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 10월이네

마을이장 2012.10.05 22:26 조회 수 : 9021



 

 

 

 

2주일 정도 사이트 운영이 부실했습니다.
날이 밝으면 토요일이지만 그러니까 이 글은 뭔가 재가동을 위한 워밍업 같은.







9월 27일이었나? 오미동체험관을 밥집으로 운영하는 첫 날이었다.
이를테면 오픈식을 겸한 마을 사람들 한 끼 밥을 대접하는 자리.
본격적인 식당 형식은 아니지만 ‘들녘밥상’ 이란 일종의 상호를 걸었다.
마을에 민박을 하는 경우 밥을 먹을 수 있는 곳이 없었다.
가까운 토지면의 식당이나 읍내 식당들을 권했지만 요즘은 차 없이 걷는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대략 난감한 경우가 많았다.
마을의 젊은 여성 ‘명숙 씨’가 책임 운영하기로 마을회의에서 결정했다.
이제 카페&게스트하우스에 머무시는 경우 밥을 해결하는 하나의 방법이 생겼다는.
원칙적으로는 아침, 점심, 저녁 세 끼니 모두 하는 것으로 정했지만 시골이고
어린 아이 세 명을 둔 주부가 운영하는 것이니 가급이면 미리 전화로 예약하고 조율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이런 형식의(완전한 영업점이 아닌) 식당을 운영하는 가장 큰 어려움은
버리는 재료가 많은 경우이다. 국을 끓여도 1인 분을 끓이기는 힘들지 않겠는가.
그리고 너무 늦은 시간 식사는 아무래도 힘들 것이다.
보리밥 기본의 정식이 메인 메뉴가 될 것이다. 희망자에 따라 흰밥도 물론 가능하다.
청국장은 집에서 만든 것이다. 이 날 청국장은 50인 분 정도를 끓인 것이라 시각적으로 좀 호소력이 약했다.
그러나 이 청국장은 국산 콩으로 만든 것이고 이미 지리산닷컴 주민들은 주문해서 드셔 본 청국장,
바로 그 집 청국장이다. 돼지제육과 기타 사진에 보이는 반찬들이 나갈 것이다. 시식 이후 개인적으로는
반찬 가지 수를 줄이고 좀 더 임팩트 있는 한 가지 정도가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막걸리와 다슬기전, 파전도 가능하다.
가격은 청국장 백반 1인 분 7,000원. 다슬기전과 파전은 일만 원 받아도 될 것이라고 했는데
가격을 어찌 정했는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예약 전화는 - 들녘밥상 010-4141-2402


아니면 우리 카페&게스트하우스 예약을 하실 때 박 과장에게 부탁을 하시거나.
그러나 박 과장의 업무를 간편하게 해 주는 방법은 역시 위 전화번호로 직접 전화 하셔서
예약을 하시는 것이 좋겠다.











그리고 추석 지내러 부산 본가를 내려갔으니 9월이 그렇게 가버렸다.
10월이네. 젠장. 왜 이렇게 빠른 것이야! 난 아직 할 일이 엄청나게 남았다규!!!
코스모스가 피면 마음이 조급해진다.
코스모스가 피면 들판을 비울 시간이 곧 닥쳐온다는 뜻이고
들판을 비우면 시골에서는 무조건 갑자기 겨울 풍경이 된다는 소리다.

이곳에서 개인사적인 이야기는 자제한다.
버릇이라 많이 주절거렸는지 나는 인식하지 못하는 일이 수도 있지만.
여튼 이전 개인 사이트를 운영할 때의 그 지독한 사적 영역의 대외 발표는 자제한다.
오래 전부터 이 바닥에서 나를 보던 사람은 내 아이의 소식을 간혹 묻는다.
10월이 되었고 많은 일이 남아 있고, 그런데도 마음이 약간 홀가분한 이유는
아이의 입시 준비가 일단 종료되었기 때문이다. 10월 3일 밤 10시에 포트폴리오를
업로드 하는 것으로 나 역시 아빠이자 선생으로서의 역할에서 해방되었다.
금년에는 구례에서, 내 옆자리에서 입시를 준비했다. 같이 출근하고 퇴근하는 일상이었다.
글 납품업자 같은 자세로 밤이면 매일 글을 생산할 계획이었지만 거의 수포로 돌아갔고
연관된 편집자들은 어차피 이곳을 보고 있고, 연관된 클라이언트들도 이곳을 보고 있으니
이 자리를 통해서 포괄적으로 고백하는 것이 좋겠다.

“저 이제 시작해요.”

그래서 금년에 나의 점심 약속은 거의 없었다.
관내의 공무원들에게 알립니다. 이제 저 점심 가능해요.











쑥부쟁인가.
오늘(금요일) 아침에 문수골 배추밭에 올라갔다.
아, 배추밭&삼겹살&땅콩죽 행사는 취소되었다.
신청자가 적었고 그 신청자들도 적은 인원이라 스스로들 부담스러워 하는 분위기라
그냥 그리 취소하였다. 10월 말이나 쌀밥&땅콩죽으로 연기해야겠다.
가급이면 그때까지 나의 두 번째 책이 인쇄 완료되고 겸사겸사한 기획을 했으면 한다.
여튼 다시… 문수골 배추밭으로 올라가서 배추의 성장 속도와 기체의 확산 속도에 관한
심도 깊은 사유를 하다가 내려왔다. 배추밭에 올라가면 마음이 흡족하다.
그것은 가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 없는 기분이다. 요즘은 내려오는 길에 필연적으로 운해다.
그 오르고 내려서는 길을 즐긴다고 할까.
내려와서는 다시 감나무 밭으로 갔다. 주워 온 자식도 아닌데 감나무 밭은 눈앞에 없다는
이유로 홀대 당하고 있다. 그러나 눈앞이 아니라는 이유도 말이 되지는 않는다.
배추밭은 훨씬 먼 거린데 자주 가지 않는가.
감나무 밭 올라서서 휘어지는 동선을 따라 일곱여덟 나무 정도가 털렸다.
누군가 추석에 왔다가 손을 대었건 노렸다가 해 먹었건 여튼 감을 훔쳐갔다.
못해도 다섯 박스 정도는 해 갔을 것이다. 나쁜 시키! 도둑놈!
잡히면 다리털을 당겼다 놓았다가 반복하기를 한 시간 씩 할꺼다. 털 하나 당.
그리고 옥산에서 짬뽕 먹고 집 콘센트 교체 작업을 감리하고 읍내 갔다가 화개 갔다가
연곡으로 갔다가 사무실로 돌아오니 오후 5시. 별 업적 없이 하루가 갔다. 젠장.
이런 하루가 모여서 벌써 10월이란 것 아닌가.











해발 800m 배추밭은 아침 햇살이 쨍하지만 마을로 내려오면 아홉 시가 되도록 안개다.
그리고 첫 단풍이 지난 주일부터 마을을 점령하고 있다. 첫 단풍은 바로 누렇게 익은 들판.
어쩌면 가장 강렬한 가을 색. 가을 출사를 나가야하지 않느냐는 카메라의 아우성이 들린다.
같은 장소에서 한 시간 단위로 들판의 새벽부터 저녁까지 촬영하기.
만수동 감나무를 제대로 촬영해야 하지 않나.
묘동에서 중한치를 걸으며 사진을 다시 찍어야 하지 않나.
토금마을 새벽 산책을, 강으로 이어지는 그 길을 완성해야 하지 않나.
금년 가을 산행은 오래간만에 만복대를 가볼까. 가보지 않은 마을이 많다.
인터뷰 두 건 정도는 해야 하는데, 씨앗 언니, 농민 조복선, 누구 누구 누구…
해볼까, 가볼까, 해볼까, 가볼까…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을 두고 가늠을 하는 어쩔 수 없는 일상. 인생.
아침이면 날아오는 김미영 팀장의 문자. ‘일천만 원이 56,000원에 가능합니다.’
이거 대출 받으까. 대출받아서 계약금 받은 모든 일을 취소시켜? 얼마면 되지?
아, 위약금은 관행상 두 배지. 젠장. 들판은 왜 이리 환장하게 이쁜 것이야!
철들지 않는 쉰.











마음 추스르고 다시 일상의 패턴을 잡아야 한다.
아침에 사진 찍고 낮에 일하고 밤에 글 쓰고.
남은 2012년, 나를 다시 습관으로 무장시키는 것.
가급이면 다음 주에 그 습관을 완성할 것.
해야 할 일은 많고 그 일은 모두 성공적이어야 한다.
자, 뭐부터 시작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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