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이장 보낸 날짜 : 2018년 2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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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의면 작업실 수돗물이 나오지 않아 철수했다.

물 부족으로 마을에서 차단했다고 들었다. 그나마 다행이다.

주변도 수도가 얼어서 며칠째 이집 저집 난리를 겪고 있다.

무얼까?가 몸만 대목이다.

 

월요일에 책 한 권을 받았다.

<과거 보러 가는 길 / 1968-1990 지리산 섬진강 다붓한 구례 연대기>

군 예산으로 펴 낸 책이라 비매품이다. 구하기 힘들다는 소리다.

사진은 김용권 선생님, 글은 정동묵 선생이다.

김용권이라는 함자는 공무원 K형의 아버님이시다. 군정기록보존이 역할이었다.

정동묵 선생은 8년 전에 귀촌한 외지것이다. 이전에도 책 만드는 일을 했다.

만드는 것은 알고 있었고 필름 상태를 본 적도 있다.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 나온 것을 펼치고 보니 느낌이 남다르다.

와! 하는 예쁜 풍경 사진과 다른, 지금의 관점으로 보자면 일종의 생활사에 관한

사진들과 정성스럽게 사진마다 붙여진 캡션을 빙자한 글들이 적절했다.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알기에 많은 사진들을 앞에 두고 카테고리를 분류하고

목차를 구성하는 일이 쉽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표1에서부터 표4까지 모든 내용을 읽었다.

사는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이다.

사오십 년 전의 읍내 거리를 보면서,

그때 사람들을 보면서,

경지정리 전의 오미리 들판 사진을 보면서,

풀베기 대회에 참석한 사람들의 얼굴을,

까까머리 단발머리 앳된 얼굴들을 보면서 지금 내가 아는 노인들이

혹여 보일까 필사적으로 눈으로 종이를 헤집고 다녔다.

그리고 눈알이 아릿했고 가슴이 시큰했다. 어쩌면 정말 내가 구례를 사랑하는구나.

지금은 알 수 없는 어떤 연이 천 년 전에 닿아 있는 모양이다.

 

뵙지는 못하고 문상만 했던 김용권 선생님의 기록에 머리 숙이고

정동묵 선생의 노고와 역시 같은 결의 구례 사랑에 감사드린다.

군수도 아니고 뭣도 아닌 일개 면민이지만 이 말씀을 드리고 싶다.

 

<뱀발> 책 ‘구례를 걷다’처럼 군청으로 전화해서 책 달라고 하지 마세요.

이 책은 이곳 사람들에게 양보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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