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터 / 책-시골에서 농사짓지 않고 사는 법

마을이장 2010.10.07 00:28 조회 수 : 11660 추천:176








책을 출간했다.
'시골에서 농사짓지 않고 사는 법 - 지리산 자락에 정착한 어느 디자이너의 행복한 귀촌일기'
(주)북하우스 퍼블리셔스. 긍께 그냥 북하우스출판사.
2010년 9월 29일에 인쇄했고 10월 6일부터 서점에 배포될 것이다.
지난 토요일, 10월 2일 오후에 택배로 책을 받았다.
아마도 제본 끝난 다음 날 바로 보낸 모양이다.
진행하는 동안 pdf 파일로 자주 보았고, 본문을 출력해서 원고를 읽기도 했지만
완제품으로 도착한 책은 좀 낯설었다.

372쪽이다. 처음 생각보다는 두꺼운 책이 되었다.
지리산닷컴의 '큰산아래이야기' 메뉴에 올린 글 중에서 20꼭지를 담았다.
'마을'과 '생각'에 해당하는 글들 중에서만 수록했다.
그렇게 원고를 선정한 것은 전적으로 내 결정이었다.
여러가지 카테고리를 두고 싶지 않았다. '귀촌'에 이야기의 중심을 두고 싶었다.
원고량을 줄여야했고 20% 정도 내용을 수정하거나 다른 원고와 혼합하기도 했다.











완전히 새로 쓰거나 거의 새로 쓴 글은 프롤로그와 구례착륙기, 에필로그 정도이다.
머릿글은 길지 않지만 작성한 시간은 30분을 넘지 않았다. 나는 모든 책에서 머릿글을
읽고 그 책에 관한 인상을 결정짓는다.


여는 글 - 거처居處를 위하여

- 거기서 뭐하나?
지인들조차 가끔 나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나의 대답은 퉁명스럽다.
- 내가 여기서 뭐하겠나?
서울이었다면 겪지 않아도 되는 질문이다.
단지 시골에 산다는 이유로 겪어야 하는 질문이다.
따라서 서울이건 시골이건 무시해도 되는 질문이다.
세상에는 서울에 사는 디자이너도 있고 시골에서 사는 디자이너도 있다.
사는 곳이 바뀐다고 먹고 사는 방식을 바꿀 필요는 없다.
“거기서 뭐하나”라는 질문 속에는 “도대체 너의 생각은 뭐냐?”라는
밑장을 한 장 깔고 있다. 특별하게 생각이 바뀐 것도 없다.
그래서 역시 나의 대답은 또 퉁명스럽다.
“넌 특별한 생각 가지고 서울에서 사냐?” 조금 더 친절하자면,
그냥 살다보니 그렇게 된 것뿐이다. 특별할 것 없다.
나는 단지 거처를 옮겼을 뿐이다.

2006년 여름 초입에 서울에서 구례로 거처를 옮겼다.
시골에서 살아 본 적이 없었다.
시골에서 살아야겠다는 꿈을 품고 살지도 않았다.
어느 날, 불현듯 ‘내려가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로부터 일 년 후 서울을 떠났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상상하는 것만큼 복잡한 일도 아니다.
꼭 어렵게 진행할 이유도 없는 일이다.
내 판단은 언젠가부터 아주 간단한 잣대를 가지고 있었다.
'내가 행복해야 한다.' 그것에 충실한 방향으로 행동한다.
행동으로 표현되지 않는 생각은 공상이거나 맥주를 위한 땅콩 몇 알과 다르지 않다.
보기에 따라 '저 사람 참 쉽게 산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는 않다.
나 역시 초행길이다.
앞일에 대해 가늠도 해보고 잘 안 되면 어떡하나 하는 두려움도 있었다.
다만 귀촌이란 것을 인생을 건 도박에 비견할 만큼 심각한 승부수로
생각하지 않은 것뿐이다. 나는 판돈도 없었다.

조금 더 자유로워진 나를 발견한다.
자신이 정한 룰이 아닌, 시스템이 정한 룰에 따라 사는 것을
당연시할 필요는 없다. 내 생각으로 살자, 뭐 그런 것이다.
아, 물론 가능하면 사람들에게 해로운 방법으로 밥벌이하지 말자고 권하기는 한다.

나는 두 마을과 구체적인 관계를 맺고 살아간다.
사무실이 있는 오미동과 집이 있는 상사마을이다.
전반적으로 두 마을 사람들로부터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항상 받는다.
나 역시 그들을 존중한다. 현금이 아닌 것을 주고받는 것이 있다.
나는 어떤 장면에서 그들이 필요로 하는 내 기능을 제공한다.
마을 사람들이 나를 활용할 때와 내가 그들의 도움을 필요로 할 때
양쪽의 저울질을 세심하게 한다.
내가 더 많은 일을 맡아 저울의 추가 내 쪽으로 기울 수 있도록
'내 깐에는' 신경을 쓴다. 피해는 주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정도의 룰만 지켜도 존중받을 수 있다.

우리들의 삶이 많은 변화를 겪듯 우리가 사는 공간도 많은 변화를 감당한다.
수도 없이 거처를 옮겨왔고 생각해보면 그 변동의 대부분은 나의 의지가 아니었다.
어느 날부터 나의 뜻대로 살고 싶었고 조금씩 그렇게 살아가는 중이다.
그리고 지금은 조금 더 온전하게 나의 뜻이 반영되는 거처를 생각한다.
거처居處. 자리를 잡고 사는 일이다.

2009년 8월 오미동 사무실에서.











책.
나의 책에 관한 생각은 고전적인 면이 강하다.
책은 텍스트다. 나에게 책은 이미지가 가득한 그 무엇이 아니다.
기억에 남는 책 중에서 이미지 때문에 남아 있는 책은 없다. 그래서 나에게 책은 텍스트의 집합이다.
나는 책을 읽지 않는다. 거의.
모태불독母胎不讀인가? 그렇지는 않다. 30세 무렵까지는 읽었다.
심리적으로 힘든 시기를 통과하고 있었던 고등학교 시절에 하루 한 권의 책을 꼭 읽었다.
레이몽 라디게의 어느 글에서, 고향의 강가 조그만 배 안에서 하루 종일 누워
몇 권씩의 책을 읽었다는 구절을 읽고 모방한 혐의가 짙었다.
낮에는 학교에서 한 권의 소설을 읽고 밤이면 화실에서 그림을 그리는 일상.
입시생의 전형적인 모습은 아니었다. 후회하지는 않는다고 해야 멋있는데
사실은 조금 후회스럽기도 하다.
대학에 와서는 필요에 의한 독서를 했던 듯 하다. 두 가지 전공에 관한 서적을 읽었다.
미술과 데모. 그 즈음부터 소설을 읽는 것이 힘들었다. 읽을 수 없었다.
문장에서 묘사와 장식을 견디지 못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인문서나 자연과학 교양물, 미학 서적을 읽는 것이 오히려 편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도 오래가지는 않았다. 책을 읽는 동안 계속 필자와 싸웠다.
동감하면서 읽어야 하는데 투덜거리면서, 필자를 욕하면서 읽는 일은 힘든 노릇이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나서 나는 더 이상 책을 사지도 읽지도 않았다.
결국 나에게 책이란 중학교부터 대학 졸업하고 몇 년까지의 것에서 멈추어 있다.
전혀 읽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거의 읽지 않는다고 보면 정확하다.

그런 내가 머리맡에 항상 두고 있는 책이 있는데 '뿌리깊은나무'의 몇몇 책들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책이란 이런 것이다.'는 교본과 같은 책들이다.
구례로 내려 온 다음, 거의 2/3 페이지는 읽는 책이 생겼는데 잡지 '전라도닷컴'이다.
전라도닷컴에서 뿌리깊은나무의 향기같은 것을 느낀다. 전라도닷컴에 실례되는 소리일까...











책 내고 할 소리는 아니지만 세상에는 너무 많은 책이 있고 그 책들의 대부분이
과연 세상에 필요한 것인지 나는 회의적이다. 나무를 원료로 종이를 만들고, 그 종이로
책을 만든다는 것은 나무를 베어야 한다는 소리다. 그 나무의 가치에 절반이라도 값하는
책이 제대로 된 책일 것이다.
뿌리깊은나무의 책들은 충분히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
구술 '민중자서전' 시리즈는 '내가 책을 낸다면' 그런 책이고 싶다는 깊고 짙은 열등감의 표본이다.
무엇보다 이 책들의 힘은 디자인도(사실은 가장 멋진 디자인이지만) 광고도 아니다.
이 책들의 힘과 가치는 '텍스트 자체'이다. 책은 글을 모은 종이뭉치다. 그 종이뭉치 속에
있는 이야기들이 세상이 필요로 하는 것만큼 팔리는 것이 정당하다.
그러나 더 이상 이런 고전적인 마케팅관으로 출판동네를 바라보는 것은 낭만주의자의 푸념일 것이다.
여튼 책은 점점 포장되고 광고하고 과도한 종이와 제작비용을 소비한다. 책은 자체로 소비다.
문제는 그 소비가 윤리적인 소비인가 하는 점이다.











2009년 12월 말, 서울가는 길에 북하우스와의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결국 책을 만드는구나. 도장 찍고 든 생각이다.
책을 만들어보겠느냐는 제의는 1년에 두세 차례 있었다. 알만한 출판사인 경우도 있었고
책을 읽지 않는 나에겐 생소한 출판사도 있었다. 두어 번 진행에 들어간 일도 있는데
이상하게 책을 진행하면 담당편집자가 그만두거나 위치 이동을 하거나 해서 초반에 취소되곤 했다.
서울시절 개인사이트의 글들을 구례로 내려오기 전에 한 권으로 묶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
어떤 마감같은 의식을 원했다. 그러나 그리하지 못했다. 시간이 좀 더 흘렀고 그것을 책으로
만들지 않기 잘했단 생각이 들었다. 어두운 이야기들이었다.
책을 만들자는 제의를 받으면, '저까지 나무 죽일 필요가 있습니까' 라는 말로 가볍게 사양했다.
꼭 책을 만들어야 할 필요는 없었다. 지리산닷컴의 지금 모습으로도 글과 사진을 충분히
전달하고 있다. 그런데 이제까지 제안받았던 출판사가 아닌 북하우스와 계약을 했다. 왜?
아주 단순한 이유였다. 이번 책을 만들게 한 담당편집자가 1년 전 가을에 '선생님 책 내실...'
이라고 물어왔을 때, 역시 가볍게 사양했다. 그 편집자는 나의 대답에 대해 아무런 저항(?)이 없었다.
그리고 조금 더 지나 다시 전화가 온다. '선생님 혹시 책 내실 의향이...'. 마치 이전에 그런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는 사람처럼 다시 물어온다. 다시 거절한다. 그러나 약간 마음이 움직인다.
다시 조금 시간이 지나 그 편집자는 메일 또는 전화를 해 온다. 처음 이야기하는 사람처럼.
"선생님 책 내실래요?"
"그래, 이

 

 

서버를 옮겨 오는 과정에서 글이 잘렸네요. 저장해 둔 파일도 없고...

그냥 아래 주소에서 기본 정보를...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6377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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