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터 / 살림을 계속하자 - 유기농 쌀 팝니다

마을이장 2010.12.20 21:35 조회 수 : 6693 추천:198








2010년 10월 31일. 나락을 베었다.
물론 운조루와 지리산닷컴이 1년 중 두번 진행하는 농산물 판매,
밀가루와 유기농 쌀을 경작하고 있는 들판을 말하는 것이다.
역시 마을에서 가장 늦게 베었다. 금년 대한민국 전체 나락 상황이 많이 좋지 않다.











햅쌀인데 판매 자체가 많이 늦어졌다. 전적으로 내 탓이다.
가을에 나락 걷고 목돈 만져보는 것이 농부의 낙인데 시골디자이너가 바쁘다는 이유로
판매를 미루어 두고 있었다. 같은 마을에 있다보니 거의 자정까지 불을 켜 둔 사무실을
보았을 것이고 농부는 나를 재촉하지 못했다. 지리산닷컴도 더 이상 미룰 수는 없다.











두 단지(한 단지는 900평 정도) 논에 3년째, 무농약은 물론이고 무화학농으로 경작했다.
2010년 생산량은 40kg 기준으로 65가마니 정도 나왔다. 3톤 조금 넘는다.
웃긴다고 말하는 것이 좀 진지하지 못하지만 2010년 날씨가 워낙 쌀농사에 악조건이다보니
어떤 관행농 논보다 많이 생산된 편이다. 농약과, 특히 화학비료를 많이 한 논의 나락은
쭉정이가 많았고 쓰러진 경우가 많았다. 낟알도 사이즈가 작다. 먼저 추수를 시작한
다른 논의 소문이 하도 흉흉해서 중간에 나락을 쥐어서 살펴보기 한두번이 아니다.











쌀 맛을 봐야한다.
정상적인 도정이 아닌 운조루 창고의 간이도정기로 한 가마니만 도정했다.
장에서 동태 한 마리하고 무 하나를 샀다. 햅쌀에 잘 어울리는 반찬이 뭐가 있을까
생각해서 마련한 것이다. 두 집에 쌀을 나누어주었다. 맛 평가단으로 위촉한 것이다.
일단 그 평가는 평가이고 나부터 매일 먹는 밥이니 햅쌀 맛있게 밥을 해서 끼니를
해결하고 볼 일이다. 11월 초순이었으니 이미 정신없이 모니터만 바라보고 있을 무렵이었다.
그러나 저녁 한 끼니라도 집에서 정상적인 밥을 해 먹는 것은 하나의 중요한 '일상의 의식'이다.
밥상이 없다면 살림은 무의미하고 살림없는 집은 사람이 사는 집이 아니다.











가을 무는 달콤하다. 무채를 만드는 일반적인 양념에 무치고 햅쌀밥에 비벼 먹는다.
특별한 찬은 따로 없다. 제철에 난 것들 한두 가지로 마련한 밥상을 따라 올 진수성찬은 없다.
농경사회에서는 제 철에 난 것들로 밥상을 차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다행스럽게 시골이라 봄부터 가을까지 우리는 지겹도록 그 시기에 밭에는 나는 채소들을
'먹어줘야' 한다. 소비하지 않으면 모두 버려야 한다. 보약이다. 인삼, 녹용만 보약이 아니라
제 철에 나는 채소들, 일상적으로 섭취하는 파, 마늘, 양파, 고추는 모두 사람의 몸을 살리는
일상의 신神들이다. 가을神 중 한 분인 무를 영접한다.











쌀을 걷고 나면 나머지 남은 작물들을 수확하고 갈무리해야 한다
회관 앞 논 한 단지에 콩을 심었다.
마을 남자 어르신들이 무슨 마음에선지 팔을 걷고 나섰다.
봄에 콩을 심을 때부터 나는 '무농약으로...' 라는 말씀을 드리려고 했다.
무농약 콩은 드물고 된장과 간장은 필수적인 것이고 좋은 콩이라면 얼마든지 팔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노인분들에게 그것은 힘든 요구다.

"약 안하고는 택도 없어! 벌거지 감당을 누가 할꺼라고."

콩 수확 작업이 끝나고 느닷없이 조판동 어르신이 별세하셨다. 교통사고였다.
오래간만에 마을 울력에 참여하시고 며칠 동안 어르신들이 즐겁고 떠들썩하게
회관 앞을 달구었는데 참 마음이 짠했다. 구순 노모가 살아계신데.











그러나 살아 있는 사람은 또 밥을 한다.
내가 좋아하는 그릇이다. 보통 파장이나 기타 장류 그릇으로 자주 사용한다.
농부 홍순영의 고추를 김장용으로 들고왔는데 김장은 못하고 말린 고추 몇 개를
잘게 썰고 마늘을 다졌다. 쌈배추용 장을 만드는 것이다. 일반적인 쌈장보다
나는 이런 식의 맑은 스타일의 장류를 좋아한다.
무엇보다 주방 칼자루는 내가 쥐고 있으니 내 맘이다.











이 날도 며칠 지난 장이라 오뎅을 샀다.
장날이면 장 입구에 오뎅을 튀기는 젊은이 두 명이 전을 편다.
막 튀긴 오뎅(어묵이라 부르게엔 나는 어색하다)을 하나 씹어 먹고 땡초 넣은
오뎅 6개를 산다. 한 개 오백 원이다. 한번씩 이런 불량식품(-,.-?)류가 먹고 싶다.
오뎅볶음을 할 생각이다.











처음으로 시원찮은 배추 하나를 뽑아왔다. 금년에도 배추모종 한 판을 심었다. 105개.
몇 개 죽고 사무장네 남은 모종 스무 개 정도를 뒤에 추가로 심었다.
3년째 텃밭에 퇴비도 거의 하지 않았다. 순전히 땅심으로만 키우고 있다.
금년에는 눈에 띄게 땅이 힘들어하고 있다. 독한 주인 만난 것이다.
배추 뽑고 나면 내년 봄까지 땅을 쉬게 할 생각이다. 원래는 양파를 심어야 한다.
쌀겨를 듬뿍 뿌려주고 수고하신 흙에게 휴식을 줘야할 것이다.











청국장 없는 세상은 앙꼬 없는 찐빵과 같다.
아주 강력한 전통 가공식품계의 神中神이다.
이러면 진수성찬이다.











오늘의 밥상이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스타일의 밥상 풍경이다.
필요한 것들만 차려진 밥상. 김치도 내지 않았다.
우리 집에서는 밥 시간이 끝나면 밥상의 모든 것들은 비워진다.
아름답지 않은가? 나만 그런가... 초라해 보이는가...











배추쌈. -,.-
배추 끔찍하게 질기다. 이럴수가!
몇 년 중 이렇게 질긴 배추는 처음 본다. 우리 배추가 이렇단 말인가!
오호 통제라, 금년 김장을 어떻게 할꼬.

"밥맛 어때?"
"음... 찰기는 작년보다 더 도는데 고소한 맛이 작년보다 못하네."

내 입에도 그렇다. 윤기는 기름에 밥을 한 듯 한데 고소한 맛이 작년보다 못하다.
기후 탓인가, 품종 탓인가? 하늘이 한 일이겠지.

"작년보다 쌀맛이 별로라고 알려야겠지?"
"그래야겠지. -,.-"











2010년 12월 8일.
당촌댁과 편촌댁이 방문했다.
해 마다 이 날이면 등장하는 그녀들.

"금년에는 두 놈이네."











네번째 김장 다섯번째 겨울을 준비한다.
2010년에는 사무장과 함께 한다. 원래 두 집이 통합 김장을 진행하려 했는데
질긴 배추를 보고 사무장네는 약간 소극적으로 입장을 바꾸었다. 본가에서 김장이
올 것이란 변명을 했지만 역시 맛에 대한 우려가 근본 원인이었을 것이다. 배신자.

"자, 이렇게 이렇게 요렇게 요렇게. 잉!"
"알아요."
"알긴 뭘 알어!"











배추 사이즈가 작긴 작은 모양이다. 두 시간 못되어서 끝이났다.
고추도 열근을 풀었는데 양념이 많이 남았다. 갓을 좀 사다가 치대면 되겠다.
여튼 김장은 끝이 났다. 몇 사람의 관람객이 '남자 지 담는' 구경을 했고
여자 노인정 점심 찬으로 두 포기가 잡혀갔다.

"남자들이 담은 지라고 노인정서 맛 좀 보자흐네."

부산에서 큰 독이 와서 금년에는 대략 그렇게 간소하게 정리가 되었다.











"아, 저녁에 우리 먹을 것 부드러운 놈으로 좀 치대야지."

배추 속을 좀 골라내어서 다시 좀 버무렸다. 워낙 이장의 개인적인 상황이
비상시국이라 이 날은 김장하고 점심도 없었다. 사무실로 날아가서 계속 작업을 해야했다.
저녁에 손님 청하지 않고 사무장네와 장모님만, 그러니까 식구들만 모여서 저녁상을 보기로 했다.
일단 해산! 아, 잠깐! 기념촬영.











살림에 불타는 차시남들의 눈매가 매섭다.
둘 다 180cm 좀 안된다.











저녁이 되었다.
그래도 김장 끝났는데 수육을 해야겠다.
커피와 된장이 핵심이 이장표 수육을 마련하고,











배추쌈은 역시 구색이라 필요하다.
밭에 십여 포기 남겨두었다.
막상 며칠 지나서 그런지 배추가 이전보다 그렇게 질기진 않다.











장에 생태가 나왔길래 배추 겉잎과 사무장네 텃밭의 불쌍하게 생긴 무를 넣고
맑은탕으로 끓였다. 알이 꽉 찬 것이 시원한 국물이 되었다.
내가 끓인 국이지만 역시 이것은 명품탕이다. 인간의 솜씨가 아니다.











그래서 간만에 다시 화려한 밥상이 차려졌다.
뭔가 깔끔한 것이 먹고 싶어 장에서 꼴뚜기를 횟감으로 장만했다.
부산에는 김장 속에 버무려서 겨울이면 자주 먹었었다.
굴을 좀 사서 남은 양념에 무쳤다. 왕의 밥상이 부럽지 않다.

그리고 며칠 동안 나는 7일 정도 밥을 하지 못했다.
너무 바쁘다는 이유로. 그 시간 동안 밖에서 밥을 사먹었다.
사는게 사는 것이 아니었다. 살림이 실종된 집은 늦게 들어가면 온기가 없다.
그런 날들이 며칠 이어지면 반성한다. 그리고 일상 자체가 회의적으로 변한다.
살림은 계속되어야 하고 아궁이의 불을 지피고 밥상을 차려야 한다.
그것이 집이다. 사람이 사는 집.











운조루의 유기농 쌀입니다. 품종은 황금누리란 것입니다.
무농약인증은 받았습니다만 농부에게는 "쓸데없는 돈 뭐하러!" 라고 말했습니다.
정부인증 필요없습니다. 지리산닷컴인증입니다.

두 가지 제품만 준비했습니다. 금년에는 주문하시면 현미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청미'가 좀 섞여 있습니다. 드시는 것에는 문제가 없지만 알곡의 성장 상태가
좀 부실했다는 의미입니다.
아래 두 가지 제품 모두 택배비 포함입니다.

제품1 - 운조루쌀 10kg(백미, 현미) / 40,000원
제품2 - 운조루쌀 20kg(백미, 현미) / 75,000원



주문은 가능하면 메일로 해 주십시요.
아래 계좌로 입금하시고 메일 주세요. 메일 주실때는,
- 성함
- 주소
- 택배용 전화번호
- 주문량 확인
정도의 정보를 보내 주세요. 물론 전화 주문도 가능합니다.


주문메일 / unjoru8@hanmail.net
주문전화 / 010-9177-7705
입금계좌 - 농협 / 곽영숙 / 805-02-104112



연말 주변 선물로 '운조루유기농쌀' 10kg 어떠하십니까.
특별한 포장은 없어 좀 거시기하지만 쌀은 특별한 신이니까요.
밥상을 차리시지요.









4d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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