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 그냥 소리

마을이장 2011.09.01 00:29 조회 수 : 6713 추천:70





오래간만입니다.
특별한 내용은 없습니다. 그냥 스트레스 해소용.











항상 여름이면 이상하게 일이 집중된다.
그래서 한 여름 더위 속에서 거의 고행하는 자세로 스스로를 갉아 먹는다.
소진燒盡. 그리고 회복은 점점 더디다. 늙어가는 게다.
8월 6일부터 14일까지 심하게 달렸다. 눈을 소금물로 계속 씻어야 했다.
모니터를 하루 12시간 이상, 일주일 이상 바라보는 것은 지금의 나에겐 무리다.
그러나 인간은 미련한 동물이라 그렇게 한다.











지리산 팔아먹는 관련한 일이었다.
해야 하는 일이기도 하고 하기 싫은 일이기도 했다. 역시 내 안에서 모순이 춤춘다.
또 스스로에게 관대할 수밖에. 가장 가혹한 검열관은 역시 ‘나’일 수밖에.
그래서 보안은 유지된다. 삼키면 되니까.











22일부터 당일 장거리 부산·서울 연속 2회. 완전히 지친다.
서울시민들의 무상급식 투표가 있던 날. 강남 아셈타워 25층에 있었다.
세련된 건물에서 일하는 세련된 의상을 입은 전형적인 차장은 PT리허설에서 어휘력이 꽝이다.
인문학적 소양이 없다. 웃음만 나온다. 3시간 만에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커피만 때리고 25층을 내려와서 울타리 안에서 담배를 피우며 서울 공기를 느낀다.
용병으로서 인건비 먼저 챙기기 잘했다. 망할 놈에 예측은 왜 맞는 것일까.











끝이 났나. 좀 쉬고 싶다.
기타 등등한 상황으로 인해 모 방송국 헌팅가이드 일을 차라리 휴식의 기회로 잡고 싶었다.
오래간만에 산에서 며칠 보내고 싶은 욕구 같은 것. 노고단 대피소에서 송신탑으로 가는 길은
찢어져 있었다. 차가 오를 수 없었다. 스태프들은 장비 들고 잠시 걸었다.
그것이 산에서의 모두였다. 그들은 잠복근무 의사가 없었다. 그러면 내려가야지.
인문학적 소양은 있으나 투지가 없구나.











몇 년 전에 서울에서. 어떤 이가 물었다.
“선배, 착한 놈 하고 일 잘하는 놈 중에 누구를 택할래요?”
“나는 그냥 혼자 할래.”
가장 치열하게 일을 하던 시절의 전 기간을 ‘조직적’으로 보냈다.
나는 회의가 싫다. ‘여럿이 함께’ 할 때도 어차피 독단적이란 비판은 필연적이었다.
여럿이 밥 먹는 것은 좋은데 여럿이 일하는 것은 싫다.
그럴 바에야.











죽기 전에 오미동 이장을 한 번 하는 것은 나의 정치적 로망이다.
군수도 싫고 면장도 싫다. 오로지 이장.
오미동이 여름을 지나면서 약간의 변화를 겪었다. 시골마을에 예산에 투입되고
어떻게 공동체가 분해되는지에 관한 한 편의 논문이 가능한 꼴을 바라보기만 했다.
이문구는 <관촌수필>이라는 소설로 빠져나갈 수 있었지만 나는 논픽션 아닌가.
글로 남길 수 없는 그 어처구니없는 많은 이야기들. 말하지 못한 결과론적인 편집들.
그 진통의 결론은 엉뚱하게 여자 이장의 탄생으로 정리되었다. WOW!
소식을 듣고 즉각 신입 실세에게 전화를 드렸다.
“이장니임~ 언제 국수라도 한 그릇 모실 수 있는 영광을…”
“나 시간 없다. 긍께 남자들이 좀 잘하지.”











문자.
「도지사 마을 방문. 배석 요망.」
음… 그냥 빠지지 뭐. 다음 날 마을 방송.
“리 사무소에서… ***씨, ***씨, 권산 씨는 배석하시기 바랍니다.”
헉! 뭐 이런 실명 거론 마을방송이라뉘! 수도세 미납자 대자보 이후 역시 충격적인.
항명은 반항으로 보일테니 -,.- 가야지.
오후 5시 회관 앞. 청년회장 효수가 온다.
“형님, 카메라는?”
“내 카메라를 더럽힐 수는 없단다.”
관찰사와의 대화. 10분 가능하단다.
“꽐라꽐라… 이 마을은 산나물 같은 것을 하세요.”
한옥마을 100개 정도 만들어줬는데 제대로 못한다는 소리지.
마음이 약하고 겁이 많아서 개새끼란 소리를 못했다.











도메인.
jirisan.com 이름만으로 소명의식을 가져야 하나. 내 스스로는 그러하지 않은데.
주변에서는 그렇게 생각하기도 하는 모양이다. 나에게는 너무 큰 옷이다. 옷을 줄였다.
간혹 말들이 들린다. 무시한다. 나에겐 전혀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댓글 때문에 자살하는 감수성을 가진 연예인은 아니지 않은가.
지리산 자락으로 스며 든 사람은 많지만 모두 생각이 같은 것은 물론 아니다.
나의 경우는, 연신내에서 구례로 이사를 했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제 각각 지 알아서 재미있게 살기 바란다. 나는 내 앞가림도 못하는 사람이다.











8월 29일 오미동. 벼꽃이 피었다. 내가 먹을 쌀 앞에서.
며칠 동안 한낮의 기온이 33°다. 쌀농사 절단 나는 줄 알았다.
괴로운 늦더위지만 벼에게는 생명과 같은 햇볕이다.
그렇게 수직으로 햇볕을 받고 서 있었다. 사람은 할 수 없는 일이다.
한 달 만에 카메라를 잡고 몇 장의 사진을 찍었다.
다시 아침편지를 시작해야 하니. 덕분에 다시 깨닫는다.
눈을 돌리면 소소한 아름다움이 지천인데 나는 컨테이너 박스 안에만 있다.
뭔가 조금 더 제대로 살아야 해. 이 상태는 좀 약해.











후배의 문자. 천은사에 있는데 식당 좀 알려달라고.
나는 안보고 그냥 갈 것이냐? 바쁘신 것 같아서. 대외용이지.
수다꾼이었으니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풀어 놓고 간다.
나 역시 막 빡센 일정을 끝낸 다음이니 수다에 수다를 더한다.
“선배님. 심심하지 않아요? 여기는 젊은 사람도 없는데.”
“내가 내년에 쉰인데 뭔 얼어 죽을 젊은 놈들이냐. 여기가 나하고 맞다.”











금년 언젠가부터 아주 작은 글씨를 보기 힘들다.
먼저 눈이 간 사람에게 물어본다.
“형, 사진 찍을 때 불편해요?”
“그라제.”
“빨간 포커스 같은 것이 안 보이는 건가요?”
“그라제.”
“대략 끝났네.”
광주 안과 형님한테 가서 생떼를 부려야겠다. 저는 아직 할 일이 많아요.











사무실 옆 돌배나무는 태풍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열매 반 잎 반이다.
대단하요. 백 년은 되었다는데. 내년 봄에는 배꽃 아래에서 삼겹살을.
계획적이지 않으면 세월 뒷 꽁무니만 쫓겠다.
급한 일과 중요한 일을 구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2011년이 나에겐 좀 벅차다. 이미 펑크도 많이 났고.
김장이벤트는 취소했다.
쌀밥축제는 10월 말 경에 그대로 추진했으면 한다.
‘송석헌과 권헌조’ 라는 사진집을 여러분들의 도움으로 진행했으면 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는데 아직 경북 봉화를 방문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책 관련해서 펑크는 계속 내고 있는 중이다.
중요한 일을 하지 못하고 급한 일을 계속 했기 때문이다.











똘배. 이곳에 온지 대략 일주일 정도 지났다.
컨테이너 박스 밑으로 굴을 파고 들어가 잠복 중이다.
사람이 오면 나온다. 정 붙이지 않으려 한다.
이 원칙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레옹은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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