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外道는 지리산 주변을 벗어난 이야기를 다룰 때 사용하는 카테고리다.







4월이었나? 어느 저녁에 집에서 웹질을 하고 있는데 네이버 검색어에 ‘서필훈’이라는
이름이 1위로 떴다. 오잉? 내가 아는 그 서필훈이?
「이영돈PD의 먹거리 X파일」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착한커피’로 막 방송이 된 모양이었다.
의외였다. 나 혼자 생각이었는지 모르겠지만 그런 프로그램에 출연을 수락한 자체가 의외였다.
서필훈의 생두 및 로스팅 원두는 지리산닷컴 식구들이 몇 년 동안 받아먹고 있는 커피다.
카페&게스트하우스 ‘산에사네’에서 사용하는 로스팅 원두와 월인정원이 구입해서 직접
로스팅하는 생두 역시 서필훈의 가게 ‘커피 리브레’에서 구입한 것들이다.
사실 월인정원의 로스팅 장비도 서필훈이 선물한 것이다.
서필훈과의 인연은 윤하 엄마의 친구였던 서필훈이 구례를 방문하면서부터였다.

나는 2011년 4월 20일에 서필훈을 인터뷰했다. ‘손으로 만드는 사람들’ 이라는 아이템의
책을 위한 취재였다. 그 책 작업은 현재로서 2년 째 중단 상태다. 지리산 자락 밖으로,
전국을 돌아다니며 취재를 해야 하는 아이템이 힘들었다. 지금도 기회만 되면 ‘계약 해지’를
주장하고 있지만 편집자는 ‘천천히 하세요’로 대응하고 있다.
금년 하반기부터 2014년 상반기까지 염두에 둔 인물들에 대한 인터뷰를 완료하고
노예계약에서 벗어날 생각이다.
먹거리 엑스파일인지 이후로 서필훈은 커피 업계의 핫한 인물로 부상했고 누군가는
서필훈의 위법한 사실들을 고발 또는 제보한 모양이다. 그래서 바야흐로 6월부터 3개월의
영업정지를 당할 예정인 모양이다. 내가 아는 서필훈은 부채가 제법 빵빵하다.
3개월 영업정지는 일종의 사형선고에 가깝다. 조금 전 오후에 그 사실을 알았고 나는
컴퓨터 어딘가에 쑤셔 박아 둔 서필훈의 인터뷰 원고를 찾았다. 편집자에게 일단 전달한
초고 상태의 원고다. 이후에 예정했던 책이 나온다면 다시 추가 인터뷰를 해야 한다.
그래서 이 자리에서 공개를 해도 별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다.

1박 2일 동안의 인터뷰에서 내가 느낀 서필훈은,
건방지고
직설적이거나 독설적이고
反시스템적이고
사업적으로 빵점인 성향이고
목과 허리 디스크로 절대 목이나 허리를 숙일 수 없는 인간이었다.
여자들에게 죄 많이 짓게 생긴 것도 추가다.
업계에서 제법 미움 받을 수밖에 없는 많은 요소를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마음에 들었다.
이 글은 매장에서 잔 커피는 계속 판매할 수 있는 서필훈을 응원하기 위한 것이 목적이다.
그리고 3개월 후에 그가 다시 본연의 생두 장사와 로스팅을 시작할 때 이 글을 읽은 분들이
그를 잊지 않고 연남동의 범법자 서필훈의 ‘커피 리브레’를 이용해 주셔야 한다는 강력한 추천사다.

http://www.coffeelibre.kr








이하 2011년 4월에 작성한 서필훈과의 인터뷰.





2005년 2월 24일.
나는 도쿄(Tokyo) 아사쿠사(Asakusa) 구역의 갓파바시 도구거리(合羽橋道具街)에 서 있었다.
정말 커피를 잘하는 집에서 한잔 마시고 싶었다.
염두에 둔 한곳을 찾아 갔는데 일본에도 장날이 있는지 하필 쉬는 날이었다.
아사쿠사에 살고 있던 친구가 더 맛있는 커피숍을 가보겠느냐고 한다. 당연하지.
입구에 '마성의 향' 이라고 적혀 있었다.
본질에 충실한 집은 나머지 것들도 예쁘게 보인다. 다른 것이 뭐 필요하단 말인가.
의자는 앉는 것이고 커피를 파는 집은 커피가 맛있으면 되는 것이다.
그 집 커피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짙고 고소한 쓴맛이었다.
2주일 가까운 일본에서의 시간을 마무리하는 아침이었다. 아침 햇살이 좁은 커피숍 창으로
스며들었고 바리스타는 정갈한 흰 셔츠와 나비넥타이를 하고 있었다.
나는 어떤 결심을 하고 있었고 커피를 한 잔 더 청했다.
이후로도 가끔 일본을 떠 올리면 그 커피숍이 먼저 생각난다.
커피에 충실한 커피숍. 당연하지만 참 만나기 힘든 그런 집.











그의 작업장이라고 해야 할지, 가게라고 해야 할지 나는 잘 모르고 있었다.
그냥 작업장이라고 부르는 것이 정확할 듯하다. 길고 긴 홍대역 3번 출구로 나와서
전화를 했다. 연남동 골목길을 몇 백 미터 직진하다보니 멀리 어렴풋하게 낯익은
사인물이 보였다. 커피와 관련한 어떤 티도 내지 않고 있었다.
영화 <나초 리브레 Nacho Libre>에서 잭 블랙Jack Black이 쓰고 나왔던 마스크 이미지가
유일한 길잡이였다.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는 교육 중이었다.











“요리잖아요. 맛있는 게 장땡이에요.”

실내 유리문에는 현광 펜으로 갈겨 쓴, 나는 알 수 없는 용어들과 수치들이 적혀 있었다.

“온도, 시간, 색깔, 냄새는 콩의 변화를 보여 주는 지푭니다.
온도계는 그 중 하나의 지표일 뿐입니다. 드럼의 구멍을 1cm만 옮겨도 로스팅 시간은 달라져요.
180°다 185°다 하는 게 그렇게 중요하지 않아요.
기계회사에서 나오는 매뉴얼은 최고로 맛있는 맛을 만드는 게 아니에요.
가장 쉽거나 안전한 표준이 목표지요. 그러니까 나의 프로파일이 중요한 거죠.”











그와 두 사람의 젊은 남녀가 커핑Cupping - 잠시 후에 알게 되었지만 - 수업을 진행 중이었다.
교육생은 커피를 직업으로 하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테이블 위에는 커피 잔이 10여 개 늘려 있었다. 수업은 끝 무렵이었다.
그가 학생들에게 간명하게 물었다.

/ 오픈하실 거예요?
학생1 / 아뇨, 지금 머리가 복잡해요. 아직 여러 가지 갈래 길에서 머뭇거린다고 할까…
/ 돈 벌려면 카페베네 해야지요.











서필훈. 1976년 생이다. 고등학교 때까지 청주에서 살았다.
아버님이 청주의 대학에 재직 중이셨다. 대학은 고려대학교 서양사학과를 입학했다.
같은 학교 대학원을 졸업했다. 대학원 졸업 논문은 <쿠바여성사>였다.
서양사학과 쿠바여성사가 왜 커피로 귀결되었는지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 커피숍도 아니고… <커피 리브레>는 이를테면 사업자등록증에 뭐라고 적혀 있습니까?
/ 커피숍과 제조허가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 필훈 씨를 뭐하는 사람이라고 불러야 합니까?
/ 명함에 보면… 음 없네. 로스터, 바리스타, 커퍼, (커피 관련)교육자, 그린 빈 바이어 또는 커피 헌터. 뭐 그렇습니다.











내가 아는 말도 있고 모르는 말도 있다.
분명한 것은 <커피 리브레>에서는 잔 커피를 팔지 않는다.(2012년부터는 생활고로 인해 판다 -,.-)
내가 들어 알고 있는 커피 관련 직업은 ‘바리스타’와 ‘사장’ 정도인데
커피와 관련한 작업도 여러 분야가 있었다.
바리스타Barista는, '바bar 안에서 만드는 사람'이라는 뜻이란다. 우리들에게 커피를 내려주는 사람이다.
바리스타가 커피를 내리기 위해서는 볶은 커피가 필요한데 생두를 볶는 사람을 로스터Roaster라고 한다.
커퍼Cupper. 테이스터taster 커퍼Cupper가 보다 상세한 명칭이다.

와인으로 보자면 소믈리에다. 커피 맛을 감별하는 사람이다.
커피헌터Coffee Hunter도 있다. 좋은 커피를 찾아 전 세계를 돌아다니고 최상의 커피를
재배할 수 있는 여건과 기술, 자본과 행정적인 도움까지 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을 말한다.
전반적인 커피의 달인이라고 할까?











/ 보통은 카페를 열어서 커피를 팔아야 하는 것 아닙니까?
/ 매이는 게 싫습니다. 저의 주요 관심사는 생두 쪽입니다. 산지에서 생콩을 수입해 들어와서 로스팅 해서 판매합니다.
/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커피 전문가는 바리스타 정돈데?
/ 핸드드립 장인의 무대는 바bar가 맞습니다. 저는 노는 것에 집중합니다.
놀면서 돈도 되고 있어 보이고 자유로워 보이고. 친구들도 부러워하고.
/ 있어 보일 만큼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까?
/ 그런 척 간지 나는 게 중요합니다. 뭐 지금까지는 만성 적자지만 ㅎ. 밥 먹고 하시지요.











중국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서필훈, 그의 스태프staff 김병기, 나 까지 모두 헤어스타일이 삭발이었다.
세 명의 삭발 남자들이 몇 가지 요리를 시켜 놓고 고랑주가 아닌 콜라를 마셨다.
술은 잘 마시지 못한다고 했다. 제법 술을 잘 마시게 생겼기에 의외였다.
식사를 하면서 그는 ‘이 식당 주인이 기술이 좋다’는 표현을 했다.
돌아오는 길에 길 가의 조그만 가게를 가리키며 ‘기술이 좋은 영감님’ 이라고 말했다.
전기설비 관련한 가게였다.











/ 기술이라는 말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 같은데?
/ 개인적으로 제일 부러워하는 사람이 예술 하는 사람들입니다.
질투나 열망 같은 것이 있어요. 커피에서 그 가능성을 보았다고 할까요. 일종의 기예랄까.

식전에 한 잔의 에스프레소를 이미 마셨다. 본격적인 이야기를 하기 전에 다시 한 잔을 청했다.
커피를 잘 한다는 집을 가면 나는 항상 에스프레소를 시킨다. 영화 <대부Ⅱ>에서
로버트 드니로가 이탈리안 거리의 무법자 돈 파누치와 만나는 카페 씬에서 거구의 파누치가
엄지와 검지로 살짝 잡고 ‘쪽’하고 마시던 에스프레소를 본 이후 커피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나에게 에스프레소는 일종의 ‘디스 이즈 커피’에 해당한다.











“아까보다는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로 산미가 좀 강하게 뽑겠습니다.”

두 번째 에스프레소가 도착했다. 확연한 황금색 크레마Crema가 군침을 돌게 만든다.
크레마는 원두에 포함된 오일이 증기에 노출되면서 표면에 생기는 거품이다.
여기서 짙은 커피 향을 느끼는 것이다. 서필훈의 예고대로 강한 신맛이 나는 에스프레소였다.
먹어 본 에스프레소 중 가장 강렬했다.











“어떻게 커피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까?”

그는 즉답을 하지 못했다.
사실 우리 인생의 대부분은 또렷하지 않은 굴곡과 결절점을 지나서 방향을 선회하곤 했었다.
그가 두런두런 이야기했고 나는 퍼즐을 끼워 맞추듯 그의 느낌을 복구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명징함과 구체성과는 거리가 멀 뿐만 아니라 전혀 특별하지 않은 진주에서의 2년 군대생활이
한 청년의 삶에 추상적인 좌표를 새긴 듯하다.











대학원을 휴학하고 서필훈은 진주의 공군부대에서 장교로 근무했다.
답답한 영내에 머물지 않았고 부대 밖에서 출퇴근했다. 일과가 끝나면 그는 진주 시내에
있었던 옥탑방으로 퇴근했다. 그 건물 1층에는 ‘월드횟집’이 있었다. 그는 틈만 나면 월드횟집을
운영하던 형님 일을 돕고 배달도 다녔다. 군대 생활과 얼핏 어울리지 않지만 월드횟집 형님과
돌아다니면서 만났던 풍경과 사람들에 대한 추억 또는 경험이 그를 변화시킨 듯하다.
그게 뭘까?
이전까지 그는 말씀과 문자로 이루어진 세상에서 살고 있었다.
평자와 논객들의 담론 속에서 분노하고 주장했다. 그는 좀 반항적이었지만 무난하게
그럴듯한 대학에 입학했고 세상에 대한 의문과 촉수를 가진 청년이 품을 만한 반항의식을
가지고 있었지만 막상 실생활과 산인간은 빠져 있었다. 진주에서의 2년이라는 시간 동안
그가 본 것은 바로 그것이었다.
‘행복은 무엇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 같은 고민들을 하기 시작했다.











그의 진주 이야기에 커피는 없었다.
횟집과 형님과 바다와 해질녘의 고속도로가 있을 뿐이었다.
그와 그의 부모님이 생각했던 그의 미래는 역사학자였지만 진주를 떠나 올 때 그 생각은
차창으로 바람과 함께 사라졌다. 진주에서의 2년은 지난 시간 동안 유지했던
그의 가치에 몇 개의 균열을 만들었다.











2003년 1월에 제대하고 대학원으로 복학했다.
그의 대학원 전공은 <러시아 사회주의 경제사>에서 <러시아 여성사>로 바뀌었다.
그러나 공부는 이미 무미건조했다. 몇몇 친구들과 어울려 대학 내 대안언론에 해당하는
<불한당不汗黨>이라는 잡지를 만들었다. 한국일보 2003년 4월 14일자 기사를 보면,

「불한당 편집위원 서필훈(27ㆍ서양사학과 대학원 석사과정)씨는,
“영향력 있는 신문매체들이 사회의 주류가 아닌 사람들의 현실과 고통을 외면해 온 것처럼
대학신문도 대학 내 작은 목소리들에 무관심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반적으로 삐딱했다.
석사 수료하고 논문 준비를 해야 할 즈음에 다시 불쑥 2개월간 쿠바로 여행을 떠났다.











“그 사람들 엄청 못사는데 자유롭고 행복하고 자부심도 느껴지고…”

혼자 돌아다닌 여행이었다. 어떻게 살 것인가? 진주에서 엿보았다면 쿠바에서 확신을 했다.
돌아와서 그의 대학원 논문은 다시 <쿠바여성사>로 바뀌었다. 주변으로부터 돌아이라는
소리를 들었지만 어차피 공부를 계속할 생각이 없었기에 쓰고 싶은 주제로 빨리 논문을
끝내고 졸업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논문을 준비하는 한편으로 그는 일식요리사 시험을 준비했다.
일식요리사 자격증을 따면 진주로 내려가서 ‘횟집형님’ 일을 돕고 살 요량이었다.
그러나 횟집형님과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커피라꼬? 회 써는 기 낫겠다. 할라믄 찐득하게 좀 해라 짜슥아”











고려대학교 후문에는 ‘보헤미안’이라는 커피숍이 있었다.
당시에는 그 집이 유명한 커피집인 줄도 몰랐다. 2005년, 방향을 잃고 보헤미안에서
죽치고 있던 그때 ‘커피 좋아하는데 왜 커피 일을 해 볼 생각은 안 해봤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며칠 고민하다가 결심이 선 순간 주저 없이 보헤미안을 찾았다.

"커피 일 배우고 싶은데 일 좀 하게 해 주세요"











그것이 서필훈이 커피와 구체적으로 만나는 출발점이었다.
그는 커피숍 보헤미안을 커피에 관한 한 ‘내게 바벨의 도서관 같은 곳 이었다’는 표현을 했다.
보헤미안에서 5년을 근무했다. 커피에 미쳐 지냈다. 밤에는 쌓아 놓은 책과 수백여 편의
관련 논문 및 자료들을 뒤적였고 낮에는 주방과 로스터 앞에서 보냈다.
머리로 충분히 이해해도 쉽게 적용되지 않는 것은 더욱 재미있었다.











“설거지가 느는 게 느껴졌습니다. 굉장히 기분이 좋았습니다.
주로 드립 기술을 배웠는데 일본 사람들은 한 가지만 도제식으로 배웁니다.
‘로스팅 아무나 하냐?’ 그런 분위기였죠. 책 사볼 돈이 없으니까 학교도서관에 백 명 분 정도
신청을 했습니다. 영어로 된 책이 많았는데 못 들어 본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보헤미안은 드립 중심이었습니다. 강배전이고 커피 추출 쪽에 중심을 두고 있었지요.
그런데 자료를 살펴보니 훨씬 더 다양한 세상이 많았습니다. 그 모든 것을 배우고 싶었습니다.”











/ 우리나라 커피 역사는 어떻게 시작됩니까? 검색해 보니 고종이 어쩌구 하던데.
/ 일제시대 아관파천 때 고종이 러시아대사관에서 처음으로 마셨다 어쩐다고 하는데
뭐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니구요, 역시 미군이 들어오면서 우리나라에 본격적으로 커피가
전해졌다고 봐야겠지요. 박정희 때에는 커피를 수입 금지시켰습니다. 그리고 동서식품을 정책적으로 키웠습니다.

전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네슬레(Nestlé)가 안 되는 나라가 대한민국입니다.
그 유명한 테이스터스 초이스 네슬레가 동서식품한테 안 된단 말입니다.
우리나라 커피 소비의 90%는 인스턴트커핍니다.
/ 보헤미안이라는 커피숍이 박이추라는 분이 운영하시는 커피숍이죠?
지난번에 TV에서 보니까 강릉에 계시던데.
/ 일본에서는 80년대 초반에 로스팅 붐이 일기 시작했습니다.
삼천 개 정도의 매장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 무렵에 일본에서 박이추 선생님이 귀국했습니다.
다시 나가셨다가 1988년에 대학로에 보헤미안이라는 커피점을 차렸습니다.
이를테면 요즘 이야기하는 자가 로스팅 숍이었지요.











커피와 관련한 업계나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1서 3박이라는 일종의 고유명사가 있다.
서정달 선생이 일제 강점기부터 신세계 백화점에 커피숍을 내었다고 한다.
미군들이 주로 이용했고 이승만이 다녀갔다 어쩌구 그런 이야기가 전한다.
3박은 다도원을 운영한 박원준 선생, 그리고 지금은 강릉에서 보헤미안을 운영 중이신
현업 박이추 선생, 54년 생 이시다. 그 다음으로 가장 연장자이신 박상홍 선생이다.
마도로스 박이라고 불렸다. 이 분들을 이른바 대한민국 커피1세대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90년대부터 지금까지의 시기를 2세대로 보면, 부암동 클럽에스프레소, 대구 커피명가,
경주 슈만&클라라, 울산 빈스터, 강릉 테라로사 등이 꼽히는 커피숍들이다.
그는 커피에 있어 두 명의 스승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양대 스페셜티 커피 그룹의 하나인 Time Club의 리더인 유코 선생.
그리고 그의 첫 스승인 고려대 보헤미안 최영숙 점장. 첫 스승은 일에 관해서는
혹독하리만큼 무섭고 깐깐했다. 오랜 노력과 열정으로 쌓아올린 커피에 대한 자긍심을
쉽게 돈으로 환원하려 하지 않는 태도는 그에게 일과 생각에 대한 태도를 마련하는
토대가 되었다. 그가 커피 공부를 위해 미국을 5~6번 씩 오갈 때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었다. 서필훈이 가장 감사하게 생각하는 장면이 있었다.











“내가 로스팅을 처음 시작한 이후 한참 동안이나 내어 놓은 그 못 먹을 커피들을 두고
묵묵히 믿고 기다려 주신 것은 지금 생각해도 너무나 고마운 일이지요.
박이추 사장님 커피만 먹다가 간혹 내가 로스팅한 커피가 나가면 대번에 손님들은
컴플레인을 했고 점장님은 죄송하다며 나를 대신 보호해 주셨습니다.
그게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그런 날은 잠을 이루기 힘들었습니다.”

서필훈은 우리나라 최초의 큐 그레이드(Q-Grader)이다. 생두 등급에서부터 커피에 관한
전반적인 평가를 할 수 있는 자격증이다. 일종의 커피감정사와 같은 것이다.
2008년 8월 Q-Grader 시험을 통과한 날, 그의 덤덤한 기록이 있다.

“테드가 다가와 다시 한 번 축하 인사를 건네며 '증' 만들고 있으니까 받아 가라고 했다.
큐 그레이더는 내가 한국인 최초일 거라고 테드가 말했고 나는 아마 그럴 거라고 대답했다.”











큐 그레이드는 미국스페셜티협회 SCAA(Specialty Coffee Academy of America) 산하
커피품질연구기관 CQI(Coffee Quality Insititute)에서 부여하고 있는 자격증이다.
보헤미안 시절이었다. 2009년 8월에 그는 보헤미안을 떠났다.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가 보헤미안을 떠나며 남긴 글의 마지막 문장은 이랬다.

“나는 보헤미안이다.”











/ 큐 그레이드란게 커피 일을 하는데 큰 힘을 발휘하는 겁니까?
/ 종이 쪼가립니다. 개인적으로 수료증은 영수증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이지 그 자체는
사실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돈 내면 다 주는 거니까요. 그보다는 수업에서 배운 것을 수료 후

어떻게 자기 것으로 만들어 나가고 있는가가 중요한 것이지요.
/ 그렇게 보헤미안을 나와서 커피 리브레를 만들었습니까?
/ 커피 일하면서 쓴 돈이 번 돈보다 훨씬 더 많습니다.
2009년 9월에 커피 리브레 준비할 때 천만 원짜리 적금과 라마르조꼬(lamarzocco-에스프레소 머신),
매저 로버(커피 그라인더)가 전부였습니다. 그걸로 사무실 얻어서 책과 커피 속에 파묻혀 지낼 생각이었습니다.

궁여지책으로 교육은 계속해야 했구요.
/ 어차피 생존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커피道 닦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 돈 벌어야지요. 어차피 본질은 수익입니다. 커피는 도구로 작용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하고자 하는 일은 ‘맛있는 커피’를 만드는 일입니다. 한 잔의 맛있는 커피가 아니라

한 잔의 맛있는 커피가 가능할 수 있는 전 과정에 관여하는 일입니다.

그러나 당분간은 제가 수입한 콩을 로스팅한 커피를 구입하는 매장이 많아야 돈을 벌 수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교육을 통한 수입이 커피 리브레를 유지시켜주는 밑천입니다.











서필훈이라는 친구의 관심사는 한 잔의 커피가 아닌 커피와 사람에 관한 모든 것이었다.

/ 커피 리브레에서 만든 달력을 보니까 “커피를 만드는 최초의 인간,
농부들에게 실질적 고마움과 구체적 희망을 전할 수 있기를” 이라는 문구가 보이는데…
/ 우리 농민의 일상과 같습니다. 나는 커피를 하면서 행복한데, 커피 농사를 짓는 농민들도
풍족하면 좋겠습니다.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그들의 콩을 사주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용기를 필요로 합니다. 한 번 구입으로 실질적인 도움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그들이 향상되기를 기다릴 수 있어야 합니다. 기다릴 수 있을 만큼 나의 경제력이 보장되어야 합니다.
현지를 돌아다니다보면 코요테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 코요테?
/ 밭떼기로 농민들의 커피를 구입하는 사람들을 그곳 농민들은 그렇게 부릅니다.
담보와 일수의 반복입니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됩니다. 자본이 없다보니 가공도 잘 못합니다.

소농은 과정 자체가 힘듭니다. 체리를 따면 바로 발효가 시작됩니다.
빨리 운송해야 하는데 그들은 트럭도 없습니다. 그들의 콩을 사려고 해도 소농은 영어를 할 줄 모릅니다.

부농은 영어도 유창하고 헬기를 타고 다닙니다.
“커피를 만드는 최초의 인간, 농부들에게 실질적 고마움과 구체적 희망을 전할 수 있기를”
이라는 일종의 캐치프레이즈는 그들이 없었다면 커피도 없기 때문입니다.
커피뿐만 아니라 모든 영역에서 ‘그것을 만든 최초의 손’에게 합당한 대가가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그의 블로그에 있는 글이다.

Woman and daughter / 2007. 7. 29
니카라과의 한 커피 농장에서 일하는 어머니와 딸. 그들이 지금 행복하지 않다고
주제넘게 단정 지을 수 없고 섣불리 윤리라는 허울로 시혜의 시선을 그들에게 드리울
수는 없다. 이 사진은 그들의 현재 모습을 공간적으로 구성하고 있지만 동시에
역사적 시간의 깊이를 보여준다고 생각했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자신의 과거와 미래를 비추는 거울이 아닐까.
커피를 좋아한다는 것은, 직업으로서의 커피 혹은 내 손을 거친 커피를 통해 기대하게 되는 '달콤한' 관계들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먼저 커피를 둘러싼 관계적 총체에 대해 눈 감지 않는 태도여야 하지 않을까.
- http://blog.naver.com/sillagos -











커피에 관한 그의 입장이나 태도는 사실은 그가 세상을 대하는 입장과 태도였다.
그의 생각은 시장경제논리 속에서 많은 이윤 또는 빠른 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 방법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는 현실 세계에서 작동되는 논리로 보자면 문제아이거나
언더그라운드일 수밖에 없었다.
5시간 정도 이야기를 진행하는 동안 두 잔의 에스프레소를 포함해서 다섯 잔의 커피를 마셨다.
그때 마다 다른 방식으로 커피를 뽑거나 다른 원두를 사용했다.
당연히 다섯 잔의 커피 맛은 모두 달랐다. 밤은 늦어 가는데 슬며시 잠 걱정이 된다.
달콤한 노란 봉다리 커피가 생각나는 신체적인 기현상도 발생한다.











/ 커피하는 사람으로서 인스턴트커피에 대한 생각은?
/ 커피죠!
/ 무시하지 않나? 우리 생각에는… (세상에 우리라니!)
서 / 인스턴트와 원두는 대립각이 아닙니다. 내 인생의 커피가 인스턴트인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에는 기호식품인데 정형화는 힘듭니다.
/ 우리나라의 커피 소비 정도는?
/ 우리나라는 세계 10위 정도의 커피 소비국입니다.
원두는 10% 정도 시장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바리스타 등 교육 시키는 곳만 150여 군뎁니다.
제주도에만 10여 개 됩니다.
/ 길거리 나가면 온통 커피숍만 보이는데 전체 커피 시장에서 10% 점유율 밖에 안돼요?
/ 일본은 60% 정돕니다. 10% 시장 안에서 최근에 스페셜티 커피 시장의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중입니다.
그러나 90%에 달하는 인스턴트 커피시장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것입니다.











/ 대표적인 브랜드커피 스타벅스에 대한 생각은?

혹평하는 사람들은 쓰레기 커피라고 부르기도 하던데.
/ 커피 문화의 저변확대라는 점에서 어떤 비판을 가하건 스타벅스의 공로가 있습니다.
솔직히 스타벅스는 일리illy 정도를 제외한다면 세계 최고의 기술력과 자원을 가진 회사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미국에서 들었던 로스팅 수업 중 강사가 이런 농담을 했습니다.

“여기 있는 사람들 다들 스타벅스 욕하지만 속으로는 무척이나 고맙게 생각하고 있지 않느냐”

다들 냉큼 수긍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스타벅스 아니었으면 예가체프, 수마트라 만데린이
지금처럼 널리 알려졌을까? 한국이라고 다를 바 없습니다. 스타벅스 만큼 한국의 원두커피
시장 확대에 양적 질적으로 기여한 기업 혹은 사건은 없습니다. 지금의 스페셜티 커피 분위기는
스타벅스, 커피빈, 할리스에 이어 엔젤리너스, 카페베네, 탐앤탐스, 파스쿠찌를 경험하면서
가능해진 것입니다. 단점은 커피 비슷한 맛이란 것이지만.











/ 커피 맛을 결정하는 것은 아무래도 로스팅 과정이 제일 중요하겠지요?
/ 아닙니다. 생두가 가장 중요합니다.
/ 그래요?
/ 약배전하는 사람들은 특히 생두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 약배전이 뭡니까?
/ 콩을 볶는 방법입니다.
로스팅은 통상 약배전(light roasting), 중배전(midium roasting), 강배전(dark roasting)으로 나눕니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는 일본 영향이 강하다보니 강배전 로스팅이 많습니다.
로스팅 시간이 긴 스타일이지요. 강배전은 좋은 맛과 나쁜 맛이 모두 가려집니다.
약배전은 물론 반댑니다. 세계 바리스타 대회를 하면 스칸디나비아 3국이 거의 일등을 먹습니다.
이 나라들은 약배전 방식의 커피를 즐기는 대표적인 나라들입니다.
약배전 커피는 자연의 영향, 떼루와의 역사, 생두가 겪었던 역사가 느껴집니다.
로스터 영역은 생두에 그림을 그리는 행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강배전에서는 자기 color를 입힐 수 있습니다.
약배전하는 사람은 좋은 생두에 집착할 수밖에 없지요. 스페셜티 커피하는 사람들은
떼루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 떼루와가 뭡니까?











/ 떼루와, 콩의 이력 같은 겁니다. 그 콩이 자라난 주변 요소, 자연 환경, 인력의 영향까지.
미국의 스페셜티 커피 업계의 트로이카라 할 수 있는 인텔리젠시아, 스텀타운, 카운터컬쳐커피의
경우 이제 생두를 구매하는 옥션에서 거의 사라졌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 카페들은
2000년 이후 꾸준히 공을 들였던 산지 농장, 협동조합과 다이렉트 트레이드를 추진했습니다.
생두가 가진 진정한 가치를 일찌감치 깨달은 것입니다. 로스팅 실력들이 최고 수준에서
고만고만해진 그룹들에게 다른 카페들과 자신들의 커피를 차별화시키기 위해 남은 과제는
결국 '특별한 생두‘ 밖에는 없습니다. 인텔리젠시아나 스텀타운은 다이렉트 트레이드한
커피는 절대 다른 카페와 공유하지 않습니다.
2009년에 미국을 갔을 때 사온 스텀타운의 브룬디에는 이런 소개문구가 있었습니다.

"이 커피는 수확이 시작된 후 절정에 이른 2주차에 수확한 커피다"

이런 의미를 아는 사람들은 조금 더 비싼 가격이라도 좋은 생두를 선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 그래도 로스팅이나 드립 같은 과정에서 맛의 차이를 만들어 낼 수도 있지 않습니까?
/ 추출은 기교 없이 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로스팅은 신비한 일이 아닙니다.
없는 맛을 창조하는 것이 아니란 말입니다. “여기 있는 것만 나온다. 없는 건 나오지 않는다”
생두가 가장 중요합니다. 추출도 원두에 달렸습니다. 케맥스(Chemex)는 기교 없이 내리는 겁니다.

기교가 많으면 잡스러워집니다. 안정성이 떨어집니다.
손맛에서 나오는 것이 있겠지만 그것이 재료만큼 크지 않습니다.
한국에서는 과도하게 사람에게 쏠려 있습니다. 요리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요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재룝니다. 방법에 대한 신비화는 아닌 것 같습니다.












커피에 대한 그의 입장은 단호했다.

“커피 하는 사람은 커피로 말하면 됩니다. 커피 맛있으면 인정합니다. 몇 년을 했건,
누구에게 배웠건, 커피로 말하면 됩니다. 이거 한 잔 이외에는 아무 것도 필요 없습니다.”

그는 로스팅을 계속했고 나는 촬영과 질문을 계속했다. 그의 손과 입은 쉼 없이 움직였다.
로스팅 버너의 열기는 뜨거웠다. 목이 타는지 콜라를 마신다. 옆에 있던 일행이 물었다.

“콜라 중독이세요?”

힐긋 바라보더니 웃으며 말한다.

“중독이 아니라 좋아하는 겁니다.”











그의 커핑 수업에 참가하는 사람들에게 그가 항상 강조하는 문구가 있다.

로스팅은 요리, 커핑은 맛보기. 신비화 금지.
수업은 짧고 굵게. 근본 원리와 연구 방법만.
실습 여건은 제공. 경험적 데이터는 알아서.











/ 커피가 뭡니까?
/ 음식. 요리.
/ 커피 문화라고 해야 할까? 카페 문화라고 해야 할까, 다른 나라와 우리의 차이점은 어떤 것이 있나?
/ 우선은 한 잔의 기준부터 다릅니다. 일본은 120ml, 우리나라는 180ml,
서양 사람들은 240ml 정도가 한 잔의 표준입니다. 이것은 습취하는 식재료의 차이로부터
기인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보통 커피 문화의 측도는, 조그만 원두숍이 살아남아 있느냐,
집에서 내려 먹느냐 등인데 그렇게 보면 우리나라는 커피 자체의 소비량은 많은 편이지만
인스턴트커피의 소비량이 워낙 높다보니 조금 기형적이긴 합니다.
최근에는 한국과 호주가 커피 붐입니다. 중남미 등의 산지에는 의외로 맛있는 커피가 없습니다.
좋은 생두와 가공 기술 모두 없습니다. 최근에는 브라질의 경제력이 상승하면서 커피 소비량이
증가하고 있는데 최근 국제 커피시장에서 생두 가격이 오른 주요 요인이기도 합니다.
나 / 우리나라 카페는 전반적으로 너무 화려한 것 아닙니까? 커피 외적인 비용도 높은 것 같고.
서 / 좋게 보면 커피를 매개로 공간의 안락함을 누리는 것이니 꼭 나쁘다고 단정할 일은 아닙니다.
다만 그런 요인들로 인해 커피 가격이 높다는 문제점은 있습니다. 뭐랄까…
현상이 본질을 앞지른다고 할까요. 무엇보다 본질적인 차이는 한국에서는 커피를 마신다는 자체,
혹은 카페 주인의 자아 성취, 만족에만 매몰되어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느낌이랄까….
나 / 그게 무슨 문제가 됩니까?











/ 공정무역 커피가 있습니다. 평균 20% 이상 비싼 커핍니다. 직거래 방식이지요.
할리라는 미국인 친구 집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할리의 어머니는 공정무역 커피를
이용하고 있었습니다. 할리의 집은 사실 매우 가난한 축에 드는 편이고 그녀의 어머니는
소위 많이 배운 사람도 아닙니다. 그들은 커피 한 잔을 통해 단순한 음료로서의 커피 혹은
특정 커피 브랜드의 파워를 소비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나의 기호품’이 만든 관계에
대해서 의식하는 겁니다. 커피를 둘러싼 모든 사람들의 행복에 대해 묻고 있는 것입니다.
커피를 바라보고 사랑하는 방식에는 정말 다양한 길과 태도가 있을 수 있고 그것들 간에
우열 따위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세요? 커피가 석유 다음으로 물동량이 많습니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다르다는 뜻입니다.
커피를 잘 볶아서 정성껏 만들어 손님에게 대접하는 과정뿐만 아니라 커피 생산자들의 삶,
커피를 재배하는 지역의 환경, 카페가 자리 잡고 있는 지역에서의 역할에 대한 관심과 고민도
한 잔의 커피 속에 포함되기를 원하는 것입니다.
더 맛있고 더 올바르며 더 행복한 커피가 서로 이율배반하지 않습니다.











그의 뒤로 커다란 그림이 걸려 있다.

“언젠가 내 공간을 갖게 되면 제일 먼저 해보고 싶었던 것은, 평소에 너무나 좋아하던
호퍼의 이 그림을 커다랗게 벽에 걸어 두고 늘 가까이 지켜보는 것이었습니다.
알고 지내던 작가에게 결례를 무릅쓰고 카피copy를 부탁했습니다. 그림이 들어 온 날
너무 행복했습니다. 그냥 좋습니다.”

그의 작업장 커피 리브레는 전혀 심각하지 않은 영화 <나초 리브레 Nacho Libre>를
너무 좋아한 그가 작명한 것이다. 커피 리브레에서 만든 달력의 첫 장에는 잭 블랙이
영화에서 날린 대사가 인쇄되어 있다.

“하나님은 왜 제게 레슬링에 대한 열정과 거지같은 재능을 함께 주셨나요? -Nacho Libre, Jack Black”

/ 잭 블랙의 대사에 특별하게 두는 의미가 있나?
/ 저는 경쟁 자체가 싫습니다. 내 행복을 두고 남과 경쟁할 필요가 없습니다.

Libre리브레. ‘자유로운’ 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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