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 / 가을 꽃들 사이를 느리게 걷다

마을이장 2010.09.29 18:29 조회 수 : 6664 추천:182





2010년 9월 29일.
하루 전 늦은 성묘를 다녀왔다. 추석 전후 밀리는 도로를 피해서 늦게 다녀왔다.
추석 무렵부터 아침저녁으로 공기가 상쾌하다. 가지 않을 것 같았던 2010년 여름이
끝났다는 것은 분명했고 그 순간부터 주변의 색color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바쁘다' '지친다'는 소리를 입에 달고 살아서인지 예정보다 모든 일들이 늦어지고 있지만
별다른 닥달은 없다. 그러려니 하는 모양이다. 금년에는 더 이상 일을 받지 않을 생각이다.
추석 모시고 구례로 돌아올 때 섬진강과 지리산은 빛나는 하나의 덩어리였다.
산엘 가야한다는, 이번에는 의무가 아닌 진실로 마음이 원하는 산행을 바라지만
이 역시 장담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핸드폰 죽이고 며칠 산으로 잠적하는 방안에 대해
월인정원과 낄낄거리며 논의했지만 그렇게 하지 못할 것이란 것을 안다.

뻐근한 몸을 일으켜 좀 늦은 아침에 천은사 숲으로 갔다.
딱히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사진이 없었던 것이다.
숲으로 들어서서 생각보다 많은 가을 야생화를 찍었다. 꽃이란 것은 참 많고도 많구나.
천천히, 아주 천천히 숲을 호흡하며 짧은 산길을 걸었다.
점심 지나 곡성 박스공장으로 가야했지만 30분 전에 취소되었다.
약간 멍하게, '나 이제 뭐하지?' 라는 기분으로 아침에 찍은 사진을 집어 넣고 보았다.
생각보다 쓸만한 사진들이었다. 그래서 오미동을 한바퀴 돌기로 했다.
조금 더 많은 가을꽃 사진을 수집하러 나선 것이다. 30분 정도 산책에서 잊고 있었던,
보지 못했던, 볼 수 없었던 많은 꽃들을 수집했다.
내가 일상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을 때,
꽃들은 이리도 지천으로 장하게 스스로 피고 지고 하였던 모양이다.
마흔다섯 장 내려둔다.
No는 물론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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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은 계절입니다.
어찌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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