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이장 보낸 날짜 : 2017년 12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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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서 아정이 귤을 보내왔다. 3년? 얼굴 본 것이.

나는 자발적으로 과일을 잘 먹지 않는다. 언젠가부터 그렇다.

별 감정 없는 몇 마디 글로 귤이 도착했다는 문자를 보내고,

그렇게 통화조차 하지 않고 그냥 그렇게 시간이 또 간다.

화장실 다녀오다가 귤을 하나 집었다. 껍질이 못났다. 하나 씹어 먹었다.

나가서 두 개를 더 들고 들어왔다.

 

작업 중이다.

1권 원고 보내고 며칠 멈추었다. 그리고 며칠 더 헤매고 있다. 작업 과정은 이렇다.

사진을 먼저 선별했다. 그 사진의 촬영연도를 모두 파일명에 기록해 두고

그 사진이 소용된 글을 찾고 그 사진에 어울릴만한 글을 또 찾는다.

내가 쓴 글을 계속 보는 짓이다. 개인 사이트와 지리산닷컴 모두를 샅샅이 뒤진다.

만 11년을 뒤지는 것이다. 내가 쓴 책도 본다. 출판사와의 계약서에 따라

같은 원고를 다시 사용할 수는 없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나는 과거 속에서 계속

허우적거리고 있다. 어떤 사진과 어떤 글 대목에서 멈추는 시간이 길다.

댓글까지 읽는다. 감정이 오목해졌다가 볼록해졌다가를 반복한다.

당시에는 몰랐는데 이제 보인다. 몇몇 대목에서 나는 너무 많이 쏟아내었다.

그리고 방전되었고 아직까지 그 그늘 속에 있는 것이 보였다.

2007년부터 지금까지 이곳 댓글계에 등장하는 주민들도 몇 년을 주기로 변화했다.

과거 속에서 허우적거리며 영화 <인터스텔라>의 어느 장면처럼 과거의 사람들과

손끝이 닿으며 찰나로 스쳐지나갔다.

 

몇 년을 보지 않으면 멀어질까? 사람은. 장소는. 기억은.

내년에는 정말 제주도 한 번 가야겠다. 기억이 정확하다면 마지막 제주도는 1994년이었다.

밤 회의였고 다음 날 아침에 돌아왔다.

그것은 2017년 시점으로 보자면 제주도를 가지 않은 것과 같은 것이다.

나는 시공간의 변화를 달가워하지 않는 사람이다. 그런데 참 자주 바뀐다.

몰라. 다시 10년 후 오늘의 이 글 조차 뒤적이고 있을지.

해 가기 전에 과거로부터 탈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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