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나·들」에 맨땅에 펀드 이야기를 연재 중이다. 12월이 마지막 원고다.
지금까지 일곱 명의 농부들 이야기를 연재했고 12월의 인물이 마땅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내가 나를 인터뷰하기로 했다. 섭외는 쉬웠다.







너 /「맨땅에 펀드」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간략하게 정리랄까, 소개를 해 달라.

나 / 연재 첫 회 글 중 일부를 다시 인용하자면, 「맨땅에 펀드」는 쉽게 말해서 농산물, 농부,
시골마을에 연간 1구좌 30만 원이라는 돈을 투자하고 농산물이나 가공품을 배당받는 펀드다.
외형적으로 농사에 투자하는 것이다. 펀드라는 명칭을 가지고 있으니 농사 결과에 따라 단 한 톨의 쌀도
배당받지 못할 수 있는 투자위험 완전 1등급 펀드다. 따라서 요즘 유행하는 ‘꾸러미’라는 것과는 차별된다.
「맨땅에 펀드」의 두 가지 특징은, 소비자가 생산자(공급자), 품목, 가격에 대한 선택 또는 결정권을
가지지 못한다는 점과 사이트를 통해서 주 단위 펀드 상황을 중계한다는 사실이다.
투자자들은 항상 자신의 돈이 어떻게 허망하게 소진되는지 사이트를 통해서 목격할 수 있다.
운영자로서 이 펀드는 농산물을 판매하기 위한 목적 보다는 ‘대한민국 농촌 현실’이라는 콘텐츠를
팔아먹는 일이다. 11월 현재 기준으로 월 3.6회 정도의 기록이 남겨진 상태다.

너 / 펀드 규모는?

나 / 2012년 시작 당시는 1백 명 3천만 원이었고 2013년은 334명 1억 20만 원의 투자금을 가지고 놀고 있다.











너 / 왜 이런 일을 벌였나?

나 / 일종의 시비다. 주요하게는 농협, 부차적으로는 지방정부에 시비를 거는 것이다.
농협은 농민과 농업을 위해 존재하는 그 무엇이어야 한다. 금융기관이건 조합이건 성격 규정이
어찌되었건 ‘농민을 위한’ 조직이어야 한다는 것은 변함없어야 한다.
시골에 살면서 내 스스로 느낀 점도 그렇고 농부들 이야기를 들어도 그렇고 ‘농협은 우리 편’이라고
생각하는 농민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내가 한 말이 아니고 반다나 시바(Vandana Shiva)라는
인도의 환경운동가가 한 말이지만 내 생각과 같아서 인용한다.

"세계화 체제 밑에서 농민은 생산자로서의 사회적, 문화적, 경제적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다.
농민은 이제 강력한 권력을 가진 세계적인 기업들이 지역의 유력 지주들과 고리대금업자들을 통해서
판매하는 값비싼 종자와 화학물질을 구입해야 하는 소비자일 뿐이다."

이 좁은 시골에서 농협은 유일한 금융기관이고 많은 농민들은 농협조합원이고
이 좁은 카테고리는 모두 선거로 집결되어 있다. 지방정부 입장에서 단위농협은
무시할 수 없는 정치적 파트너 또는 궁합 맞는 이익집단이기도 하다.

너 / 음… 거창한 이야기를 들이대는데, 「맨땅에 펀드」규모로 봐서는 그들이 위협으로 여길 것 같지 않다.

나 / 거대조직을 이기기 위해서 더 거대한 조직을 꾸리는 방식을 원치 않는다.
작은 조직 천 개가 거대한 조직 하나를 포위하면 된다. 그리고 쓰러질 때까지 계속 두들겨 패면 된다.
아니면 쓰러질 때 우연히 패고 있어도 되고…

너 / <생협>이나 <한살림> 같은 조직이 비슷한 역할을 맡을 수도 있지 않나?

나 / 그들은 너무 거대하다. 내 기준으로는. 그리고 구례에 이른바 <아이쿱생협>이 생겨난 이후,
그러니까 아이쿱이라는 것을 ‘겪어보니’ 아이쿱이라는 조직 자체는 ‘소비자조합’이라는 각성이
새롭게 들었다. 생산자를 파리 똥집만큼도 배려하지 않는다. 근무하는 직원들의 조건도 열악하다.
그것을 가지고 지방정부는 ‘기업유치’를 홍보한다고 지랄이고 아이쿱은 마치 점령군 같은 분위기다.
아이쿱이 구례군에 준 것이 많은지 아이쿱이 구례군으로부터 받은 것이 많은 것인지는 내년 지방선거
이후 자료를 놓고 검토해 볼 일이다. 여튼 패스~「맨땅에 펀드」는 소비자조합이 아니다.
따라서 기존의 소비자조합과는 가는 길이 다르다.

너 / 그래서 2년 동안「맨땅에 펀드」에 동의하는 다른 사례들이 생겨났나?

나 / 몇 번 메일로 상담을 한 경우는 있지만 실제 가동되는 사례를 들은 적은 없다.

너 / 니 말대로 하자면 남들이 따라할 만도 한데 왜 그 모양인가?

나 / 이 펀드는 투자자들의 마인드가 이타적이지 않으면 성립될 수 없다.
운영자의 마인드도 이타적이어야 한다. 개인적으로 상담해 온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개인의
생계수단에 51%의 방점을 찍고 있었다. 그런 경우는 이미 많이 생겨 난 ‘꾸러미 사업’을 조직하는 것이
차라리 맞다. 전체 운용기금에서 인건비가 25% 이상을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다.
그런데 펀드 규모가 작다보니 두 사람 정도의 안정적인 연봉을 보장하기 힘들다. 혼자 진행하기는 힘든 일이다.
무엇보다 이 일은 스토리 전달이 중요한데 그것을 지속적으로 생산해 내는 일이 쉽지 않을 것이다.

너 / 그렇다면 앞으로도 타 지역에서 유사펀드가 생겨나는 것은 힘들지 않을까?

나 /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너 / 그렇다면 ‘작은 조직 천 개’ 같은 소리는 헛소리 아닌가?

나 / 내 말이…











너 / 2013년 펀드는 계획대로 진행이 되었나? 이를테면 그래도 펀드니까 수익률이라거나 뭐 그런 거…

나 / 사실 구체적인 계획 같은 것은 애당초 없었다. 우선은 ‘사고치지 말자’는 정도 목표랄까.
농산물이란 것은 어차피 수확 시기가 정해져 있는 것이고 가급이면 계절 별로 배당할 수 있는 농산물과
그 농사를 짓는 농부를 염두에 두는 정도의 예정이었다. 전체적으로 총액 대비 60% 정도의 농·가공품을
배당하는데 주력하는 목표였다.
수익률을 높이는 목표라기보다는 인건비 비중을 총액 대비 25%로 조정하기 위해서 1억 원+알파를
필요로 했다. 예상되는 연간 인건비+진행비(밥값 등)이 3천만 원 이상이었기 때문에 최소 6백만 원 정도는
직영농지 생산물 판매를 통해서 수익을 올려야 한다는 산수를 했다.
뭐 1년 농사지어서 1천만 원 수익은 가능할 것이란 판단을 했다.

너 / 그래서 일천만 원 정도 수익을 올렸나?

나 / 그게 계획은 계획이고 현실은 현실이다.
앉은뱅이 밀 가공해서 3백만 원 정도 올리고 감 팔아서 4백만 원 정도 올리고 콩 가공해서
몇 백만 원 올리고… 생각했는데, 앉은뱅이 밀과 우리밀 축제로 2백만 원 가까이 날려 먹고
감 농사는 완전한 실패를 해서 정확한 산출은 아직 못했는데 대략 백오십만 원 정도 적자였다.
현재 콩하고 매실효소에 희망을 걸고 있다. 모두 가공을 전제로 하는 품목이다.
별 수익도 못 남기고 사람만 고생하게 만들까봐 일단 콩을 청국장으로 가공하는 OEM비용과
판매 예상 수익에 대해서 이번에는 정확한 산수를 하려고 한다.
그냥 메주콩 자체로 팔아서 남긴 것과 같거나 못한 수익률을 남긴다면 이번에는 주변 사람들을
괴롭히고 싶지는 않다. 콩과 매실을 완판해도 총괄 소액 적자일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너 / 우리밀은 농사를 실패한 것이 아니라면 판매에 실패했나?

나 / 나름대로 나 완판남이다.

너 / 그런데?

나 / 밀가루와 건국수로 가공하는데 예상보다 많은 비용이 들어갔고 밀 자체 수확량이 많지 않았다.
그 상황에서 <우리밀 축제> 라는 먹고 노는 일에는 돈을 아끼지 않았다.

너 / 가공비용 같은 거 미리 산출했을 것 아닌가?

나 / 그런 거 산출하지 않는다. 그냥 맨땅에 헤딩한다.











너 / 2013년에는 몇 번이나 배당을 했나?

나 / 11월 현재까지 네 번 배당을 했다. 감자, 오이, 산마늘, 동백꽃, 양배추, 무, 대파, 애호박, 백중밀,
산마늘 장아찌, 꿀, 오디잼, 밀가루, 감을 배당했다. 계획으로는 12월까지 두 번 더 배당을 할 것이다.
곡물류와 가공품인데 백미, 현미, 수수, 청국장, 매실효소 등이다. 대략 스무 가지 정도의 농산가공품이
택배로 날아갈 것 같다.

너 / 투자자들은 만족하나?

나 / 알 수 없다. 댓글이나 메일로 표현되어지는 것만으로 보자면 만족도가 높은 것 같은데 침묵하는
투자자들의 속마음이나 평가를 나는 알지 못한다. 지난 연말에 2013년 펀드를 모집할 당시에 최소한의
심사를 했다. 유기농산물에 방점을 찍거나 잘 못 이해하고 있는 투자희망자들은 최대한 배제하려고 했다.
지역 농산물 팔아서 구례군청으로부터 표창장 받는 것이 이 펀드의 목적이 아니다.
대한민국 농촌의 임상 현실을 알리는 것이 더 주요한 목적이다. 어쩌면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처음부터
만족에 대한 기대가 없었거나 무조건 만족하기로 작정을 한 상태였을 것이라고 짐작할 뿐이다.

너 / 펀드를 운영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었이었나?

나 /「맨땅에 펀드」가 도대체 무엇이냐는 질문이었다.
주로는 매체나 공무원이고 오늘 오전에 우연히 이 펀드를 알게 되어서 오후에 지리산닷컴에
회원가입하고 바로 질문 던지는 경우들이다. 사람들은 합리적이고 일목요연한 설명을 원한다.
그러나 「맨땅에 펀드」는 그렇게 설명할 수 있는 성질의 일이 아니다.
‘1구좌 30만 원 투자자 334명 모아서 농사짓는 이야기 중계하고 농산물 보내드립니다’ 라고
프로세스를 짧게 설명하면, ‘아 농산물 꾸러미 같은 것이군요’ 라는 대답이 열에 아홉이다.
「맨땅에 펀드」는 제품이 아니라 ‘생각을 위한 하나의 계기’다. 그 계기를 30만 원에 구입하는 것이다.
배당 농산물은 덤이라는 생각이 필요하다.
며칠 전에 방문한 손님이 프롬의 ‘소유냐 존재냐’를 두고 농반진반의 이야기를 했는데,
기계적 나누기가 힘든 것이 철학이겠지만「맨땅에 펀드」는 굳이 나누자면 소유가 아닌 존재에 가깝다.
금년 중반 이후 나의 고민도 어쩌면 소유와 존재 사이에서의 갈등이었을 것이다.

너 / 뭔 말이냐?

나 / 언제까지 투자자들이 '존재'를 이해하고 존중할 것인가?
나는 언제까지 그렇게 살 수 있는가? 뭐 그런 고민이다.

너 / 펀드를 운영하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무엇이었나?

나 / 다른 사람 돈으로 농산물 대량 쇼핑하면서 홍길동 놀이 하는 것이다.

너 / 언제 인간될래?

나 / 인간은 원래 오묘한 존재다.











너 / 12월이면 펀드가 종료된다. 2014년 펀드 기획은 정해졌는가?

나 /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 심지어 펀드를 2014년에도 지속할 것인지도 정하지 않았다.
2014년 펀드에 대한 어떤 내용도 정해지지 않았는데 이미 순영이 형에게 부탁해서
다섯 단지의 앉은뱅이 밀과 호밀 세 단지를 파종했다. 내 돈으로 종자 값을 지불했고 수매도 약속했다.
만약 펀드를 중단한다면 나는 내년에 앉은뱅이 밀과 호밀만 퍼 먹고 살아야 한다.
위 사진은 지난 10월 30일에 순영이 형님이 호밀을 파종하는 모습이다.

너 / 운영자 입장에서 특별히 손해 볼 일도 없는 홍길동 놀인데 왜 고민을 하나?

나 / 생계 때문이다. 나는 2013년에 펀드로부터 박 과장이 떠난 이후로 스스로 일백만 원의 임금을
책정했다.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그것은 내 발목을 잡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 일에 일상의 50% 이상을 투입한다. 어쩌면 이 일이 내 일상을 지배하고 있다. 2012년에는 무임으로
일했고 금년에는 월 일백만 원의 임금을 책정했다. 월 일백만 원 이상의 가치를 내 가슴에 채울 수 있지만
완전하게 배를 채우지는 못한다. 생계에 도움을 받았지만 생계 때문에 이 일을 접어야한다는 것은 하나의
역설이거나 모순이다.
이틀 전에는 어떤 농부의 감을 판매하고 결산보고 하러 농장을 방문했는데 감사의 표시로 봉투를 준비했더라.
처음부터 '수수료'를 물었었고 '저희는 거런 거 없습니다' 라는 말씀을 드렸지만 그런 경우는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다. 물론 누군가의 일을 도와주고 농산물을 받는 경우는 흔하다. 그런 정도는 콜이다.
연초에 탑푸루트 SOS 감 판매하고 나서 처음으로 오찌를 받은 적이 있다. 그때는 박 과장과 무얼까?가
온오프라인에서 나를 대신해서 뛰어 주었기 때문에 두어 번 거절하다가 받았다.
누군가의 물건을 팔아 주고 ‘수수료’는 당연한 것이라는 말씀들을 하시지만 그렇게 해 왔다면
지리산닷컴도, 맨땅에 펀드도 이 정도 수준으로나마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역시 이 모든 상황은 일종의 역설이자 모순이다.
우리가 우리의 일에 가격을 책정해야 하는 상황과 대면하는 것이 나는 싫다.

너 / 펀드 투자금을 더 키우고 합당한 임금을 책정하면 되는 것 아닌가?

나 / 규모가 커지면 더 많은 인원을 필요로 한다. 그렇게 되면 무엇보다 이 일이 마치 하나의
‘사업’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개인적으로 원하는 모양은 ‘놀이’지 ‘사업’이 아니다.

너 / 놀이에 치중할 나이가 아닌 것으로 안다.

나 / 늙어갈수록 놀이가 강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펀드는 재미있어야 한다.
투자자와 운영자 모두 재미가 있어야 한다. 이 펀드의 발생 자체가 심심하던 차에
즐거운 놀이를 위해 만든 것이다.

너 / 그러면 정말 2013년으로 펀드는 종료될 수도 있는 것인가?

나 / 너무 몰아붙이지 마라.
내 말은 새로운 방식의 재미에 대해서 고민 중이라는 뜻이다.
더해서 진지하게 펀드의 수익성에 대해서도 고민 중이다. 펀드 기금에 100% 기대는 방식 말고,
실제 수익을 남겨서 일을 하는 사람들의 임금을 충당하는 방식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1년 단위 소모성으로는 수익성을 위한 계획을 수립하는데 있어 제한적이다.
가령 발효식품 종류를 다종다양하게 가공해서 판매하고 싶어도 1년 소모라는 펀드 성격상
그 결과물을 다음 해 투자자들에게 이월시킬 수 없다. 11월 현재 분명한 사실은 펀드를
지속하더라도 직영농지는 더 이상 운영하지 않을 것이다.

너 / 왜?

나 / 나와 무얼까?는 임금을 받는다. 그러나 주변 사람들은 단지 가족이거나 친구라는
이유만으로 정확한 ‘놉’도 아닌 상태에서 계속 펀드 일에 투입된다. 금년에 김장이 사라진
이유도 같은 것이다. 무얼까?부터 김장에 대해서는 고개를 저었다. 노을언니도 같았다.
밀어 붙였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아마도 완료해 낼 것이다. 그러나 언제까지
그런 방식으로 일을 진행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너 / 농사짓지 않고 어떻게「맨땅에 펀드」가 가능한가?

나 / 우리가, 좁혀서는 ‘내가’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대해서 생각 중이다.
「맨땅에 펀드」를 운영하는 동안 내가 정말 하기 싫었던 일은 농사 지체다.
정확하게는 내가 농사에 투입되는 상황이 싫었다. ‘나는 사무직이다’를 아무리 강조해도
결국 눈앞에서 벌어지는 농사에 대해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입으로만 지시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더구나「맨땅에 펀드」직영농지 책임자 닉네임 <무얼까?>는 가급이면 나를 부려먹기 위해서
내 차가 사무실 앞 살구나무 아래에 주차해 있는지 살핀다. 본업이 프로그래머이면서 디자이너인
나를 농사로 괴롭힌다. 원래 IT계통 일에서 프로그래머와 디자이너는 앙숙이긴 했지만.











너 / 실행되건 말건 구상하는 2014년「맨땅에 펀드」의 주요한 내용은 뭔가?

나 / 계속 한다면 ‘유통’이 화두가 될 것이다.

너 / 좀 더 구체적으로…

나 / 외형적으로는 온·오프라인 쇼핑몰을 생각하고 있다.
2013년 펀드의 주요 등장 농부들은 구례로 봐서는 대농에 속하는 사람들이다.
334개의 박스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 세 가지 농산물 정도를 수집해서
박스 작업하는데 3일 정도 걸린다. 단일품목은 한 농가에서 오는데도 그렇다.
만약 열 농가에서 고사리를 수집하고 스무 농가에서 쑥부쟁이 나물을 수집한다고 생각하면
실무적으로 끔찍한 상황이 될 것이다. 그래서 소농 또는 마을의 엄니들 텃밭에서 생산되는
‘눈곱만 한 양’의 농산물에 어떤 혜택도 줄 수 없었다.
계속 진행한다면 좀 더 많은 농민들과 마을에 이윤이 돌아가도록 시스템을 만들고 싶다.
요즘은 직거래 보다는 공판장에 관심이 쏠려 있다. 직거래는 몇몇 농부들을 살릴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공판장 시스템은 훨씬 많은 사람들에게 구조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법, 행정, 자금적으로 아주 어려운 시스템이다.
광장과 저장시설, 가공시설까지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1년 소모성으로는 힘들다.
바로 포기하기는 좀 그렇고 그 출발점을 ‘작은 시장’으로 설정하는 것이다.
오프라인 몰(mall)은 공판장으로 이행하기 위한 첫 걸음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그 모습은 ‘장터’가 될 것이다.
격 주 간격으로 일정한 장소에서 일종의 프리마켓 스타일의 장터를 여는 것이다.
그 장터에 등장하는 먹는 것과 못 먹는 것들은 온라인 장터에서도 판매를 할 것이다.
세월에 역행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온라인보다 오프라인에 주력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실무진들에게 현실적인 임금의 칠팔십 퍼센트 정도는 지급할 수 있어야 한다.
실무진들에게 그 일은 ‘직업’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 場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펀드 스토리의 중심을 이룰 것이다.
이 문제를 두고 지금의 투자자들과 예비 투자자들을 모시고 의견을 들어보는 세미나 개최도
고민 중이다. 운영자, 생산자, 투자자, 소비자가 참석해서 토론하는 골치 아픈 풍경.
대략은 그렇다. 장터 이름도 생각을 해 둔 것이 있다.

너 / 장터 이름이 뭔가?

나 /「젠·장」이다.








 

너 / 당신은 농부인가? 당신은 구례 사람인가? 종합해서 ‘누구냐 너?’

나 / 나는 농부가 아니다. 나는 구례 출신이 아니다. 부산 生이다.
원래 직업은 웹디자인을 주력으로 하는 디자이너였는데 최근에는 나의 직업 및 정체성을 스스로
브로커(broker)라고 소개하고 있다. 시골에서 다양하고 민감한 일들에 연관되어 있다.
참고적으로 지난봄부터 여름까지는 타칭 ‘지역유지’였다.
펀드로만 한정하자면 화이트칼라(white-collar)농부라는 신조어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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