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월 11일 수요일 오전 10시 30분.
구례군 토지면 오미마을에서 <2011년도 오미마을 대동회>가 시작되었다.
시골마을에서 대동회란 이를테면 기업에서의 결산총회 같은 것이다.
1년 중 가장 중요한 마을회의라 할 수 있다. 이 자리에서 새로운 이장을 선출하거나
결정해야 할 마을의 중요한 일들을 논의한다.
오미마을은 ‘녹색농촌체험마을’ 예산과 ‘행복마을’ 예산이 지난 3년 동안 투입된 마을이다.
마을입구에는 ‘행복마을’이라는 전라남도 인증 입간판이 서 있다.
지리산닷컴 사무실이 있는 마을이다. 어디로 이동하지 않은 날은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머무는 마을이기도 하다. 때로 나의 소속 즉, “너 어느 마을 사람이냐?”는 질문에
주민등록상으로는 ‘상사마을’ 이라고 말하지만 개인사적으로는 아무래도 ‘오미동’이 조금 더 가깝다.
어찌되었건 이 ‘행복마을’은 얼마나 행복한지 들여다보자.











원래는 상사마을과 같은 1월 7일 토요일 대동회가 예정되어 있었지만 마을에 혼사가 있어
11일 평일로 연기되었다. 가급이면 토, 일요일로 시골마을 대동회를 잡는 것은 읍내에서
살고 있는 마을 출신 월급쟁이들에게 참여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오미동에서 평일이냐
주말이냐에 따른 변수에 해당하는 사람은? 보자… 2명 정도네. 따라서 평일 대동회는 대세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 개인적으로 일정 조정이 되어 좋았다. 두 마을을 동시에 취재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하나를 선택한다면 아무래도 살고 있는 상사마을의 개발위원으로서 대동회를
빠지는 것은 힘들었을 것이다.

10시 무렵에 오미동에 출근해서 대동회 장소를 수배한다. 여자노인정에서 할 것이란다.
음식 준비하신다기에 카메라 들고 들어섰다. 양념 꼬막장이 밥상에 오를 모양이다. 흘깃 보시고,

“젊은 사람들은 안 춥제.”
“엄니 제가 젊은 놈이 아니라니깐요. 이제 오학년이라니깐요.”
“칠십이 돼봐야 세월이 가제. 쉰이면 한창이여. 마을에 중바리하고 노바리만 있잖에. 새바리는 없어.”











오미동. 행정 지명은 오미리다. 오미리에는 내죽, 하죽, 오미 세 마을이 속한다.
행정단위는 행정 편의를 위한 것이고 자연부락 입장에서는 전혀 다른 마을이다.
오미동은 마을의 중심 공간이 산개해 있다. 위 사진은 이를테면 남자노인정과 마을사무소
기능을 하는 공간이다. 8평 정도의 어색한 한옥 모양을 하고 있다. 그리고 아래 사진은
‘오미마을회관’ 이라는 문패를 달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여자노인정으로 보면 된다. 20평이나 되나.
거의 모든 마을에서 남녀노인정은 구분되어 있다. 여전히 남녀유별한 정서가 남아 있는 곳이 시골이다.
물론 할아버지보다 할머니가 많을 수밖에 없는 것이 포유류 일반의 순리지만 할머니들은
할아버지들을 귀찮아 한다는 것이 공간 분리의 정서적인 출발점일 것이다.

2011년 오미동. 어디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까.
오미동에 지리산닷컴이 자리한 것은 2007년 5월이었다. 그로부터 다섯 번째 대동회를 본다.
내가 처음 본 시골마을 대동회도 오미동이었다.
http://www.jirisan.com/bbs/view.php?id=mountain&page=8&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16
2007년 12월 29일이었다. 분위기는 따뜻했고 단순했고 재미있었다. 아무런 갈등도 없어 보였다.
사람 사는데 갈등 없는 마을이 있을 수는 없지만 적어도 마을 전체가 걸린 공적인 문제로 인한
시끄러움이 없었다는 것은 분명했다.











지난 9월에 이미 오미동의 복잡다단한 문제에 대해서 언급했었다.
<마을 / Fake Documentary ‘나의 살던 고향은…’> 이라는 글이었다. 글 중에,

마을은 빠르게 변해갔다. 삼백 년을 바라보는 마을의 시간과 비교해도 지난 3년간 겪은 변화가 가장 극심할 것이다.
여순과 한국전쟁을 관통하면서 마을이 겪은 이념과 생명을 바꾼 부역의 시간 정도가 비교할 수 있는 격변일 것이다.
돈은 이념의 총구보다 치명적이었다.


그랬다. 차마 실명과 팩트를 거론하기 힘들어 ‘Fake Documentary’ 라는 수법을 동원했었다.
이 글만 읽고는 오미동의 현 상황을 이해하기 힘들다. 사는 사람이 아니라면 어차피 이해하기 힘든 대목들이 있다.
그래서 종종 소설이라는 장르가 필요하다. 언제까지일지는 알 수 없지만 아직은 몇몇 출판사에서 나를 찾고 있고
바로 그 ‘소설’에 해당하는, 한 자연부락의 변화과정에 관한 르포reportage 형식의 출판 기획을 제안 받고 있다.
힘들지만 아마도 나는 결국 쓸 것이다. 스스로도 이런 문제를 사실에 입각해서 기록하고 분석할 필요성을 느낀다.
최근 지난 1년간 오미동 ‘사회적기업’의 운영 방식과 결과에 대해서 연구, 파악 중이다. 풍문은 필요없다.
필요한 것은 팩트이다. 불친절하지만 위 글 이후의 오미동 상황을 설명해야 2011년 오미동 대동회로 입장할 수 있다.
역시 잠시, 짧은 Fake Documentary 형식이다.











지난여름에 마을의 곪은 문제들이 터졌고 오미동 최초의 여성 이장님이 탄생하면서 마을은
새출발하는 모양을 갖추었다. 그러나 오미동의 가장 큰 한계는 ‘변화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젊은 주민이 7,000m 급 산행에서 느낄 수 있는 산소 보다 희박하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젊음이 모든 것을 담보하는 것도 아니다. 현재 오미동 상황은 비전도 필요로 하고
결단력도 필요로 한다. 이미 상황은 발생했고 집행해야 할 예산들도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에
‘지식’과 ‘지혜’ 모두를 필요로 한다.

문제점은 잠시 잠수함을 탔지만 방향을 짐작할 수 있는 곳에서 자꾸 어뢰가 날아왔다.
오미동은 사회적기업을 운영했다. 인건비 지원을 받는 것이다. 이윤이 목적이 아닌 고용창출이 목적인
사회적기업의 특성 상 매년 심사를 받아야 한다.
어디선가 날아 온 어뢰는 군청으로 날아갔다. 오미동의 문제점을 소상히 알고 있는 내용의
‘민원’ 또는 ‘투서’는 담당 공무원이 도저히 전라남도청에 2012년에도 오미동을 사회적기업으로
유지해 달라는 서류를 날릴 수 없게 만들었다. 전라남도청은 답답해졌다.
‘도지사가 좋아하는’ 오미동이, 그것도 해당 지자체에서 낙제점수의 보고서를 올리니 이해하기 힘든 것이다.
모범마을의 사례로 활용해야 하는데 낙제라뉘! 도와 군 공무원들 간에 커뮤니케이션이 있었을 것이다.
계급장 띠고 했을 드라마 속 대화는 이렇다.











道 / 니 와 그라노?
郡 / 쓰브… 민원 때문에.
道 / 머라 카는데?
郡 / 왈라꽐라꼴까닥거시기이런신발끈… 대략 다 죽자는 이야기다.
道 / 골 때리네… 누가 자꾸 딴지 거는데?
郡 / 음… 자수를 했네. 긍께 돌아가는 판을 잘 알제.

오미동 마을 사람들 몇 분이 12월에 도청으로 들어갔다.
어차피 탈락할 상황이었지만 형식상의 평가와 심사는 받아야했기에. 심사위원 중 한 명이 물었다.

“민원인 ***씨와는 원만하게 해결이 되었습니꺄?”

깔깔깔… 아이고 배야. 이 사람은 도대체 뭥미? 민원인의 신분을 보장해 줘야지. 나 원 참.
여튼간에 고마워욘. 확인해 줘서.











10시 30분 조금 넘어 여자노인정에서 2011년 오미동 대동회가 시작되었다.
마을 주민은 아니지만 마을 주민보다 더 마을 주민 같은 내가 카메라를 들고 들어갔다.
군의회 의장님이 방문했다. 이곳은 지역구다. 시골은 오줌 싸고 지 거시기 보는 것 보다
자주 의원이나 군수를 볼 수 있는 곳이다.

- 잘 아시다시피 군수가 일 년 동안 없다보니 되던 안 되던 저한테 왓버려요.
(통역 – 구례군수가 수뢰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고 옥살이 중이다. 그래서 No2 나한테 자꾸 와서 민원을 넣네.
/그러나 12일에 항소심 결심이 있었고 군수는 다시 군수가 되었다-편집자 주)


- 잘 아시다시피 KTX가 구례구 역에 서고…
(통역 – 게이티엑스 구례구 역에 정차 하는 거 그거 아무나 하는 거 아니다.)

- 잘 아시다시피 지리산, 백운산 찾아오기 문제는… 12월 28일 서울대 법인화가 발효되었는디, 8000ha는 목록에서 제욉니다.
암만해도 서울대에 넘겨줄 수는 없을 겁니다. 동경제대에서 서울대로 넘어갔는데 이제는 지역이냐 산림청이냐…
(일제시대 이후 동경제대에서 지리산과 백운산의 일부 산지를 실질 소유했다. 해방 이후 서울대로 권한을 양도했다.
그런데 서울대도 기업화 하면서 구례의 일부 산지를 서울대 소유로 만들려는 법안이 2년 전에 국회에서 통과된 것이다.
그래서 구례 사람들은 안 된다! 하고 데모를 하고 있는 것이다. 본질은? 고로쇠 채취권이다.)












- 잘 아시다시피 군수가 없응께 예산도 못 타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 말씀들 하시는데 그런 건 아니구요.
2042억 예산 확정 받았습니다. 그 중에 제가 토지면 체육관 건립 21억을 가지고 왔습니다. 게이트볼장 입구에…
(하 -,.- 시골 정치평론가 권산의 논평 – 또 체육관? 그것도 면 단위에? 시방 읍내 공설운동장 지어 놓고 겨우겨우
사용하는 듯 마는 듯 하는 거 알면서 또 큰 집을 짓는다고? 연세 칠십 넘은 토지면 관내 노인들이 거기까지 뭐 타고 가까?
걸어가리? 뛰어가리? 날아가리? 셔틀 버스라도 운행하던지. 글고 시방 토지면에서 시급한 일이 체육관이여?
뭐 건강증진 어쩌구 운동기구 어쩌구 했겠지. 면 단위 행사도 하고 어쩌구 꽐라꽐라.
차라리 노인들 전기오도바이를 지원하거나 전기장판을 사 드리는 것이 좋지 않을까?
아니면 틀니를 일괄 해드리거나. 아! 그런 건 시각적으루다가 표시가 나지 않는다고!)


- 잘 아시다시피 MB정부 들어서 4대강 때문에 돈이 말랐습니다. 그래서 바로 시행될지는…
(또 하 -,.- 시골 정치평론가 권산의 논평 – ‘4대강 때문에’는 지난 3년간 모든 일이
풀리지 않을 때마다 들었던 만병통치적 주문이다. 긍께 일종의 아브라카다브라에 해당한다.
그러니까 앞으로는 이 말을 하는 공직자들은 마법사 복장을 하는 것이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


잘 아시다시피 의장님이 그렇게 주옥같은 말씀을 남기고 자리를 일어나고 나서 본격적인 오미동 대동회가 시작되었다.











정확한 자료를 가지고 있지 못한데…
현재 오미동은 마흔다섯 가구 육십 명 정도의 주민이 등재되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서른다섯 가구 마흔다섯 사람 정도가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작은 마을이다.
청년회가 구성되기 힘든 마을이다. 마을에서 사십 대와 삼십 대 연배가 어디 한 번 보자… 6~7명 정도일 것이다.
남녀 도합 해서 그렇다.
마을마다 특성이 있는데 오미동 주민들은 대체적으로 마을 일에 나서는 것을 꺼린다.
몇 가지 역사적인 연유에 대해 짐작을 해보곤 한다. 가깝게는 여순사건도 하나의 원인이 될 것이다.
‘나서면 죽는다’는 집안의 이력이 있는 것이다. 오미동과 아랫 마을 금내리와 용두의 경우 일제시대에 많은
이주민들이 들어오는데 이를테면 난세에 피란지로 이곳을 택한 경우다.
물론 풍수설에 기댄 것이다. 별 난 조상들은 저마다의 ‘비기’를 지니고 자신의 터가 명당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둥지를 만든 것이다. 때가 오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나서지 않는다. 또한 운조루라는 큰 존재가 있다.
현대사 이전에는 운조루에서 인근을 실질적으로 관리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2012년이다.
여자 노인정에서 자체적인 회계는 불가능하다. 가장 젊은 여성인 M씨가 장을 봐 드리거나 일 년 산수를 해 드린다.











마을 살림에 대한 회계보고가 우선이다.
이 대목에서 오미동은 지난 4년간 회의를 진행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30분이면 끝이 났다.
다함께 모여 밥 한 그릇 먹는 것이 가장 중심적인 이벤트였다. 그러나 이 날은 달랐다.
이장님이 보고를 하는 중에 그것이 끝날 때까지 참기 힘든 사람들도 있었다.

엄니A / 우리같이 무식한 사람도 얼매 나가고 얼매 들어왔다 그런 정도는 헐 줄 안다.
하다못해 초등학생도 돈 들어오고 나가고는 헤아릴 수 있다.
그란디… 밥 장시, 청국장 장시다 뭐다 돈 많이 벌었는디 왜 그거이 정리가 안 된단 말씸이요?

이장 / ***이 마무리하지 않고 그만뒀다. 그래서 할 수 없이 통장만 공개할 수밖에 없다.
제발 정리해 주고 가라 그랬다. 몇 번을 부탁했다. 그런데 성을 팍 내면서…

엄니A / 우리는 장 보러 나갈 때 택시비 아낀다고 일부러 버스 타고 이고 지고 그랬다.
그런데 우리가 벌어 논 돈이 없다고라? 그런 사람한테 뭣하러 일을 맡겼다요?

男어르신A / 그 사람이 가면서 하는 말이, 저는 민박이나 받고 그럴려고 온 것이지 원래
컴퓨터는 모른다고 그라더만요. 그런 사람이 일을 한 겁니다.

엄니B / 말하자면 콤맹이 왔어.

男어르신A / ***님이 추천했는데 마을 입장에서 거절하기 힘들었습니다. *** 쫓아내고 바로 쫓기도 그랬고…

일단 5년 동안 오미동 마을대동회를 지켜보지만 여성들이 참여한 것 자체가 처음이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여성들이 발언을 했다. 그것도 조금 거세게 반복해서 발언을 했다.
내용은 이런 것이다. 2011년 마을회계 정리가 안 된 것이다. 또는 정리를 할 수 없다.
손으로 쓴 내용과 영수증만 존재한다. 그것으로 정리하면 되지 않나? 당연히 누락된 부분들이 있다.
일을 하지 않은 사람들이 산수를 맞출 방법이 없다. 일을 주도했던 사람들은 지금 없다.
남아 있는 사람들은 있는 그대로 정리하기도 벅차다. 통상은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겠지만
2011년은 마을 입장에서 좀 민감한 시절이다. 그러다보니 주도적으로 일을 했던 엄니들이 격앙되는 것이다.











엄니B / 12월은 월급이 삼십만 원 들어왔다. 왜 월급이 그것밖에 안되나?
우리는 돈 벌기 위해서 밥 장시, 청국장 장시, 식혜 장시고 뭐고 다 했다. 왜 월급도 못 받는 일을 시켰나?

엄니A / 사회적 일자리가 왜 안됐나?

男A / 전임 추진위원장이… 우리는 내용을 몰랐지. 이런 말 하기는 그렇지만 민원을 냈어요.

男어르신A / 요렇게 사업을 하면 안 된다는 민원을 냈어요. 그 사람이.

엄니A / 일 년 열두 달 못 채우고… 우리 같은 사람은 억울해요.

女A / 郡에 가서 사정을 했다. 6시 무렵엔가 찾아갔다. 민원이 들어갔기 때문에 안 된다 그랬다.
공무원이 내 옷을 벗겨라 그랬다.

男어르신A / 콩을 가꼬 메주를 쑤면 안 되는데 메주를 쒔어.
마을에서 1년 동안 한 일이 그렇다는 것이여. 지가 그렇게 만들어 노코.

오미동이 11월을 기준으로 사회적기업 탈락이 결정되면서 사회적기업에 속해서 임금을 받던
마을의 엄니들 임금이 절반도 들어오지 않았던 것이다.
마을에 견학 오는 사람들이 한 해 동안 엄청 많았고 그 단체 견학이나 체험객들 밥을 했는데
그것은 오미동 사회적기업이 매출로 잡을 일이 아니란 것이다. 이를테면 업태와 업종이 있는데
1년 가까이 다른 종목으로 돈을 벌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건 잘못 된 사업이다. 그래서 나가리다.
이런저런 사정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힘든 엄니들은 도대체가 억울한 것이다. 일은 허벌나게
했는데 그것이 잘 못 되었단다. 그래서 중단되는 그 시점까지의 임금만 지불. 끝.











엄니A / 출자금 많지 않습니까? 내역은 어디로 들어갔습니까?

이장 / 출자금은 전임 위원장이 이미 나누어 드렸지요. 출자금은 되돌려 받는 순간 출자자 자격을 잃게 됩니다.

엄니A / 9~10개월은 이자라도 있을 것 아닙니까. 그게 지금 *** 씨한테 있습니까?

男어르신A / **떡 말씀은 이자라도 도라? 그 돈이 안 보여요 ㅎ.

男어르신B / 아주머니 말씀이 옳습니다. 이렇게 합시다. 작년 1년꺼 클리어 시켜야 해요.
서류는 있죠? 아주머니들이 잘 못 알고 계신데, 사회적기업과 이장은 관계가 없는 겁니다.
***가 안내놓으면 고발을 하거나 뭔 조치를 취해야지요.

엄니A / 어른들이 해야 할 일이예요. 계속 이렇게 할꺼예요? ***도 저렇게 가고… 이건 밝혀야 해요.
그 돈이 어디로 가냐 말이요! 앙그면 *** 집으로 몰려가서 돈을 내 놓으라고 하던지 해야지요.

이장 / 빌다시피 했지만 전화 받을 기분이 아니다하고 끊어 버려요.

男어르신B / 아주머니들 월급을 주도록 합시다. 이득이 좀 남지 않았습니까?

이장 / 제가 지금 이 자리에서 드린다 못한다 말하기는 힘들고요. 상의를 하겠습니다.

男어르신C / 원칙은 준다로 해 놓고…

마을기업인 사회적기업은 참여하는 주민들이 출자금을 냈다.
가을에 마을이 시끄러울 무렵에 직전까지 거의 실질적으로 일을 주도하고 돈을 만졌던
사람이 임의적으로 출자금을 모두 돌려주었다. 만약의 경우 법인 출자금에 문제가 생기면
개인적으로도 좀 골치 아프기 때문일 것이다. 문제는 출자금이 마을법인 통장이 아닌
개인통장으로 옮겨가 있었던 자체가 심각한 문제이긴 했다.
내 개인적인 예측으로는 이 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 ‘법대로’ 하지 않으면 해결하기 힘든 국면이다.
그러나 같은 마을에 살면서 누가 독하게 총대를 메고 ‘법대로’를 강하게 주장하겠는가.
시골마을의 정서로는 그런 것이 힘들다. 물론 그런 정서를 파악하고 버티기를 하고 있을 것이다.
논란은 여기까지였다. 무엇이 문제고 무엇이 진실인지 주민들은 어차피 알고 있다.
그냥 이런 자리를 통해서 울화통을 잠시 열었을 뿐이다.











이장 / 이장회의에 참석했는데 상수도 물 먹는 13개 부락 중에서 우리 마을만 각 가정에
계량기가 없습니다. 그래 다른 마을 이장들이,
“너거 마을은 왜 개량기가 없냐. 다른 마을이 피해를 본다. 물을 끊을 것이다.”
이렇게 말을 해요. 우리 마을은 물을 아끼면 내가 손해를 보는 거라 생각한다.

男어르신B / 수돗물 끊기면 정말 안 돼. 정말 수도는 문제는 중요합니다. 정말 이해가 안 되는 게
며칠 수도가 안 나오는데 어떻게 이 마을 사람들은 항의를 안 해요? 그냥 계량기를 달면 간단하게
문제가 해결되는 거 아닙니까? 물도 아껴 쓰고.

男어르신A / 계량기 다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이긴 한데… 어딘지 몰라.

男어르신B / 어딘지 모르다뇨?

男어르신A / 물이 두 군데서 들어 와. 옛날 것 하고 새 것하고. 집이 오래되 가꼬 그 두 개가
집 안 어디로 연결됐는지 모른다니까. 볼려믄 마당에서부터 전부 다 파야는디…

이장 / 그 문제는 일단 넘어가죠. 다른 예산을 찾아보거나 하겠습니다.
작년 9월 말에 개발위원 뽑는 과정에서 유야무야 넘어갔는데 오늘은 새로운 개발위원을 뽑아야겠습니다.

男어르신A / 이장님이 추천을 해 보쇼.

이장 / ***님, ***님, 남녀노인정, ***님.

男어르신C / 노인정은 빼. 젊은 사람들이 알아서 혀.

나 / 몇 명이죠?

이장 / 다섯 분에서 아홉 분까지.

나 / (불가능한 미션이군) 방백.

엄니C / 저도 부녀회장 안 할라요.

엄니A / 할 사람 없음 부녀회를 없애. 뒤에 새로 맹글면 되제 뭐.

……











2012년의 새로운 마을사업 계획안을 설명하는 것으로 2011년 오미동 대동회는 정리되었다.
제빵체험, 장독 활용 등등의 문구가 있었다. 확답과 구체적인 협의는 없었지만 이것들은 오미동이
힘들어 하는 시기에 지리산닷컴이 도움을 주어야 한다는 일종의 촉구다.
완전한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지만 지난 2년간 가급이면 마을의 일들과 거리를 두려고 했다.
최대한 수동적으로 움직였다. 그것은 공교롭게도 내 책이 나오고 난 다음이었다.
책에서 상사마을신문을 보고 사이트에 들어와서 신청하려고 했는데 그 신문은 더 이상
발행되지 않는다거나 하는 상황은 결국 무엇을 말하는 것이었겠나?
외부로 표현되는 의도하지 않은 거짓말의 수를 줄이고 싶었다. 지나치게 명징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물론 정신 건강에 좋지 않다. 좋다, 아름답다… 등의 언어로만 제 사는 곳을 표현할 수는 없다.
관청만 문제가 있고 주민들은 문제가 없는가?
아침 마다 도시를 향해서는 ‘행복하십니까’ 라는 물음을 던질 때, 행복에 관한 이곳의 키워드는 무엇이었나?

오미동은 엄청난 매력을 가진 마을이다. 나에겐.
아름답다. 그 막연한 표현, ‘한국미’의 전형성을 가진 마을이다.
큰 산(지리산)이 병풍으로 서 있고 긴 강(섬진강)이 마을 앞을 흐른다.
그리고 문전옥답이 일자형의 마을 집들 앞으로 펼쳐진다. 그 앞을 대숲이 가로 막고
강 건너 오봉산, 그 뒤로 계족산이 첩첩으로 펼쳐진다. 해자처럼 마을 앞을 흐르는
개울은 애교점이다. 오래 전부터 나는 이 마을을 마음에 담아 두었다. 오래되었다.
대학생 시절부터였으니. 그러니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사계절을 다섯 번 살아보면서 내 온 몸속으로 오미동을 집어넣었다.
그리고 지금 오미동은 아프다. 나에겐.
마을의 외상과 내상이 더 깊어지면 내 스스로 오미동을 떠나야할지도 모르기에,
아마도… 나는 조금 적극적으로 변할 것이다. 냉소와 평가는 무거운 책임은 벗어날 수 있지만
논평자의 공허한 가슴을 숨길 수는 없을 것이다.
결국, 때로는 ‘살아내는’ 경우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좋은 일도 있다.
저 펑퍼짐한 엉덩이의 사나이. <무얼까> 라는 다소 비규정적인 닉네임을 사용하는 남자.
2012년 오미동 신임 사무장이다. 지리산닷컴이 지난 가을에 오프 모임으로 기획한
‘쌀밥에 고깃국 그리고 이야기’ 그 저녁에 지나가는 소리로 “오미동 사무장하실 분 없어요?” 라는 소리를 했었다.
그날 행사를 끝내고 자정 넘어 집으로 가려는데 이들 부부는 오미동 정자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내일 아침 일정이 있으니 일찍 주무시라는 소리를 하고 나는 집으로 갔었다.
그 밤 정자에서 부부는 오미동으로의 귀촌을 결정한 것이다. 인연이란 것이 참…
근무를 시작하자마자 마을의 지난 일들을 정리하느라 바쁘지만 이미 보름이 지났다.
슬쩍 정보를 흘리자면… 검색하다 찾았는데,

http://blog.naver.com/andjfrrk

새로운 사람의 귀촌일기를 자주는 아니더라도 가끔은 구경하는 재미가 있을 듯하다.
오미동에 젊은 사람 한 명 늘었다. 그것도 호기심과 봉사할 마음가짐을 가진.
'콤맹' 이 아니라 '콤쀼따 선상님' 출신이다.











요즘 돌보고 있는 굴러 온 고양이다.
원래 것들은 내가 지키고 있는 한 밥을 먼저 먹지 못한다.
아래는 오늘 흐르는 음악의 가사다.
그냥 며칠 이 노래를 계속 듣고 있다.


개를 기른 이유는
환생이라고 생각하고픈 소녀의 소꿉장난 같은 놀이
햇볕에 연지 색으로 변한 너무 큰 샌들과
엄마가 끼얹은 물에 젖은 비키니가 너무 화려해
언제부턴가 익숙해진 나선형 계단
겹겹으로 쌓인 구름도 그대로 있네
백지지도를 메우고 싶었는데
고토토이 다리에 첫사랑을 빠트려버린 소녀

어른스런 표정으로
돌아봐
결실도 맺지 못하는 땀이
이제 겨우 서향 꽃을 피운다
이 세상에 태어나서 행복해
흔들리는 사이로 언뜻 보이는 푸른 빛
흘러가버린 게 누구였더라
기쁨과 외로움이 하나가 되는
집으로 가는 길에 생각에 잠긴다.

나를 지켜준 아버지를 대신한 어제라는 날이
한 꺼풀, 한 꺼풀 벗겨진다.
당신 앞에서

상처 받기 쉬운 나이지만
언제 이뤄질지도 모르는 꿈
좋은 일 같은 거 없어도 좋아
있으면 좋겠지만
흔들리는 사이로 언뜻 보이는 푸른 빛
흘러가버린 게 누구였더라
기쁨과 외로움이 하나가 되는
집으로 가는 길에 생각에 잠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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