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 / 꽃 2010-5 벚꽃의 모든 것

마을이장 2010.04.10 04:09 조회 수 : 8792 추천:237





* 사진의 양이 많다.
  4월 5일, 7일, 8일, 9일 동안 촬영했다. 벚꽃을 한번으로 정리할 생각이다.
  새벽이고 잠도 온다. 아침이 오면 이틀 정도 이곳을 떠나 있을 것이다.
  일요일 밤 무렵에 글을 추가할지 여부는 잘 모르겠다. 일단은 말은 줄인다.













4월 5일 월요일. 구례 재첩언니 집 강변에서.
늦은 점심을 재첩국수로 마련하고 벚꽃 촬영을 시작했다.



































4월 5일 월요일. 하동 화개면 중기마을.
4월 2일부터 하동과 구례 모두 벚꽃축제였다.
꽃은 사람의 결정보다 5~6일 늦게 만개했다.
19번 국도는 토요일과 일요일에 길게 늘어선 차량 행렬이 이어졌다.
마을의 벚꽃들을 보면서 하동의 상황을 가늠했다.
월요일 점심 시간 지나서 혼자 하동으로 내려갔다.
언제나처럼 '점검'이 목적이었지만 월요일 아침부터 꽃은 빠른 속도로 터지기 시작했다.
지나치면서 왼편 차창으로 흘깃 쌍계동천을 바라보았고 십리벚꽃길은 수요일이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화개면 중기마을에 주차했다. 네 번째 맞이하는 봄이다.





































































































다른 포커스를 찾아야했다.
해 마다 같은 장소에서 다른 포커스를 찾는 것은 힘든 일이다.
그래서 자꾸 두리번거리게 된다.
도로변에 붙어 선 이 집을 전기줄이 나오지 않는 상태에서 잡는 일은
일종의 사기와 같은 사각형 만들기 놀이다.




































































문제는 갓길에 주차한 차들이다.
나는 인근의 공터에 차를 주차하고 걷는 편이다.
아주 간혹 차량 행렬이 끊긴 틈에 도로 중앙에 섰지만 갓길에 주차한 차들이 그림을 힘들게 만든다.
이 컷을 끝으로 구례로 다시 올라가기로 했다.













구례 문척면 화정리 오봉정사를 중심으로 위 아래에서 잠시 머물렀다.
벚꽃이 오히려 하동 보다 반나절 정도 더 빠른 듯 했다. 쌍계사십리벚꽃길이 터져나가도
남도대교에서 사성암으로 이르는 16km 정도의 이 벚꽃길은 조용했는데
작년부터는 이 길을 통해서 하동으로 이동하는 차량들이 제법 있다.
역시 갓길에 주차한 차량들이 빠져 나가고 오가는 차가 없는 사진의 이 상황을
위해 제법 기다려야 했다.













차별성 때문인지 구례는 벚 아래로 개나리를 심었다.
이것이 해가 갈수록 번성해서 벚꽃 철이면 제법 그림을 만들어 낸다.



































오봉정사의 벚나무는 거의 만개라고 보아도 될 수준이었다.
항상 이틀 정도 빠른 나무였지만 '꽃이 늦다'고 방심하고 있다가 화들짝 놀랐다.
























작년엔 저 의자에 앉아서 소풍을 했었지.










4월 7일 수요일. 하동 화개 십리벚꽃길.
월요일의 상황을 생각하면 이틀이 지난 수요일 아침의 꽃 상황은 예상 보다는 느렸다.
특히나 화개동천으로 접어들어서는 확연하게 핑크빛이니 만개하려면 3일은 더 있어야 했다.
구간이 길다보니 전체적인 만개를 가늠하거나 기대하는 것은 힘들다.
이 시기에 가장 많이 포스팅 되는 벚꽃길의 베스트 지점을 기준으로 할 수밖에 없다.

6시 30분에 시동을 걸 생각이었지만 6시 45분에 집을 나섰다.
사무장 부부가 동행했다. 이 길이 처음이란다.
이들이 내년부터는 혼자서 놀 수 있도록 금년에는 꽃길 가이드를 좀 해야한다.
나는 어차피 나서야 하는 길이니 '올테면 와봐' 일정을 제시했다.



























이제 이 자리에서 더 이상 사진을 찍을 것 같지는 않다.
항상 많은 카메라가 도열해 있는 그 자리.
하지만 내년에도 아마 한 장은 찍을 것이다. 약간 무성의한 자세로.













벚꽃잎은 활어회로 보자면 복어회와 같다. 아주 얇다.
그래서 차라리 직사광이 없는 상태에서의 촬영에서 더 만족스러운 사진을 건지기도 한다.
벚꽃 사진을 위해 새벽에 나서는 것 또한 같은 이유다.
오후빛 보다는 아침빛이 부드럽기에 가능하면 오전 10시 전에 촬영을 끝내려 한다.
그래서 40km를 이어지는 벚꽃벨트를 하루 종일 돌아다녀도 원하는 빛의 상황은 하루에 두 번.
결국 두 곳을 어디로 결정하느냐의 문제와 매번 마주한다.

















































































































































여기까지가 언제나처럼의 그 길을 따라 주차해 둔 곳으로 걸어 오면서...













시간이 가능한 듯 해서 의신계곡 쪽으로 올라갔다.
뜻밖에도 진달래가 많이 피어 있었다. 너무 많은 양의 벚을 보다가 소나무 사이로
드문하게, 아침 햇살에 빛나는 진달래의 선연한 모습이 조금 더 자극적이었다.
다시 남도대교 건너 861번 타고 구례로 이동.













작년부터 지리산닷컴을 보신 분들은 이곳이 이제 눈에 익을 것이다.
다시 문척면 오봉정사 앞으로 왔다. 오봉정사 촬영은 어쩌면 이번 방문에서 결판을 봐야 한다.
사실 나의 금년 벚꽃 동선은 구례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 수 년간 찍어 둔 동일한
위치에서의 사진 보다 더 좋은 장면을 건질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것을 보장할 수는 없다.
어쩌면 나는 만개의 시기를 판단하지 못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어제가 만개같은데 오늘이 더 피었다. 내일은? 갑자기 꽃비로 내린다.




































































문척면 사성암 아래 벚꽃길로 이동했다. 이곳은 오후 빛을 염두에 두었다.
점점 힘들어진다. 이 날은 굽어지는 촬영지 모퉁이에 포장마차가 자리하고 있다.
밤벚놀이 때문에 좀 더 심각한 조명을 달아서 그것도 마땅하지 않았다.
결국 최선의 지점에서는 촬영을 포기하고 '뭔가 걸리적거리는 것이 없는' 위치로 이동했다.
카메라는 점점 좋아지고 길의 상황은 점점 나빠진다.
그 아이러니를 겪어가는 것이 인생인 듯 하다.





















4월 8일 목요일 아침 하동 쌍계사.
수요일 오후에 갑작스러운 연락을 받았다.
후배가 온다. 남자친구와 같이 오겠다고 한다.
녀석. 소리소문 없이 결혼을 했다. 일종의 신혼여행 성격의 남도행이다.
우리 부부로서는 가슴 뜨거운 귀한 손님이다.
수요일 밤부터 목요일 점심 무렵까지 동행했다.
목요일 아침 쌍계사의 아침이다. 십리벚꽃길을 보고 쌍계사를 찾았다.
벚 사진은 찍었지만 사람이 주인공인 사진이 많았다.
따라서 이곳에 올릴 사진은 거의 없다.
쌍계사의 아침이 좋았다. 새 길을 가는 부부에게도 좋은 아침이었을 것이다.
















오봉정사도 뒷면이 있었지.










4월 9일 금요일.





오봉정사로 소풍을 나갔다.
장모님이 마련한 유부초밥과 월인정원의 쿠키와 진달래막걸리, 딸기.
그리고 귀촌 신입생 부부와 함께 했다.













좋았다.
스스로 이런 삶이 좋다.
나는.


























































































연곡분교를 바라고 혼자 이동했다.
연곡분교의 벚꽃이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무엇보다 그곳은 지난 해 가을에 열한 명의 아이들과 몇 시간 함께 한 작은학교 아닌가.













오후 2시 넘어 집에서 출발했기에 19번 국도의 차량 정체를 걱정했지만
시곡 50km를 보장했다. 그리고 외곡리에서 좌회전해서 연곡사 계곡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꽃들. 무엇보다 그 햇살들.













늦은 매화가 남아 있었다.
차를 멈출 수 밖에 없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었다.













































연곡분교를 들어서면서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연곡분교 오른편의 계곡으로 이어진 학교 담장은 능수벚나무였다.
작년에 연곡분교에 대한 검색에서 어떤 기사에 '천국에 온 것 같았다'는 묘사를 본 적이 있다.
벚꽃 핀 연곡분교는 금년 나의 꽃 촬영 우선순위였다.
오늘 사진을 찍지는 않았다. 다행스럽게 이제 피기 시작했다.
다음 주 중반이 절정일 것이다.
작년 가을에 찍은 아이들 사진을 인화해서 오늘에사 전해 드렸다.
한 선생님과 잠시 이야기했다. 금년에는 10명이다. 한 명 줄었다.신입생이 없었다.
찬서는 많이 활발해졌고 이제 2학년이다. 유림이도 나를 알아보고 장난을 건다.
다음 주 목, 금 중 하루 종일 아이들과 선생님을 스케치하겠다고 요청드렸고 허락을 얻었다.
다음 주, '천국과 천국의 아이들'을 취재할 것이다.
지난 가을에 아이들을 본 이후 꼭 하고 싶었던 일이다.













연곡사를 들리지 않고 바로 내려왔다.
다음 주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 나이에 가슴이 콩닥거렸다.
그리고 산을 넘어 가는 역광 앞에 다시 차를 멈추었다.













이 사진이 이번 꽃 시즌에 찍은 사진 중 개인적으로는 가장 마음에 든다.
이전부터 살고 싶은 마을이었는데...

























































꽃잎이 날렸다.
여러 번 눌렀지만 힘들었다.












강을 따라 올라왔다.
늦은 역광은 강했고 강은 아름다웠다.













하루의 마감이자 이번 시즌 벚꽃 라인 사진의 마지막.
다시 문척면 화정리 강변길. 이 길에서 결국 사진을 찍을 수 있어 다행이다.
몇 년 동안 이 길에서 한 컷을 건지고 싶었는데 마땅하지 않았다.
카메라 덕을 본 듯 하다. 원하는 구도를 잡을 수 있었다.
이 길은,
오르막과













내리막과













그 모든 것을 조망할 수 있는데













노동하는 사람이 방점을 찍어 주는 마감이었다.
행복했다.


이번 주의 우선 순위를 촬영에 두었고 촬영계획까지 짜 두었지만 절반도 완수하지 못했다.
이틀 먼 길 갔다가 돌아모면 비가 올 것이고 꽃비도 내릴 것이다.
예정에 없었던 작업도 있었고 체력적으로도 힘들었다.
하지만 금요일이 실질적인 마지막 촬영일 수밖에 없었고 마음이 조급했다.
1년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다음 주에는 배꽃과 연곡분교 이야기를 들고 꽃의 계절을 마감해야 할 것이다.
평화로운 주말 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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