우스운 것은 시골사람들은 읍내를 ‘시내’라고 표현한다. 읍내 사람들은 ‘시골껏들’을 무시하는
역사적 버릇이 있고 시골껏들은 ‘시내 사람들’을 부러워하는 경향도 있다. 그것은 아마도 ‘편리한 시설’에의
접근성이 높은 곳이 부동산적 가치가 더 높기 때문에 만들어졌을 것이다.
시골마을에서는 밤 10시에 반바지 차림으로 천천히 걸어 나가서 담배를 살 수 있는 가게가 거의 없다.
최소한 면 소재지로 차를 끌고 나와야 하고 관광지와 가까운 면 소재지가 아니라면 밤 10시까지 열어 둔
가게도 드물 수 있다. 그러면 읍내까지 나가야 한다. 읍내에는 24시편의점이 몇 개 있기 때문이다.
막상 평생을 도시에서 살면서 너무나 당연하여 그것이 ‘편리’라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서비스가 단절되면
상상했던 것 보다 일상이 불편할 수도 있다. 물론 사람에 따라서 그렇다.
읍내, 아파트, 연립, 빌라를 권하는 것은 그런 완충기를 경험해 보라는 방법론적 권고이자
땅 사고 집 짓고 후회할 가능성을 줄여보자는 이야기다.
아니다 싶다면 도시로 돌아갈 여력은 확보할 수 있지 않은가.
배수진이 성격에 맞는 사람들은 이 이야기는 패스.











B - 집뿐만 아니라 마을을 파악하라

평생 도시에 살다가,
귀농귀촌을 꿈꾸던 사람은,
시골마을을 둘러보면 한적하다는 인상을 받는다. 천만 명이 사는 마을의 소음과 백 명 정도 사는 마을의
소음이 같을 수 없다. ‘아, 조용하다’는 일성을 내뱉는다.
시골집은 집과 집 사이 간격이 어느 정도 있을 수밖에 없다. 예정된 나의 담장 안에서 ‘우리끼리’ 재미나게
살 것 같은 공간적 해방감을 느낀다. 길에서 드물게 마주친 할머니에게 물어보니
‘우리 마을은 예전부터 물이 좋고 인심이 좋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젊은 사람들이 들어오면 좋제’ 라는
말씀도 하신다. 에브리씽 이즈 굿이다.
여전히 마을이라는 공동체가 당신에게 미칠 영향을 실감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그것은 당신이 경험해
보지 못한 문화이기 때문에 생긴 당연한 한계다. 중복 날, 인심이 좋다고 말씀하신 할머니가 그릇에
뭔가를 담아서 건내온다. '어제 개를 잡았구만. 한 그릇 하시게' 라고 말씀하시고 당신의 푸들이 상큼하게
마루를 뛰어다닐때 머리가 복잡해질 수도 있다. 아는 것과 사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어느 마을로 당신의 귀농귀촌을 특정 한다면 그 마을의 역사와 구성원, 성씨의 분포 등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좋다. 그 마을의 주요 작물이 무엇이고 노인 층과 젊은 층의 분포에 대한 정보도 수집하는
것이 좋다. 아주 간단하게는 해당 지자체 사이트에 들어가면 마을에 관한 기본적인 정보는 안내되어 있다.
결혼을 생각해 보라. 처녀 총각들은 결혼 전에 지들끼리만 잘 지내면 만사 오케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결혼은 두 집안의 만남이다. 그로 인한 많은 일들이 발생한다. 당신이 정착할 200평만 보고
모든 것을 판단할 수 없다. 그 마을을 파악해야 한다.
시골사람들의 특징은 처음 보는 사람, 몇 번 본 사람들에게 절대 자신들의 단점을 말하지 않는다.
위 사진은 내가 사는 마을이다. 이제 지리산둘레길이 마을 위로 지나간다.
5월 13일에 오픈했으니 아직 아무런 영향은 없다. 그러나 서서히 이전에는 없었던 일들이 발생할 것이다.
당신이 정착하고자 하는 마을의 향후 계획을 알아야 한다. 한적한 마을이었는데 갑자기 주말이면 천 명
정도의 사람들이 당신 집 앞으로 지나갈 수도 있다. 처음에는 집과 집 사이에 논과 밭이 있었는데 2년
사이에 집들이 빼곡하게 들어서고 펜션 간판이 걸릴 수도 있다.
‘나는 조용히 살고 싶었지만 마을은 번성하기를 원할 때’ 당신이 선택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두 가지 뿐이다.
남거나 떠나거나.











이제 내가 사는 마을을 기준으로 본격적으로 집을 알아보자.
지금 그런 집이 있다가 아니라 설명을 위한 사례를 제시하는 것이다.
나는 부동산 매매에 관해서는 전혀 모른다. 감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매까지 포함된 아래 이야기들은
가능하면 '되팔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경우를 제시한다. 농촌은 도시처럼 부동산 거래가 활발하지 않다.
최악의 경우 떠날 수는 있어야 한다. 울며겨자 먹기로 계속 살아가는 것은 본인과 주변 모두 불행하다.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사람들의 팔 할은 ‘도시에서 실패한’ 사람들이다.
그것이 유무죄를 판가름 하는 것이 아닌데도 대부분은 인정하지 않는다. 성공과 실패의 기준이 다른 것이다.
당신은 당신의 기준과 맞지 않는 곳에서 당연히 실패를 한 것이다. 이제 당신의 기준에 적합한 곳에서
행복하게 잘 살면 되는 것이다. ‘도시에서 실패한’ 이라는 나의 표현은 객관적 현실에 대한 사실 보도에
해당하는 것이다. 나는 1억 이상의 연봉을 받던 오십 대 이하의 사람이 스스로 귀촌하는 경우를 아직은
실견하지 못했다. 그런 사람들 중 귀촌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월급쟁이 생활의 막장까지 간다.
퇴근 후 술자리에서 아무리 격하게 세상을 욕해도 다음 날 아침에 출근할 것이란 것은 뻔하다.
결국은 최대한 비축해서 자신이 생각하는 말년을 대비하는 것이다. 그래서 은퇴형 귀촌이 아닌 대부분의
삼사십 대 귀촌자는 역세권이 아닌 마을버스를 타야 도착하는 아파트를 처분하고 내려와서 땅과 집을
사고 나면 버틸 자금이 거의 없다. 그래서 되팔 수 있거나 저렴한 거처가 그런 사람들에게는 정답이다.    


C - 빈 집 중에는 새 집도 있다

일반적인 경우는 아니다. 은퇴형 귀촌이나 준비형 귀촌의 방편으로 시골에 집을 마련해 두는 경우가 있다.
훌륭하게 집을 지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점점 방문하는 횟수가 줄어든다. 처음에는 전입신고까지 하는 방안을
생각했지만 1년 2년 미루어지고 대부분의 시간을 도시에서 머문다. 한 달 만에 와 보니 마당의 풀이 밀림이다.
대책이 없다. 사람이 살지 않는 집은 아무리 잘 지어져도 들어서면 안온한 느낌이 들지 않는다.
세트장처럼 되어간다. 두 가지 방법뿐이다. 팔거나 임대를 하거나.
이런 경우의 집은 아무래도 인맥에 의해 ‘우연히 얻어 걸릴’ 확률이 높다. 소유자가 돈이 그렇게 답답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일이 성사되기 힘든 측면이 있다. 그러나 ‘1년만’ 이라는 식의 전술을 구사하면서 일단
진입하는 전술이 유효하다. 단점은 시골 집 치고는 임대료가 제법 할 것이다. 15~20평 정도의 집이지만
월 삼사십만 원 정도. 물론 장기적으로는 거처하기 힘들다.











전라남도에는 새로 지은 한옥이 많다. 유무상의 지원을 받았기 때문이다. 기존의 마을 주민들 중에서도
일단 땅이 있으면 자격이 가능하니 많이 지었다. 외부에서 들어 온 사람들도 이런 정보를 가지고 땅을
구하고 지원을 받아 ‘내 집을 마련’한 경우가 있다. 자주 바뀌긴 했지만 무상지원의 형식적인 조건은
‘민박’이었다. 그러나 대부분 민박을 하지는 않는다.
이런 한옥들 중에 매매 또는 임대가 가능한 집들이 있다. 비어 있는 것이다. 규정상 지원받은 집은 3년인가
5년 동안 매매를 할 수 없다고 하는데 뭐 가압류 등의 방법으로 실질적인 소유권을 확보하면 될 것이다.
마을에 따라 편차가 있겠지만 검증된 집이라면 집주인 역시 지원을 받아 본전을 많이 들이고 지은 것이
아니기에 심한 바가지를 씌우지는 않는다. 정보는?
http://www.happyvil.net 로 가서 ‘한옥민박체험’ 이란 메뉴를 클릭하라.
전라남도 행복마을이란 사이트는 물론 한옥민박들을 소개하기 위해 만든 사이트지만 해당 마을들의 위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그 중 몇몇 마을을 방문해서 ‘장사 안하고 비어 있는 한옥’을 물어보면 될 것이다.
이때 리사무소로 전화해서 ‘그 동네 빈 한옥 있어요?’ 라고 물어보는 것은 나에게 메일로 물어보는 것과
같은 결과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언제 지었느냐, 어느 마을이냐에 따라 편차가 심하겠지만 1억5천~2억
사이 정도에서 200평 정도의 한옥을 구입할 수 있을 것이다.
전세는 모르겠고 월세의 경우 역시 삼사십만 원 정도일 것이다. 이런 경우도 역시 읍내아파트에서
1년 살아보기와 같은 개념을 지출 면에서는 적용할 수 있다.











D - 펜션이나 민박을 찾아보자

이 경우는 다양한 가격대와 다양한 모델이 있을 것이다. 사진은 우리마을의 스트로베일하우스다.
압축볏짚과 황토로 만든 집이다. 처음에는 펜션으로 활용했지만 지금은 임대 주택으로 기능한다.
아마도 펜션이라는 숙박업을 운영하는 것이 피곤했을 것이고 생계형의 사업이 아니다보니 그냥 임대하고
잊어버리는 것이 편했을 것이다. 이런 경우는 살림집 설계가 아니었던 관계로 다용도 공간 등이 좀
부족할 수 있다. 역시 월 삼사십만 원 정도를 예상한다. 펜션이나 민박형 설계의 특성상 원룸인 경우가 많다.
독신이나 시골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직업을 가진(교사, 농협직원 등) 인사발령 대상자에게 적합할 것이다.
어느 정도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에 근접하는 모델일 것이고 편리함을 포기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에게 우선이다.
다른 민박의 경우는 최근의 세련된 펜션형이 아닌, 80년대 중반 이후 대학생 MT 전문 낡은 민박집들이 있다.
양옥형이거나 스레트집이다. 많이 낡았고 해당 마을들은 더 이상 민박의 전성기에 진입할 가능성도 거의 없다.
가격은 모르겠다. 월 몇 만 원에서 이십만 원을 넘지 않을 것이다. 단, 어느 정도 손을 보고 들어가야 할 것이다.
그런 경우 그 비용을 탕감하는 월세 절감 방안을 집주인과 상의할 수 있을 것이다.
이름 난 계곡 쪽으로 좀 오래된 민박들이 있다. 보통 조립식 패널로 만든 민박인데 장사가 잘 안 된다.
가동률이 연간 5% 이하인 경우가 많다. 이야기 잘 하면 임대나 매매가 가능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장기적으로 이 방법에 의한 저렴한 주택 구입도 생각하고 있다. 물론 주변 경관에 대한 기대는 접는 것이 좋다.
경관 좋은 곳은 해당 시기에 놀러 가면 되는 것이지 내가 꼭 그 위치에 무리해서 살 필요는 없다.
역시 집 자체는 여러 가지 불편한 일이 발생할 것이다. 겨울에 수도가 끝장나거나 보일러가 터지거나
뭐 그런 정도. 그러려니 하는 성격을 가진 사람들에게 권한다.











지금까지는 안양이나 시흥에서 살고 있는 당신이 지금 살고 있는 월세보다 조금 싼 집들에 관한 이야기가
많아서 도무지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불만인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사실 어느 정도 편리를 계속 누릴 수
있는 집들은 도시에서 생각하는 시골 집 처럼 저렴하지 않다.


E - 마을의 공공건물을 알아보자

살고 있는 마을의 구판장(슈퍼마켓)이 2010년에 문을 닫았다. 물론 수익성이 없었기 때문이다.
젊은 사람들은 전부 차가 있고 읍내 마트나 순천에서 장을 본다. 가게와 방이 하나 달려 있는 공간이 비어 있다.
누군가 구판장을 운영하겠다고 하면 공짜로 살 수 있다.
노인들은 담배나 소주 한 병을 구입하기 위해 읍내로 나갈 수는 없다. 물론 가족 단위 귀촌의 경우는 대단히
불편하거나 적합하지 않은 조건이다. 한 사람 또는 최대 두 사람. 사진에서 보이듯이 남녀노인정과 리사무소가
붙어 있다. 마을 여론의 중심지에 해당한다. 여의도 증권 찌라시의 진원지가 되는 것은 필연적이다.
왕룽일가 같은 소설을 구상하는 작가라면 최적의 서식지. 이런 조건에서 살 수 있는 사람을 물색하는
일은 쉽지 않다. 혹시 둘레길을 걷는 사람들의 숫자가 안정화되면 이런 공간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여하튼 기존 마을에는 이런 식의 주거 가능한 공공 성격의 공간도 있다는 이야기.











역시 마을의 공공건물에 해당 하는 경우. 오미동 마을회관은 금년 중 신축해서 옮기게 될 것이다.
이후에 사진의 건물은 사용하거나 철거하는 수순이 남아 있다. 20평 정도 공간인데 수리하지 않고 바로
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물론 내 기준에서 그렇다. 누가 사용하느냐에 따라 공짜로 살 수도 있다.
물론 마음대로 수리하지 못하는 단점도 있다. 이를테면 마을의 예비 공간 정도로 염두에 두는 것이다.
공짜로 산다면,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것이 진리이니 그에 상응하는 어떤 기능을 하긴 해얄 것이다.
몇 개월 동안 나를 들어오라고 마을의 몇몇 사람들이 계속 재촉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시골사람들이 좋아하는
시멘트에 반듯한 사각형 건물이고 귀촌을 꿈꾸는 사람들이 별로 선호하지 않는 모양이기도 하다.
척 보면 개방형의 구조라 성격이 원만한 사람들에게 적합하다. 혼자 조용히 살고 싶어 내려 온 사람들에게는
충분한 고통을 안겨 줄 수 있는 구조와 위치다. 지나가는 마을 사람들이 항상 나를 관람할 수 있다.
최근에 용도가 정해져서 일단 용처에 관한 논란은 일단락이 난 집이다. 시골마을에는 간혹 이런 식의
공간이 놀고 있는 경우도 있다. 물론 발품을 제법 팔아야 구할 수 있고 면접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저렴하면 대가가 따르는 법이다.











F - 집시gipsy형 시설

이동 가능한 조립식 시설물이다. 지리산닷컴 사무실과 같은 경우다. 본질은 컨테이너 박스를 재료로 몇 가지
주택적인 요소를 더한 것이다. 싱크대, 화장실과 전기순간온수기 부착 샤워실, 도배, 전기필름단열 난방 등이다.
가격을 물어오는 사람들이 많은데 3년 전에 평 당 백만 원 정도였다. 사무실은 일곱 평이다. 혼자 살거나
몇 년간 임시 가옥으로 활용할 생각이라면 아주 나쁜 선택은 아니다. 물론 새것과 중고가 있을 것이다.
대도시 인근에서 이런 집을 만드는 업체들이 있을 것이다.
‘컨테이너 하우스’ 같은 키워드로 검색하면 정보는 무궁무진할 것이다.
다양한 반환경적인 자재로 지은 집이라 몇 개월 동안 호흡이 좋지 않다. 여름에 따뜻하고 겨울에 시원한 집이다.
에어컨이 없다면 여름에 저 속에서 서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번에 옮기면서 난방 필름을 교체했는데
이것은 발열이 된다. 이전에는 바닥 자체가 발열이 없었는데 최근 전기 난방재는 발열을 한다. 바닥만
따뜻한 것이 아니라 실내 공기도 따뜻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중고를 구입할 경우 바닥 난방자재가
이삼십만 원에 육박하는 전기세를 발생시킬 수도 있다. 최근의 전기 난방재는 전기세 지출이 그렇게 많지 않다.
절대적인 조건은 5톤 크레인이 진입하고 들어서 옮길 수 있는 위치여야 한다. 당신 땅이건, 빌린 땅이건,
무단 점유한 땅이건 그렇다. 신기한 것은 전기와 전화는 어디에 있건 무조건 연결해 준다. 수도는 이동하는
곳에서 제 알아서 연결해야 하는 단점도 있다. 아, 가장 결정적인 단점은 집과 사람을 동일시해서 무성의하게
인생을 사는 놈이란 인식을 주변에 심어줄 수도 있다. 집시라이프를 지향하는 사람들에게 경제적이다.
큰 손상이 없다면 중고로 팔 수 있다.











시골에 산다고 의무적으로 포괄적 생태 건축 스타일에 매달릴 필요는 없다. 막상 생태 건축이란 것은
건축비가 많이 들거나, 저렴하게 지었지만 자신의 손으로 집을 지어서 어쩔 수 없는 아마추어의 한계로
후회스러운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한번 잘 못 지은 집은 이상하게 완벽하게 하자 보수하기 힘들다.


G - 조립식 주택 또는 수리하지 않고 살 수 있는 집

사진의 집은 마을의 어떤 분 집인데 원래 마을 출신이다. 집터가 있었지만 오랜 세월 밖에서 살았던 관계로
귀향했을 때 집을 새롭게 만들어야 할 상황이었다. 그냥 조립식 패널을 기반으로 외부 타일 붙여서 추위와
더위에 조금 대비하고 약간의 불편을 감수한다. 원래 있던 집터에 대략 만들었다. 사고방식의 문젠데 나는
개인적으로 지지한다. 짐작하건데 충분히 ‘예쁜 집’을 지을 수 있는 여력이 계신 분이지만 사는 집에 많은
투자를 할 생각이 없는 것이다. 평당 150만 원 이하에서 처리할 수 있다. 겨울이면 산에 지천인 나무해서
불 팡팡 지피고 사신다. 실속이 있다. 보기에 화려하거나 예쁘지 않으니 주목받을 이유도 없다.
교과서적인 전원형의 주택이 아니어도 관계없는 사람들에게는 현실적인 주거 형태다. 집에 투자하는 돈
차라리 통장에 넣어둬라. 정말 평생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 그 돈을 투자하면 된다.











내가 사는 집이다. 조립식 패널 기본에 외장 타일을 붙였다. 전체적인 재료가 여름에 따뜻하고 겨울에
시원할 수밖에 없는 집이다. 15평 정도다. 개인적으로 내가 구하고자 한 집은 수리가 필요 없는 집이었다.
그것에 적합한 형태다. 매매가 아닌, 기약할 수 없는 시간 정도 살 것인데 수리비용을 지출하기도 좀 그렇다.
전세 없이 월세 15만 원. 계약서 같은 거는 없다.
그래서 장단점이 있다. 4년 전에는 5만 원이었는데 인상된 것이다. 그것은 마을의 변화와 관계가 있는 것이고
개인적으로 15만 원을 한계선으로 생각한다. 그 이상이라면 내가 생각하는 시장 가격에 적합하지 않다.
마을은 전체적으로 이미 거품이 형성된 상태이기 때문에 내가 얼마나 더 이 집에 살 것인지 예정하기 힘들다.
그러나 내가 살았던 집 중에서 가격 대비 성능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수리하지 않고 바로
입주할 수 있는 시골집을 구하기는 힘들다. 그래서 나 역시 읍내에서 2년을 살았다. 앞에서 언급한 장사
안 되는 조립식 민박집의 기본 구조도 이와 비슷하다.











이런 집들은 내부적으로 제법 허술한 마무리를 필연적으로 예정하고 있다.
사진의 외부 보일러로 연결되는 바닥은 미장이 뚫려 있어 언제든지 지네를 비롯한 절지동물과 각종
천연기념물 벌레들이 출입할 수 있다. 변기가 놓여 있는 위치는 비정상적으로 넓은 욕실 구조로 보자면
이해하기 힘들다. 왼쪽 다리는 거의 벽에 닿는다. 그러나 이런 아주 사소한 구조적인 결함은 살아가는데
별 다른 지장을 주는 것은 아니다.
시골에서 집을 수리하거나 집을 짓는 일은 도시에서의 수준과 같지 않다. 누군가의 표현으로 대신하자면
‘저렴하나 깔끔치 못하다’. 냉온수 수도꼭지의 위치를 바꾸어 놓거나 모든 꼭지를 온수로 연결한다거나
이해하기 힘든 높이에 연결하거나 약속된 날짜에 일이 끝나는 기적은 절대 일어나지 않거나 일을 하다가
며칠 사람이 사라지거나 평생을 가도 마무리가 되지 않거나 타일, 벽지, 소품들에 대한 선택권은 당연히
없는 것이고 그 이외에 몇 백 가지 정도의 경우에서 무엇을 상상하건 그 이상을 볼 수 있다.
최대한 자신의 생각에 근접하기 위해서는 인터넷으로 소품을 주문하고 읍내의 기술자에게 시공만 부탁할
수 있는 관계 설정 또는 인맥을 형성해 두는 것이 좋다. 대충 알아서 고쳐가면서 사는 것이 답이다.











H - 기존 빈 집을 고쳐서 살아가는 방법

이집은 2010년 우리마을 사무장의 집이다. 여기서는 두 가지 대목을 이야기할 수 있는데,
그 두 가지는 직장과 주거 공간을 한꺼번에 해결하는 방법이다. 이 집은 무료로 살게 된 집이다.
물론 마을 사무장을 한다는 전제에서 마을에 있는 빈 집 하나를 그렇게 활용하는 것이다. 전면 사진이
적당한 것이 없어서 작년 봄 어느 날 사진인데 400평 정도 되는 대지에 15평 이하의 세 칸 집이다.
지들이 언제 마당에서 차 돌려서 주차하겠는가. 예쁜 집이다. 이 집은 이들 부부가 3개 월 정도 쉬엄쉬엄
수리를 한 집이다. 물론 외형적으로는 그다지 표시가 나지 않아 많은 의혹을 받았지만 수리한 집 맞다.
중요한 것은 수리 비용이다.
이 집의 수리비용은 구례군의 빈집수리 비용을 오백만 원인가 육백만 원인가 지원받은 것이다. 아무나
지원해 주나? 일단은 농지원부라는 것이 있어야 한다. 300평 이상 농사를 짓고 있다는 증명서 같은 것이다.
자기 땅이 아니라도 가능하다. 임대농인 경우에도 지주가 동의하면 농지원부를 받을 수 있다.
그것만 있으면 되나? 아니다. 지자체마다 빈집 수리 관련이나 귀농귀촌 관련 지원금 규정은 다르기 때문에
일반화할 수는 없다. 연간 정해진 빈집 수리비용 예산이 있기 때문에 만약에 고갈된 경우에는 지원받을 수 없다.
제반 조건이 다 되었다면 모두 해결되는가? 물론 아니다. 여기는 대한민국이다. 원만한 성격을 가지고 담당
공무원을 열 번 정도 만나고 스무 번 정도 통화하면 가능하다. 물론 사후 영수증 확실히 챙겨서 제출해야 한다.
자세하진 않지만 대략적인 집수리 모습은 귀찮지만 아래 주소 세 개를 클릭하면 된다.  

http://blog.naver.com/undersea73/40101282355
http://blog.naver.com/undersea73/40103373962
http://blog.naver.com/undersea73/40104158223

이 집이 그래도 간략한 수리로 사는 것이 가능했던 것은 몇 년 전까지 어르신이 기거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원래 입식부엌 형식이었기에 대대적인 보수를 필요로 하지 않았다. 이미 보일러와 실내 화장실이
있었기에 그래도 수리하기 편했던 것이다.
집에 관한 생각은 일반화할 수 없다. 어느 정도의 수리를 생각하는지는 제 각각의 기준이 다르다.
권고한다면… 적당히 대충 하고 사는 게 좋다. 뭐 내 기준에서는 그렇다.











I - 시골에는 빈 집이 많다?

제법 많은 사람들은 인구도 줄어가고 노인들만 주로 살아가는 시골에는 당신들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빈 집이 많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내가 사는 지역을 놓고 이것에 대한 확답을 내리기는 힘들다.
그러나 살아보니, 다른 지역도 좀 돌아다녀 보니 막상 ‘지금 당장 살 수 있는 빈 집’은 드문 것이 현실이다.
무엇보다, 반복된 표현이지만 ‘이 정도면 살만하다’는 기준이 제 각각 달라서 집을 소개한다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다.
사진의 집은 오미동에 있는 현재 ‘빈 집’이다. 매매는 불가다. 한때 수리해서 살려면 살아라는 것이 주인장의
입장이었는데 요즘은 골치 아픈 일 만들기 싫어서 생각이 어떠한지 모르겠다. 이 집은 화장실이 없다.
원래 마당에 재래식 화장실이 있었지만 사람이 살지 않으면서 사라졌고 실내에 화장실을 만들건 실외에
만들건 욕실을 겸한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여전히 어르신의 가구가 존재하기에 누군가에게 집을 임대하거나 그냥 빌려주는 일이 쉽지가 않다.
빈 집은 있으나 당장 살기 힘든 것이다. 개인적 취향에 따라 저 시멘트 마당을 깨부수고 텃밭이라도 하고
싶지만 철거와 폐기 비용, 주인의 동의를 얻어야 하니 그 과정이 쉽지는 않다. 그럼에도 이런 케이스
정도라면 꾸준히 집주인과 접촉해서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낼 가능성은 있는 집이다. 집 자체는 튼실하다.
화장실과 욕실을 실내건 실외건 만드는데 오백만 원 이내의 돈이면 될 것이니 그 정도면 저렴한 수업료다.











상사마을 동백 숲 밑에 있는 집이다. 2년 전 쯤에 어느 노인이 들어와서 온 몸으로
수리해서 살고 있는 집이다. 수리하기 전에 나 역시 이 집을 보았다. 딱 견적 이천만 원은 필요로
한 집이었다. 사진 오른편의 검은 색 그늘막을 친 부분은 벽의 대부분이 허물어진 상태다. 한 사람이
대략 살 수 있는 정도로만 심하게 허물어진 부분을 보수한 것이다. 지난 겨울에 아주 힘들어 하셨다.
울타리와 출입문의 아치 그리고 바닥의 돌들은 직접 쉬엄쉬엄 손을 본 것이다. 역시 매매는 불가능한 집이다.
빈 집은 있지만 대부분 매매가 힘들다. 원래 살던 어르신들이 별세하고 나면 도시의 자식들은 대부분
아주 급한 일이 발생하지 않는 한 고향의 집을 처분하지 않는다. 언젠가 자신들이 돌아올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또는 형제들이 몇 있어 합의를 보는 과정도 힘들다. 공식적인 임대도 자식들 마다 의견이 달라 힘든 경우가 있다.
집주인 귀찮게 하지 않는 선에서 대략 알아서 사는 것은 가능하지만 구조적으로 일가족의 이주용으로는
도저히 적당하지 못하다.











내가 살고 있는 집 50m 정도 위에 있는 대지 백 평 조금 넘는 집이다.
시골집으로 봐서는 작은 집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집을 한동안 바라보았지만 포기할 수밖에 없는 조건이다.
여러 가지 법적인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있다. 이런 집은 매매가 가능해도 집채 자체는 하나도 건질 것이 없는
상태다. 집터를 사는 것이다. 허물고 벽돌집이나 조립식 패널로 짓는다면 평 당 250만 원 정도에서 공사를
끝낼 수 있을 것이다. 15평 정도 집이 적당할 것이다. 돌담과 과수를 살리면 예쁜 집이 될 가능성이 높은 집이라
한동안 바라보았지만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시골에는 간혹 이렇게 빈 집이 있다. 그러나 즉시 사람이 살 수 있는 집은 거의 없다. 정확하게는 빈 집이
아니라 빈 터가 있는 것이다. 시세 이상의 돈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지만 그럴 수 있는 사람들은
이런 사이트를 보지 않는다.











J - 또 다른 경우의 수

내가 사는 집은 아니지만 나와 연관된 집이다. 260평 정도의 대지에 10평 정도 되는 집이다.
물론 지어진지 오래되었다. 그냥 그러려니 하고 보일 수도 있지만 4년째 텃밭을 가꾸었고 시멘트 마당도
잔디 마당도 아닌 집이 이런 정도 보이려면 열심히 풀을 뽑고 관리했다는 소리다.
시골에 살아 본 사람들은 제초제 하지 않고 이런 정도 관리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안다.
이 집의 원래 모습은?











15년 이상 버려진 집의 상태는 이랬다. 역시 매매는 불가.
자식들은 모두 도시로 나가 있고 매매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언젠가는 돌아올 집이라는 생각이었고
전세나 월세도 원치 않았다. 그러면? 알아서 수리해서 살아주면 좋겠다는 조건 정도.
마을의 거대한 쓰레기통 같은 집을 수리하는데 든 비용은? 일천만 원 정도 들었다.
하드웨어에 대한 수리는 그렇지만 살면서 소박하게 가꾼 정성은 그 이상일 것이다.
우리는 대략 5년 정도는 수리비용에 해당하는 사용 연한이라고 생각했다.
읍내 등기소를 찾아가서 건물 대장을 찾았지만 없었다. 어차피 계약은 불가능한 집이었다.
무허가. 시골마을에는 흔히 있는 경우다.











5년에 일천만 원이라는 비용은 도시적 감각으로는 대략 큰 무리는 아니라는 판단이었다.
5년 정도 살 수 있는 집이라면 이런 정도 수업료를 지불하는 방식도 별 문제 없이 시간이 흐른 지금에서는
괜찮은 판단이었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떠날 때는 제법 마음이 쓰릴 수도 있을 것이다.
어느 정도 몸을 던진 집은 산술적인 가치 이상의 그 무엇이 있다.
내가 해 줄 수 있는 시골집의 여러 가지 경우의 수 이야기는 여기까지다. 나를 직접 만난다고 해도
이 이야기 이상의 내용은 없다. 중요한 것은 이런 경우의 수에 해당하는 집을 알아보는 것은 내가 아니라
당신들이라는 사실이다. 기본적인 정보? 그것은 원하는 마을의 이장님과 통화하는 것이 훨씬 현실적이다.
군청이나 면사무소에 전화해서 목적을 이야기하면 마을 이장님들의 전화번호를 알려줄 것이다.
또는 해당 지자체 사이트에 들어가서 행정 관련 메뉴를 찾아보면 이미 나와 있기도 하다.
통상 지역을 먼저 정하는 것이 옳다. 사람마다 제 각각 인연의 땅이 있다. 정해진 지역은 범위를 설정하는
것이고 아무리 오래 걸려도 삼 일 정도면 해당 지역에서 어떤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원하는 모양이 없다면 없는 것이다. 그런 정도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는 것이 시골에서 집을 구하고자
하는 당신의 생각 또는 꿈을 점검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다른 사람은 그것을 대신해 줄 수 없다.











당신이 생각하는 시골집은 어떤 모습인가?
단순 소박한 것이면 된다고 말들 하지만 현장에서 직접 만난 단순 소박함 앞에서 당신의 의지는
대부분 쉽게 무너진다. 사실 당신이 말해 온 단순 소박함은 쬐끔 세련되거나 멋 잇는 구석이 있었지.
다른 사람의 블로그에서 보았던 이미지와 당신이 살아야 할 현실은 전혀 다른 것이다.
어쩌면 당신은 잡지에 나오는 멋스러운 전원주택을 가지고 싶었던 것이다.
도시의 나를 정리하는 대가로 그런 정도는 누릴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했을 수도 있다.
정리하자면 아주 간명하다. 시골에서 집을 구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1. 많은 불편을 감수할 수 있는 정신과 마음 상태로 초라한 집이라도 열심히 가꾸는 방법.
2. 돈을 많이 벌어라. 돈으로 해결하면 언제든지 바로 실현할 수 있다.

여하튼 이 문제로 더 이상 나에게 메일을 보내지 않았으면 한다.
나 역시 시골에 살면서 여전히 시골에 적당한 집을 구하고 있는 사람이다.
내 코가 석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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