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 가을아침 오미동 산책

마을이장 2013.10.16 20:22 조회 수 : 10455








사무실에 도착해서 카페에서 혼자 봉다리 커피 하나 풀었다.
창밖을 보며 홀짝이다가 사진을 찍고 싶다는 생각이 오래간만에 들었다.
요즘 오미동은 환장할 풍경을 이어가고 있다. 글은 짧을 것이다.











<산에사네> 초가 앞을 흐르는 수로에 코스모스가 보인다.
나는 왜 코스모스를 잘 찍지 않는 것인지 모르겠다.
생각해보면 도시에서 흔한 꽃은 거의 찍지 않았던 것 같다.











노을 언니는 오늘도 ‘오늘은 쉽니다’라는 출력물을 붙여 놓을 것이다.











원래 몇 개월 전까지 지리산닷컴 사무실이었던 컨테이너 옆의 코스모스는 보름 전 즈음이 절정이었다.











너 누구냐?











6월 29일 몸뻬 행렬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는 이제 가을 풍경 또는 사라진 장독의 빈자리만 휑하다.
살구나무도 나뭇잎을 떨어뜨리고 있는 중이다.
들판이 비워지면 이곳은 곧 겨울 풍경이 될 것이다.











나는 이 창고를 좋아한다. 존재감이 분명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창고는 오미동의 흉물이라고 말한다.
창고는 자신의 생각을 말하지 않았다.











옥상으로 올라갔다.
동쪽을 바라본다. 한동댁은 또 읍내로 나갈 모양이다.
어지럼증이 심해서 자꾸 넘어지신다. 근본적으로 달팽이관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남쪽을 바라본다.
무얼까?의 트럭이 서 있는 것을 보니 콩밭에 들어가 있을 것이다.
피해서 다니고 싶지만 내 차가 살구나무 아래 서 있는 것을 보면 문자를 할 것이다.











덕암댁 담 안의 산수유가 붉어진다.
구례에서 가장 꽃이 빠른 나무이니 열매도 빠르다.











오미동 들판의 미덕은 전깃줄이 가로막지 않는다는 점이다.











운조루 넘어 왕시루 능선을 바라보는 일은 사시사철 경이로운 광경이다.
내가 사는 동네다. 때로 오미동은 나에게 마약이다.











운조루 아침 물빛에 겨울 기미가 보인다.
아침 기온은 많이 떨어졌다.











카메라를 든 사람은 왜 머물지 못하는 것일까. 나만 그런가.











최근까지 들꽃이 많아서 한 번 촬영을 하려고 했는데 이제 거의 보이지 않는다.











가을꽃은 시리다.











가을볕은 고택을 앙상하게 만든다. 그래서 고택 감상은 가을이 좋다.
시간과 대면하는 가장 선예도 높은 시간.











음… 이 빛에서 이 포커스는 처음인데.











헬로 키티.











토란대를 벗기시는 모습을 보니 토토로에 등장하셔도 좋을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부분의 어르신들 모습을 아무런 거부감 없는 자연스러운 상태로 담을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오미동 포토에세이집을 만들고 싶어졌다. 이제 그리해도 될 만큼 사진이 쌓였다.
그러나 아직 사람을 충분히 담지 못했다. 사람. 언제나 가장 힘든 문제다.











이 숲길에서 항상 마음에 차는 사진을 찍지 못했다.
내가 생각하는 사진은 간단하다. ‘지금 내가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보고 있다.’
이 길은 약간의 카메라 매뉴얼적인 기술을 필요로 하는 것 같다.











‘어부의 집’ 형수님이 어느 날 호박잎쌈을 남긴 우리를 타박했다.

“형수, 우리 읍내 것들 아니여요. 이거 매일 먹어요.”











거의 마지막 양식이 될 것이다.











마을 뒤를 돌아서 대평댁 골목으로 내려선다.











왕샌의 여름은 힘들었을 것이다.











대평댁에게 들키기 전에 빠져나가야 한다.











원래 이 자리에 지리산닷컴 컨테이너가 처음 놓여 있었다.
좌 대평, 우 지정 시절이었다.











앞 길로 내려선다.











멀리 시선을 한 번 두고











걸어 나온 마을 뒤안길 쪽을 바라본다.











코스모스는 쓰러진다. 기린이다.











운조루로 출근하는 하죽 아주머니가 나를 지나치고











무얼까?는 콩다발을 옮기자고 한다.
가을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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